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사진=황교익TV 캡처)
황교익 (사진=황교익TV 캡처)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맛 컬럼니스트 황교익(56)이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방송 ‘황교익TV'에 악성 댓글을 올린 일부 네티즌에게 “이명박의 그림자를 본다”라는 말까지 동원하며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황교익은 ‘짠맛’을 주제로 진행한 2일 방송에서 “소금에 미네랄 마케팅을 하는 나라는 이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면서 소금에 함유돼 있는 마그네슘 칼륨 칼슘을 두고 ‘미네랄 풍부’ 등의 말로 마케팅하는 것은 사기 행위라고 지적했다.

방송이 끝난 뒤 미네랄 소금과 관련한 발언은 물론이고 과거 황교익이 내놓은 발언까지 문제 삼는 댓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 동영상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개수가 ‘이 동영상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개수를 압도하는 등 논란이 확산하자 황교익은 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황교익TV의 악성 댓글에서 이명박의 그림자를 본다”고 주장했다. 황교익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전문과 함께 황교익TV에 올라온 방송 동영상을 소개한다.

 

<국민을 조작 대상으로 여겼던 이명박이 그리운가>

‘황교익TV를 개국하고 첫 방송이 '짠맛'이었다. 그 긴 이야기 중에 또 일부만 나갔다. 30여 분 방송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핵심의 내용은 대충 들어갔다. 반응을 보니 다양하다. 몇몇 가지만 대응하겠다. 특히 내 말에 어떻게든 악의적으로 흠집을 내려는 이들에 대한 대응이다. 그러니 말이 다소 거칠다는 점을 양해해주시기 바란다.

첫째, 방송 내용에 이거 빠졌다, 저거 빠졌다 하는 말은 하지 말기 바란다. 그 어떤 방송이든 책이든 간에 다루는 대상의 모든 것을 집어넣을 수는 없다. 유발 하라리 선생의 인간에 대한 책에도 인간의 모든 것을 담고 있지 않다. 그 책을 들고 이거 빠졌다 저거 빠졌다 하는가. 괜히 흠집내고 싶은 이들은 꼭 다루지 않은 내용을 들고나와 말을 붙인다. "당신은 이거 모르지?"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말싸움할 때에 이런다. 이런 글들을 보면 유치하여 온몸의 털이 곤두선다.

둘째, 내가 말한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사례에 대해 특수한 사례를 가져와 내 말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나에 대한 악의적 날조 정보가 대부분 이런 범주에 들어간다. 일종의 말꼬투리 잡기이다. 이번 방송에서도 그런 악성 댓글이 쭈루룩 붙었다. 내 말의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악의적으로 특수한 사례를 붙이는 방식이다.

내가 방송에서 한 말은 "일본에서는 민간의 단체가 소금의 판매 등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고, 이 단체가 미네랄 풍부 등의 말을 쓰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소금에 미네랄 마케팅을 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했다.

각국마다 식품의 제조와 판매 등에 대한 제도가 다르다. 소금에 관련해서도 그렇다. 한국에서는 식약처 등 정부가 소금의 제조와 판매 등에 대해 관리를 하지만 일본은 이 기능을 민간에 이양하고 있다, 일본에 소금 취재를 갔다가 이것 때문에 많은 혼란이 있었다. 나는 정부기관의 규정 등을 요구하고 그들은 그게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하고, 그랬다. (아래의 글은 2015년에 일본 현지 취재를 한 뒤에 쓴 글의 일부를 가져와 덧붙였다. 원본은 여기에 있다. https://foodi2.blog.me/220235876575)

일본에는 식용염공정취인협의회라는 단체가 있다. 소금을 생산판매하는 업체들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조직한 단체이다. 공식 사이트(www.salt-fair.jp)에 의하면, 2015년 현재 188개 업체 및 단체가 가입되어 있으며 등록 상품이 1,312개이다.(오늘 들어가서 보니 숫자가 더 늘었다. 가서 보기 바란다.) 일본에서 소금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업체 또는 단체는 대부분 여기에 가입되어 있다. 이 협의회 회원이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약이 있고, 그 규약 안에 자연, 천연 그리고 미네랄 풍부 등의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

그런데, 황교익TV 댓글에 일본 쇼핑몰에서 미네랄 마케팅을 하는 소금을 가져와 내 말이 틀렸다고 하고 있다. 내 말이 틀린 것이 아니라 일본에서 미네랄 마케팅을 하는 그 소금은 식용염공정취인협의회의 규약을 위반한 것이다. 이 협의회 회원사의 제품이면 규약 위반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이 협의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마케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에는 법과 규정을 위반하거나 좁게 난 틈을 이용하여 별별 일을 벌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 특수한 사례를 가져와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사실에 대한 설명을 엎으려고 하면 안 된다. 전세계를 뒤지면 미네랄 마케팅을 하는 소금 업자들이 어디에든 없겠는가. 그 비과학적인 마케팅을 일본은 아예 소금 관련 단체를 통해 금지시켜두고 있다는 것이 내 방송 내용의 주요 맥락이다.

코덱스(국제식품규격)는 식염 규격을 건물(마른 소금) 기준 NaCl 97%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마그네슘 칼륨 칼슘 등 기타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으면 먹지 못하는 소금으로 분류한다. (물론 먹자면 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특별난 무엇을 가지고 와서 코덱스를 인용한 황교익이가 틀렸네 어떠네 하고 말하지 말기 바란다.) 소금에 많아 봤자 3%밖에 들지 않은 마그네슘 칼륨 칼슘을 두고 "미네랄 풍부" 등의 말로 마케팅을 하는 것은 일종의 사기 행위라고 봐야 한다. 사기꾼의 말을 가져와 내 말이 틀렸다고 하니, 결과적으로는 이들은 사기꾼에 동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니 이제 "소금에 미네랄 마케팅을 하는 나라는 이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한 것은 무슨 뜻인지 알 것이다. 소금을 생산하는 국가는 많다. 이 소금들을 문화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 등이 (표시 안 나게) 관여한다. 한국은 대놓고 한다. 그것도 문화상품으로 팔아야 하는 외국에다가 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국민에게 한다. 이명박정부 때부터의 일이다. 이명박정부는 '천일염 세계 명품화 사업'을 하였다. 그때 제일 앞에 내세운 마케팅 포인트가 "미네랄 풍부"였다. 정부의 각종 자료에 이 "미네랄 풍부 천일염"이 박혀 있었다. 관련 학자들도 "미네랄 풍부"를 논문에 실었다. 온갖 언론들도 "천일염은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도배를 하였다. 그렇게 하여 온 국민이 소금은 미네랄이 아니고 그 소금 안에 든 그 극소량의 마그네슘 칼륨 칼슘 등만 미네랄이라는 비과학적인 사고를 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에서도 국가가 국민을 대상으로 이런 비과학적인 사실을 근거로 하여 특정 식품을 마케팅을 한 적이 없다. 내가 이명박정부를 극도로 혐오하는 것은 이런 것이다. 그는 국민을 조작 대상으로만 여겼다. 4대강이며 자원외교며.. 천일염 사업도 이와 똑같은 대국민 사기 사건이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국민이어야 이명박 같은 사기꾼 정치인에게 안 속는다. 황교익TV의 악성 댓글에서 이명박의 그림자를 본다. 그 시절이 그리운가. 국민의 의식을 조작하여 권력에 빌붙어먹었던 그 시절이 그리운가. 아서라. 그런 시절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다. 그대들이 어둠 안에서 살자고 발악을 해도 이미 새벽을 지나 아침해가 뜨고 있다.

*덧붙인다.. 지금도 지방정부 등 공공기관이 천일염 미네랄 마케팅을 하고 있다. 거두기를 요구한다. 국민을 상대로 비과학적인 사실을 주입시키는 국가기관이 존재한다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창피하다. 국민은 조작 대상이 아니다.

jdtime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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