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명예훼손 글 올린 환경단체 간부 경찰 고소

경북 봉화군 소재 석포제련소의 노조원들과 지역주민 400여명이 대구 환경운동연합의 한 간부를 경찰에 고발키로 했다. 이들은 환경단체 간부 정모씨로부터 심각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경북 봉화군 소재 석포제련소의 노조원들과 지역주민 400여명이 대구 환경운동연합의 한 간부를 경찰에 고소하기로 했다. 이들은 환경단체 간부 정모씨로부터 심각한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의 노동조합과 이 지역 주민들이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을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와 주민들은 정 사무국장으로부터 명예훼손 등을 당했다며 사법당국의 엄벌을 촉구할 예정이다.

26일 석포제련소 노조 등에 따르면 노조원와 주민 417명(노조원 368명, 주민 49명)은 이날 오후 봉화경찰서에 정 사무국장을 모욕죄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이들은 정 사무국장이 최근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이 자신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켰다고 주장했다.

노조원들과 주민이 문제로 지적하는 정 사무국장의 SNS 글은 지난 11일 '영풍제련소'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정 사무국장은 글에서 “노동자와 주민들은 말 잘 듣고 길들여진 개”라며 “하루 먹기 위해 사는 불쌍한 노동자라고. 몇 푼 찔러 받은 주민이라고 말없이 운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노조원들과 주민들은 ‘길들여진 개’ ‘불쌍한 노동자’ ‘몇 푼 찔러 받은 주민’이란 표현들이 심각하게 인격을 모독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사무국장에 대한 경찰 고소는 물론 다른 환경단체 및 활동가들에 대해서도 강경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성배 석포면현안대책위원장은 “길들여진 개, 몇 푼 찔러 받았다는 식의 소리를 듣고 가만히 있을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이는 생존권과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힘겹게 나서고 있는 주민들을 매도하는 동시에 인격을 짓밟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철희 석포제련소 노조위원장은 “제련소 사원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들 중에는 미취학 아동이 70명이고, 초중등 학생만 150명이 넘는다”며 “누구보다 제련소의 환경을 걱정하는 사람들인데, 이들을 돈 몇 푼 받고 길들여진 개처럼 묘사한 것은 엄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사무국장은 주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달하며 일부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노조측이 문제를 제기해 글은 사과와 함께 삭제했다”면서 “다만 글은 내가 직접 쓴 것이 아니고, 석포제련소를 방문한 한 방문자의 소감을 그저 SNS에 옮긴 것”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해당 글은 지난 11일 석포제련소 인근 낙동강 일대를 둘러본 ‘낙동강시민조사단’에 속한 한 활동가가 썼다. 이 활동가가 오염된 낙동강의 모습을 보고 쓴 시를 단체 채팅방에 공유, 정 사무국장은 이를 자신의 SNS에 옮겼다는 것이다. 낙동강시민조사단은 환경·사회단체 활동가와 교수·작가 등 30여명이 속한 단체다.  

노조와 주민들은 앞으로 해당 단체와 개인에 대한 고소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환경단체와 소속 활동가들이 과거에 한 발언 등에 대해서도 왜곡 여부와 명예훼손 적용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장유학 석포면현안대책위 사무국장은 “그동안 언론 지면을 통해 드러난 (환경단체의) 각종 의견 표명에 대해서도 꼼꼼히 따져볼 것”이라며 “지역사회 구성원에 대한 모욕 및 허위사실 유포에는 특히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노조와 주민들은 환경단체 간부의 SNS 글이 자신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글의 '잘 길들여진 개' 등의 표현을 문제로 삼았다. 노조와 주민들은 앞으로 명예훼손 등에 대한 추가 고소에 나서겠다고도 전했다.(페이스북 캡처)2018.11.26/그린포스트코리아
석포제련소 노조와 주민들은 환경단체 간부의 SNS 글이 자신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글의 '잘 길들여진 개' 등의 표현을 문제로 삼았다. 노조와 주민들은 앞으로 명예훼손 등에 대한 추가 고소에 나서겠다고도 전했다.(페이스북 캡처)2018.11.26/그린포스트코리아

 

chesco12@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