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등 국제환경단체, 필리핀으로 플라스틱 수출한 한국 규탄

그린피스 등 국제환경단체가 필리핀으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출한 한국을 강력하게 규탄했다.(사진=Pixabay)
그린피스 등 국제환경단체가 필리핀으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출한 한국을 강력하게 규탄했다.(사진=Pixabay)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국제환경단체가 필리핀으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출한 한국을 규탄하고 나섰다.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는 14일 ‘플라스틱 감당 안되는 한국, 처리 책임은 다른 나라에 넘겨’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해 최근 필리핀 세관이 한국에서 발송된 화물 컨테이너에서 대규모 플라스틱 쓰레기를 적발한 데 대해 한국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플라스틱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논평했다.

단체는 “합성 플레이크조각으로 신고된 이 한국발 화물은 플라스틱과 다른 물질이 섞인 수천 톤의 혼합 폐기물인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그린피스를 비롯한 현지 환경단체는 한국 정부에 민다나오 국제컨테이너 항에 억류돼 있는 불법 플라스틱 쓰레기의 즉각 수거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린피스는 “한국이 쓰레기를 불법으로 필리핀에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면서 2017년 2월에도 ‘알갱이 형태의 목재 조각 및 합성수지’로 허위 신고된 5000여톤의 한국발 불법 혼합 폐기물이 세부 항만에 도착했고 현지 세관과 항만 당국의 명령으로 한국에 반송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 필리핀 사무소의 아비가일 아길라는 “한국이든 어떤 나라든, 부유한 나라로부터 쓰레기를 수입하는 일은 그로 인해 필리핀이 가져갈 금전적 보상이 얼마이건 간에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필리핀에서 만들어지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만으로도 이미 사태가 심각한 상황에서 다른 나라의 쓰레기까지 수입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전 세계의 일회용 플라스틱 중독 때문에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을 쓰레기장 취급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심한 해양 플라스틱 오염국이 어디인지 얘기할 땐 전 세계가 개발도상국을 손가락질한다”며 “문제를 개발도상국에 떠넘기는 것은 정의롭지 못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린피스 필리핀사무소는 한국이 신속히 폐기물을 수거하고 모든 폐기물 수출을 중단함으로써 이 문제를 서둘러 해결하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중국이 폐기물 수입을 중단하자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폐기물이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로 향하면서 현지 국민의 반발을 샀다. 그러자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가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 중단 또는 규제 방침을 연이어 발표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 따르면 한국은 필리핀에 지난 한 해 4397톤의 폐플라스틱을 수출했다. 또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이 중단된 지난 1~9월엔 이미 전년 대비 2.5배가 넘는 1만1588톤을 수출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이 기간에 한국이 폐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수출한 나라 세 곳은 베트남(2만4745톤) 필리핀(1만1588톤) 말레이시아(1만315톤)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의 서수정 캠페이너는 “이번 사건은 한국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플라스틱을 만들고 있고, 생산량 규제 없이는 재활용이나 쓰레기 수출로 플라스틱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며 “한국 정부가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책임감을 갖고 있다면 다른 나라에 책임을 떠넘기는 대신 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기업의 목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생산량을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기업별 국내 플라스틱 총 생산량 및 유통량과 관련한 가장 기본적인 데이터조차 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린피스는 현재 전 세계 30여 개 국가 및 지역에서 기업의 플라스틱 생산 규제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jdtimes@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