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도청’ 폭로한 직원, 기자회견 열어 “양 회장이 직원 회유”
“경찰압수수색 미리 알아”… “임직원 명의로 비자금 수십억 조성”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직원들을 도청했다고 폭로한 당사자이자 양 회장이 실소유한 위디스크의 지주회사 한국인터넷기술원의 현직 법무이사인 A씨가 13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양 회장의 비리를 폭로했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직원들을 도청했다고 폭로한 당사자이자 양 회장이 실소유한 위디스크의 지주회사 한국인터넷기술원의 현직 법무이사인 A씨가 13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양 회장의 비리를 폭로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양진호(47·구속)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폭행과 강요, 디지털 성범죄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임직원들을 회유하고 협박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양 회장이 직원들을 도청했다고 폭로한 당사자이자 양 회장이 실소유한 위디스크의 지주회사 한국인터넷기술원의 현직 법무이사인 A씨는 13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처럼 밝혔다.

뉴스타파, 진실탐사그룹 셜록, 프레시안 언론 3사가 A씨 요청을 받아 마련한 이날 간담회에서 A씨는 양 회장이 경찰 압수수색과 소환조사가 이뤄지기 전인 8월부터 ‘각 대표이사가 책임지고 했다’는 허위진술을 직원들에게 강요하며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양 회장이 임원을 불러 이 사건으로 구속되는 직원에겐 3억원, 집행유예를 받은 직원에겐 1억원을 주고, 벌금이 나온 직원에겐 두 배로 보상하며, 소환조사를 당한 직원에겐 한 번 소환될 때마다 1,000만원씩 주겠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A씨는 지퍼백에 담긴 흰색 돈봉투를 꺼내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그는 양 회장이 판교 사무실 인근 카페에서 한 임원에게 건넨 해당 봉투에 5만원권 100장이 들어 있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에 돈봉투를 증거자료로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회유가 통하지 않자 양 회장이 ‘내가 구속되면 너흰 무사할 줄 아느냐’ ‘너만 살겠다고 배신하나’라는 말로 협박까지 임원들을 협박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이 수사 정보를 흘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 9월 4일 압수수색이 들어온다는 걸 임원 모두가 미리 알고 대비했다는 것. A씨는 “어떤 경로로 알게 됐는지는 모른다”면서도 “이런 방식으론 수사가 쉽게 진행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내부 고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양 회장이 불법 업로드 조직을 운영한 건 물론 임직원 명의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양 회장이 비밀조직을 운영해 성범죄 영상을 업로드한 사실은 지난 7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이후 자체 조사를 실시해 파악했다고 했다. 그는 퇴사한 임직원 2명이 헤비업로더를 관리하면서 영상을 직접 업로드했다면서 자기가 파악하기론 양 회장을 포함해 대여섯 명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직원들은) 성범죄 영상을 없애려고 노력했는데 (양 회장이) 몰래 업로드 조직을 운영해 배신감을 느꼈다”고 했다.

A씨는 양 회장이 임직원 명의를 빌려 불법 비자금도 조성했다고 폭로했다. A씨에 따르면 비자금 조성 방법은 두 가지. 법인을 설립해 임직원 명의로 주식을 소유하도록 한 뒤 주식을 매매해 임직원 명의 돈을 개인적으로 쓰는 방식과 회사 돈을 빌리는 대여금 방식이 그것이다. A씨는 양 회장이 주식매매 방식으로 30억원에 이르는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양 회장이 대여금으로 수십억원을 가져가 일부만 원금과 이자를 갚았다고 주장했다.

양 회장이 휴대폰 교체로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A씨는 카카오톡으로 모든 업무를 지시했던 양 회장이 회사 운영 증거를 없애려고 지난 8월 초 세 번에 걸쳐 휴대폰을 교체하고 직원들의 텔레그램이나 PC에 설치된 보고서에 ‘양진호’와 ‘회장’이란 단어가 들어간 문서는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기자회견에서 양 회장이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스마트폰 도청 프로그램과 노트북용 도청 프로그램을 공개하기도 했다.

jdtime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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