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넘겨짚기 과도했다"...김익환 "카더라 통신에 정신이 혼미"

정부가 북한산 송이버섯에 대한 답례로 제주산 귤 200톤을 북한에 보내자 홍준표(사진)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귤 상자에 귤만 들어 있을까"라는 의혹을 제기해 정치권의 말잔치를 만들어내고 있다.(홍준표 페이스북)/그린포스트코리아
정부가 북한산 송이버섯에 대한 답례로 제주산 귤 200톤을 북한에 보내자 홍준표(사진)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귤 상자에 귤만 들어 있을까"라는 의혹을 제기해 정치권의 말잔치를 이끌어냈다.(홍준표 페이스북)/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소희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의 ‘귤 상자 의혹’ 발언을 이례적으로 여야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비판하고 있다. 

정부가 9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이 선물한 송이버섯에 대한 답례로 제주산 귤 200톤을 북한에 보내자 홍 전 대표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귤상자에 귤만 들어 있다고 믿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라는 의혹을 제기한 게 사건의 발단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은 홍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비난을 쏟아냈고, 자유한국당조차 난감해 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12일 "한국 정부가 북한에 귤을 보낸 것에 대해서는 찬반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귤 외에 돈다발도 포함되어 있는 것처럼 말한다"며 “대선 후보까지 간 사람이 유언비어를 유포할 수 있냐”고 맹비난했다. 

같은 당 김익환 부대변인은 ‘귤 상자에 사과라도 넣었단 말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 “홍 전 대표의 ‘카더라 통신’ 덕분에 정신이 혼미하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역시 “과했다”는 평이다. 김영우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그런쪽으로 넘겨짚는 식은 분명 과도했다”고 말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남북 간에 송이버섯 받은 것에 대해서 답례하는 정도를 가지고 이렇게 야박하게 나온다”며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비꼬았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도 11일 트위터를 통해 “어떻게 이런 상상과 말을 할 수 있냐”며 “아마도 그렇게 살아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너무 나갔다”며 “귤 상자에 무엇이 들어있나를 의심한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밝히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얄팍한 의혹은 국민을 현혹하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물론 귤만 들어있지 않다. 평화에 대한 의지와 연내 답방이라는 소망이 들었다”며 "사과박스부터 시작해 과일 대신 엉뚱한 물건을 과일상자에 담는 일이야 자유한국당이 전문"이라고 말했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도 “특수활동비 받은 것을 남겨서 생활비로 썼다고 한 분이라서 그런지, 남다른 추측을 한다”고 꼬집었다.

여야 초당적 공세가 이어지자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을 페이스북에 “DJ 시절 청와대 고위층이 LA 친지를 일주일 정도 방문하면서 난 화분 2개만 가져갔다고 청와대에서 발표했으나 트렁크 40여 개를 가져간 사진이 들통났다”며 의혹을 고집했다. 

ya9ball@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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