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1㎏에 사료 10㎏ 들지만 귀뚜라미는 1.7㎏ 있으면 충분
곤충 사육할 때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 돼지의 10분의1 불과

곤충의 사료 효율은 소보다 10배가량 높다. 곤충을 사육할 때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돼지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사진=Pixabay)
곤충의 사료 효율은 소보다 10배가량 높다. 곤충을 사육할 때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돼지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사진=Pixabay)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반려곤충을 기르면 아동과 노인의 정서가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정부 기관과 일선자치단체가 앞장서고 있는 곤충산업 활성화가 환경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경기 시흥 치유농업 육성사업장에서 장수풍뎅이·쌍별귀뚜라미·호랑나비 등을 이용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아동의 정서 안정이 23.9% 향상하고 독거노인의 우울감이 81.4%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고 19일 밝혔다.

농촌진흥청은 식물·동물·곤충 등 농업의 치유 기능에 주목해 지난해부터 경기 시흥과 경북 예천에서 각각 135명과 620명을 대상으로 '치유농업 육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농촌진흥청은 경북 예천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귀뚜라미 키우기와 울음소리 듣기로 생명의 소중함과 자아존중감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어린이들의 의욕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충북대 식물의학과 연구팀도 곤충을 키우면 자아존중, 우울감, 책임감, 사회적 지지, 주관적 삶의 질, 삶의 질 항목의 점수가 곤충을 키우지 않을 때보다 높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곤충이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옴에 따라 정부 기관 및 자치단체들이 앞 다퉈 정서곤충 체험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곤충 치유농업과 관련된 창업 아이템을 개발하고 지역 장애인학교와 함께 청년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할 계획이다. 전남 장성군은 곤충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부상하고 있는 산업곤충을 대중화하기 위해 메뚜기 체험 프로그램의 용역개발에 나선다고 지난 9월 밝힌 바 있다. 정서곤충 체험 프로그램은 곤충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이용한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정서를 안정화하는 정서 치유 및 함양 프로그램이다.

곤충산업이 발달하면 환경보호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곤충은 단백질과 키토산 등 건강화 식품에 포함돼 있는 성분이 많아 인체에 유익하고, 사료 효율성 또한 대단히 뛰어나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1㎏을 만드는 데는 각각 사료 10㎏과 5㎏이 필요한 데 반해 곤충인 귀뚜라미 1㎏을 생산하는 데는 사료 1.7㎏만 있으면 충분하다. 식용 가능한 부위도 귀뚜라미는 80%인 반면 소는 40%에 불과하다. 곤충의 사료 효율이 소보다 10배가량 높은 셈이다.

반면 곤충을 사육할 때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돼지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단백질 공급원을 현재 육류에서 곤충 쪽으로 상당부분 옮기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감축할 수 있는 셈이다.

스웨덴 찰머스 공대 연구팀은 2016년 유럽연합(EU)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려면 소, 양처럼 되새김질을 통해 온실가스인 메탄가스를 배출하는 반추동물의 소비를 50% 이상 줄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jdtime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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