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1400억원대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간암 판정을 받고 7년째 병보석 상태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실제로는 영화 관람과 쇼핑을 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술까지 마시는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과 검찰, 법원은 이 전 회장에 대해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수행비서 출신으로 지난 14년간 이 전 회장을 그림자처럼 모신 A씨는 11일 MBC '스트레이트'와 인터뷰에서 간암 3기 판정을 받아 간의 3분의 1을 떼어내 7년째 병보석을 받고 있는 이 전 회장이 연일 심야 음주를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운전은 물론 집안 살림과 병원 수발까지 하며 이 전 회장을 보좌한 그는 “(이 전 회장이) 월, 화, 수, 목, 금요일 매일 술을 마신다”며 “술을 안 마신 날은 제 손가락, 아니 발가락까지 합해 그 안에 들까 말까일 거다”라고 폭로했다. 기자가 ‘한 번 마실 때 끝까지 마시는 편인가’라고 묻자 A씨는 “끝까지 취할 때까지 마신다”고 답했다.

'스트레이트'는 이 전 회장 외부 일정을 담은 또 다른 수행비서의 문자 메시지도 공개했다. 메시지를 보면 이 전 회장은 청담동 복집, 논현동 중국음식점, 한남동 이탈리안 레스토랑, 이태원 이자카야 등에서 거의 매주 외식을 했다. 뿐만 아니라 마포구, 성수동, 광장동, 방이동 등 서울 전역을 마음대로 돌아다녔다. 자택과 병원으로 거주를 제한한 법원의 병보석 조건을 깡그리 무시한 셈이다.

이에 대해 A씨는 “솔직히 말하면 ‘간암 수술한 거 맞아?’ 이럴 정도였다”면서 “(담배도) 하루에 두 갑 이상은 피웠다”고 말했다.

A씨는 이 전 회장이 명품 쇼핑과 영화 관람을 자주 했으며 심지어는 일주일에 세 번씩 필라테스도 배웠다고 폭로했다. 그는 “월, 수, 금요일 낮 12시부터 50분간 필라테스 운동을 한다”며 “아침에 간호사가 혈당을 재는 등 기본적인 건강 체크를 하고 나면 무조건 병원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스트레이트'는 이 전 회장이 머물고 있는 병원은 물론 병보석을 관리해야 할 검찰, 법원 역시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스트레이트'는 지난달 이 전 회장의 호화 골프장 ‘휘슬링 락’에서 정·관계 골프 접대가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방송에 따르면 1회 경기에 40만원, 한 끼 식사비용 20만원, 연간 회원권만 13억원에 달하는 휘슬링 락의 고객 리스트에는 4300여명의 이름이 올라 있다.

'스트레이트'가 공개한 접대 리스트에는 과거 정부의 대통령실장을 포함해 장관, 국회의원, 금융감독원 부원장, 조달청장, 금융감독원장, 공정거래위원장 등 전·현직 고위공직자가 두루 포함돼 있다. 특히 이 전 회장이 2010년 비자금 4400만원 조성, 530억원 횡령, 950억원 배임 혐의로 구속됐을 당시의 법무부 장관도 이름이 올라 있다. 당시 이 회장은 63일만 구치소에 갇혀 있다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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