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연 교수 “마스크 착용하고 창문 닫고 청정기 틀면 아이들 건강에 되레 해로워”

황사·미세먼지 예방 캠페인에 참가한 어린이들. (사진=광주시 제공)
황사·미세먼지 예방 캠페인에 참가한 어린이들. (사진=광주시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마스크를 착용하고 집에 공기청정기를 들이는 것이 정말 최선의 미세먼지 예방책일까.

장재연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미세먼지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려면 허무맹랑한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말고 국제기구 자료나 권고를 제대로 참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15일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에 기고한 ‘미세먼지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에서 이처럼 밝혔다.

그는 “500~1000㎞ 떨어진 중국에서 날아온다는 미세먼지만 신경 쓰며 정작 아이들에게 진짜로 직접적 피해를 주는 학교 주변 오염원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고 더구나 그것(학교 주변 오염원)을 찾아 줄이려는 노력은 눈을 씻고 찾아보기 힘든 것이 우리의 모습”이라면서 “이런 태도와 방식은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과도한 아이들 걱정에 판단력을 잃고 마스크 회사와 공기청정기 회사 판촉 역할을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정부, 언론, 사이비 전문가들에게 현혹돼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 번쯤 의심하면 좋겠다”며 “학술적 근거나 출처도 알기 어려운 허무맹랑한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말고,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의 자료나 권고를 제대로 참고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것이 지구촌 사회의 공통적 인식이고 상식”이라고 밝혔다.

그는 “WHO는 한국에서 부모들이 어린이를 미세먼지로부터 보호하려고 주로 실행하고 있는 마스크 착용이나 공기청정기 설치 등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는다”면서 “숨쉬기 힘들게 만드는 마스크 착용이나 공기가 탁한 공간의 창문을 닫고 공기 청정기를 트는 것은 오히려 아이들 건강에 해롭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전 세계 15세 미만의 어린이 중 93%가 자신들의 미세먼지(PM2.5) 권고 기준보다 오염된 공기를 숨 쉬고 있다는 WHO 자료를 소개한 뒤 미세먼지 피해를 입는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대부분의 나라라고 말했다. WHO는 전 세계 18억명의 어린이 중 약 60만명이 일반 대기오염과 가정에서의 난방 및 취사 연료로 인한 실내 공기오염으로 인해 사망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WHO에 따르면 15세 미만 어린이의 약 3분의 1인 6억3000만명이 5세 미만이다. 저소득 또는 중간소득 국가에선 98%, 고소득 국가에서도 52%의 5세 미만 어린이가 WHO의 미세먼지 권고 기준을 초과하는 공기에 노출돼 있다. 장 교수는 “세계 거의 모든 국가와 도시가 크고 작은 차이는 있으나 미세먼지 피해를 입고 있다는 뜻”이라며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어떤 나라나 도시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 교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WHO의 권고 기준을 소개했다. 권고 기준은 다음과 같다.

△에너지 공급 구조에서 과도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화석연료 비중을 낮춰야 하며, 에너지 효율 향상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

△재활용 등 쓰레기 처리 시스템 향상을 통해 지역사회에서의 쓰레기 소각을 줄여야 한다. 

△가정의 취사 연료와 난방 및 조명 기구를 청정 기술에 의해 공급하면 가정과 주변 지역 공기의 질을 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어린이가 오염된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학교와 놀이터는 번잡한 도로나 공장 또는 발전소 등 주 오염원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

jdtime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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