제주도, 녹지국제병원 ‘조건부 개설 허가’ 일파만파
제주도, 녹지국제병원 ‘조건부 개설 허가’ 일파만파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8.12.0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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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대상 ‘외국인 의료관광객’으로 한정..도지사 퇴진 등 반발

 

 

[그린포스트코리아 제주=고현준 기자]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제주도 녹지국제병원이 ‘조건부 개설 허가’를 받게 됐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5일 녹지국제병원과 관련한 기자브리핑을 통해 “내국인 진료는 금지하고,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진료대상으로 하는 ‘조건부 개설허가’를 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진료과목은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4개과로 한정했으며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도 적용되지 않으므로 건강보험 등 국내 공공의료체계에는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제주도는 이와 관련, 향후 병원 운영 상황을 철저히 관리‧감독해 조건부 개설허가 취지 및 목적 위반 시 허가 취소 등 강력한 처분을 할 방침이다.

이날 원 지사는 특히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결정을 전부 수용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뜻을 밝히면서 제주의 미래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불가피한 선택임을 고려해 도민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가 ‘불허 권고’를 내린 취지를 적극 헤아려 ‘의료 공공성 약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제주도가 이날 밝힌 조건부 개설허가 이유는 국가적 과제인 경제 살리기에 적극 동참 감소세로 돌아선 관광산업의 재도약 건전한 외국투자자본 보호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외국의료기관과 관련해 그동안 우려가 제기돼 온 공공의료체계의 근간을 최대한 유지·보존하기 위해서다.

또한 지역경제 문제 외에도 △투자된 중국자본에 대한 손실 문제로 한·중 외교문제 비화 우려 △국제자유도시의 외국자본에 대한 행정신뢰도 추락으로 국가신인도 저하 우려 △사업자 손실에 대한 민사소송 등 거액의 손해배상 문제 △현재 병원에 채용돼 있는 직원(134명)들 고용 문제 △토지의 목적외 사용에 따른 토지 반환 소송의 문제 △병원이 프리미엄 외국의료관광객을 고려한 시설로 건축돼 타 용도로의 전환 불가 △비상이 걸린 내·외국인 관광객 감소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 등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의료기관 설립건은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5년 11월 21일 국무회의를 통해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을 의결하는 등 역대 정부에서 제주도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의료서비스 산업 육성 차원에서 추진돼 왔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2015년 12월 18일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가 제출한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를 승인했다.

이에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는 총사업비 778억원을 투입해 2017년 7월 28일 제주헬스케어타운에 녹지국제병원을 준공한 데 이어 의사 등 인력 134명(도민 107명)도 채용했고, 8월 28일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를 제주도에 신청했다.

제주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2017년 11월 1일부터 12월 26일까지 진행된 네차례의 심의회를 통해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조건으로 한 허가를 내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2018년 2월 1일 숙의형 정책개발 청구서가 제주도에 제출됐고,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는 2018년 10월 4일 제주도에 ‘녹지국제병원 불허’를 권고했다.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는 불허권고를 하면서도 정책제언으로 녹지국제병원을 비영리병원 등으로 활용해 헬스케어타운의 전체기능이 상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반 행정조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기존 고용된 사람들에 대한 도 차원에서의 정책적 배려도 제언했다.

이와 관련해 도는 올해 1월 보건복지부가 승인한대로 외국인 의료 관광객만을 대상(내국인 진료 제한)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제한한 경우, 진료거부 금지 등에 해당되는지 질의했고, 복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제주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제한할 경우 의료 기관 입장에서 허가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내국인을 대상으로 진료하지 않는다면 이에 대해 진료거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회신한 바 있다.

제주도는 이와 같은 공론조사위원회의 권고 결정이 내려진 후 최종 정책결정을 위해 사업자인 녹지국제병원측과 서귀포시 지역주민, 헬스케어타운 사업시행자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정부 등의 의견을 수렴했다.

녹지국제병원을 비영리 병원 등으로 활용하라는 공론조사위의 정책제언에 대해서는 원희룡 지사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VIP병실부터 지하 기계설비실까지 꼼꼼하게 돌아본 결과, 야외 자쿠지까지 설치된 최고급 병실 등 현재의 시설은 프리미엄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위한 의료·휴양시설 외에는 활용 불가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현장 점검을 통해 녹지국제병원은 외국인 전용 병원으로 지어져 타 용도로 전환이 어려운 상황임을 확인됐고, 채용된 직원들과 함께 지역주민들도 지역경제와 일자리 등을 위해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를 강력히 요청했다.

한편 이날 제주도의 녹지병원 조건부 개설허가 발표후 의료영리화저지와 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집회를 갖고 "영리병원 허용 발표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사직에서 물러나게 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강력하게 규탄했다.

 

 

kohj0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