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기후센터, 2017년도 연차보고서 발표
아태지역 기후예측·기후변화 등 성과 보고

올해 아시아 지역에는 폭염·한파 등 이상기후가 연달아 나타났다. 2018.11.15/그린포스트코리아
올해 아시아 지역에는 폭염·한파 등 이상기후가 연달아 나타났다. 2018.11.15/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황인솔 기자] 지난 1월 한반도에는 이례적인 한파가 찾아왔다. 서울 영하 17도, 춘천 영하 24도, 부산 영하 10도 등 전국이 평년보다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대한민국이 남극이나 시베리아보다 춥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한파가 지난 후 찾아온 여름에는 기록적인 폭염이 시작됐다.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40도까지 치솟으며 역대 기록을 경신했고, 이로 인해 가축이 200만마리 이상이 폐사하거나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도 발생했다.

이상 기후가 관측된 곳은 한국뿐만 아니다. 최근 10년간 세계 곳곳에서는 홍수, 가뭄, 폭설, 한파, 폭염 등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이로 인해 사회·경제적 피해도 함께 발생해 대책이 절실하다.

이에 따라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원국은 변해가는 기후에 대한 연구와 대응 방법을 찾고 사회·경제적 피해를 경감시키는 공통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APEC기후센터'를 부산광역시에 2005년 설립했다.

센터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후예측, 기후분석, 기후변화 등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지난 1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8 기상기후산업 박람회'에서는 이들이 추진한 연구·사업 결과를 만나볼 수 있었다.

남태평양의 피지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심각한 가뭄이 발생한다. (Asian Development Bank 제공)
남태평양의 피지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심각한 가뭄이 발생한다. (Asian Development Bank 제공)

◇기후, 미리 알면 피해도 막을 수 있다

센터는 기후예측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개선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전달하고 있다. 올해는 대표적으로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에 가뭄을 예측하는 기술이 전해졌다.

지난 3월 센터는 피지 기상청에서 '상세 가뭄 예측 정보에 기반을 둔 피지 가뭄 예측·대응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피지 기상청 실무자에게 가뭄예측정보 활용방법을 교육하고, 효과적인 가뭄대책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정책적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피지는 매년 기후변화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는 섬나라다. 최근에는 페루와 칠레 연안에서 바닷물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엘니뇨 등으로 인해 태풍과 가뭄의 강도가 높아져 이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과 경제에 심각한 위협과 피해를 주고 있다.

피지는 강수량을 관측하고,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기상관측소가 많지 않다. 이로 인해 가뭄발생과 관련된 피지의 지형과 공간적 특성이 반영된 강수량 자료가 충분히 축적되어 있지 않다.

이에 센터는 피지의 가뭄 예측을 위해 전지구 기후모델의 예측자료와 역학적 상세화 기법으로 생산된 과거의 고해상도 기후자료를 결합했다. 이를 통해 머신러닝 기법을 도입해 가뭄지수를 예측하고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지형 및 공간적 특성을 파악했다.​

센터 관계자는 "피지의 가뭄예측모델은 식수, 생수부족 등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빠른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추후에는 실현가능한 기후변화 대응 정책의 수립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APEC기후센터 (부산광역시 제공)
APEC기후센터 (부산광역시 제공)

◇기후변화 대응 반드시 필요...지역별 정보수집 중요

지난 10월 부산 해운대 APEC기후센터 본관에서는 10개 회원국 농업·수자원 분야 정부기관 실무진 18명을 대상으로 '사용자 맞춤형 기후정보 생산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APEC 회원국 중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그동안 기후정보 처리를 위한 전산자원 및 전문 인력 부족으로 인해 해당 지역에 대한 상세화된 기후정보를 생산하지 못했다. 이에 센터는 기후변화에 민감한 다양한 분야에서 기후정보를 응용해 기후변화에 적응·대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공간적으로 매우 넓은 공간해상도를 제공하는 기후변화예측정보는 국지적인 지역 기후특성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기후정보가 특정지역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유용한 정보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기후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상세화된 기후예측정보가 필요하다.

센터는 지역별 정보를 생산하기 위해 '상세화 기법' 활용을 제안했다. 평균 100㎞ 이상의 공간 해상도를 갖는 전지구 기후모델로부터 생성된 기후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지역의 관측된 기후 및 지형특성을 반영해 정보를 생성해 내는 기법이다. 

실무자들은 이를 통해 국가별 미래 기후변화 전망자료를 생산하는 기술을 습득했다. 자료를 활용하면 추후 농업·수자원 분야에서 발생하는 기후 관련 문제들을 미리 대응할 수 있다고 센터는 설명했다.

센터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의 실생활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도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APEC기후센터는 그러한 일들을 막고 선제 대응하고자 기후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개발된 기술들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제적 손실을 막고 번영 실현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breez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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