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집에서 전 과목 정답 적힌 암기장도 발견”

답안이 깨알처럼 적힌 시험지(사진 위)와 정답이 적힌 암기장. (사진=수서경찰서 제공)
답안이 깨알처럼 적힌 시험지(사진 위)와 정답이 적힌 암기장. (사진=수서경찰서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가 시험지에 미리 외운 정답부터 썼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한켠에 정답이 조그맣게 적힌 시험지를 증거로 제시했다.

경찰은 숙명여고, 쌍둥이 아버지이자 전 숙명여고 교무부장인 A씨 집 등을 압수수색해 시험지 유출을 의심할 수 있는 정황증거를 다수 확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이 발견한 정황증거는 여럿이다. 먼저 쌍둥이 동생의 휴대폰에서 영어 서술형 시험의 정답이 나왔다. 또 집에서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전 과목의 정답이 적힌 암기장이 발견됐다. A씨가 시험지를 보관하는 금고의 비밀번호를 알았다는 점도 결정적 증거라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시험지에 정답이 깨알처럼 작게 적혀 있는 점도 정황증거 중 하나라고 했다. 시험을 치른 뒤에 적었다면 감독관 눈을 피하기라도 하듯 그렇게 작게 적을 필요가 없었다는 것.

경찰은 전교생 중 쌍둥이만 출제 정정 전의 문제의 답을 적은 것도 정답 유출의 증거로 보고 있다. 경찰은 쌍둥이가 풀이 과정은 정확하게 작성하고도 정정 전 문제의 정답을 썼다고 했다.

이밖에 경찰은 자매의 내신과 모의고사가 큰 점수 차를 보인 점도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1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1과목, 1학년 2학기 중간고사에서 1과목, 2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3과목,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12과목이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지만 더 많은 과목의 정답이 유출됐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수사경찰서는 이날 수사를 마무리하고 A씨와 쌍둥이를 업무방해 혐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와 쌍둥이는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시험 유출을 방조한 혐의로 함께 입건한 숙명여고 교장과 교감, 고사총괄 교사는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한편 숙명여고는 쌍둥이를 퇴학 처분하고 부정행위를 한 시험의 성적도 0점 처리하기로 했다. 또 A씨에 대해 파면 조치를 내려달라고 학교법인 징계위원회에 건의할 방침이다. 

jdtime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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