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고시원 화재 사건 언급하며 “저소득층 주거 지원책 마련하라” 촉구

심상정 정의당 의원 (사진=심 의원 페이스북)
심상정 정의당 의원 (사진=심 의원 페이스북)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종로고시원 화재 사건을 언급하며 정부에 저소득층 주거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심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종로고시원 화재 보도를 보며 가슴이 메어온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화재로 숨진 이들에 대해 “고시원 한 평 반 공간에 갇혀 가족도 연인도 잊힌 꿈이 됐을 분들” “한 많은 세상 떠나면서 외마디 하직인사조차 못하고 돌아가신 우리 사회의 ‘투명인간’들”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심 의원은 “월 32만원 창문 있는 방에 살았던 분은 창문을 통해 탈출했지만, 28만원 창문 없는 방에 살았던 분들은 불길에 갇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면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에서 일어난 일이라기엔 너무나 초라하고 안타까운 죽음이다. 시민들의 마음도 서럽고 아프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물론 철저한 조사는 필요하지만 진상 규명을 위해 요란한 수사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시민은 없다. 한 평 반 비좁은 방에 사람과 전열기구, 생활용품이 뒤엉켜 있는 모습만으로도 우리는 무슨 일이 있었을지 짐작한다”며 “지금 고인들께 더 필요한 것은 그분들의 고된 삶과 비참한 죽음을 아파하고 서럽게 목 놓아 울어줄 국가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면서 “‘억’ 소리 내는 투기꾼들과 숨바꼭질 하는 데 쓰는 열정의 10분의 1이라도 이 사회 주거 난민에게 관심을 두는 ‘주거복지’다”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서울에만 1300곳이 넘는 고시원, 옥탑방, 반지하, 비닐하우스에서 이 겨울을 견뎌낼 시민이 있다”며 “그린벨트 풀어 제3신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하는 일이 아니라 주거권이 곧 생명권이 돼버린 가난한 시민을 위한 영구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정부가 시급하게 할 일이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정부가 대규모 진상조사를 넘어 우리 사회 가장 고단하고 외로운 이들을 위한 적극적인 주거 정책에 나설 때”라면서 “아울러 시민들이 국회꽃 한송이 놓으며 추모할 수 있는 임시합동분양소라도 설치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심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종로고시원 화재 보도를 보며 가슴이 메어옵니다. 고시원 한 평 반 공간에 갇혀 가족도 연인도 잊혀진 꿈이 되었을 분들. 한 많은 세상 떠나면서 외마디 하직인사조차 못하고 돌아가신 우리 사회의 '투명인간'들.

월 32만원 창문있는 방에 사셨던 분은 창문을 통해 탈출하셨지만, 28만원 창문없는 방에 사셨던 분들은 불길에 갇혀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에서 일어난 일이라기엔 너무나 초라하고 안타까운 죽음입니다. 시민들의 마음도 서럽고 아픕니다.

정부가 대규모 조사팀을 꾸려 화재원인을 조사한다고 합니다. 물론 철저한 조사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진상규명을 위해 요란한 수사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은 없습니다. 한 평 반 비좁은 방에 사람과 전열기구, 생활용품이 뒤엉켜 있는 모습만으로도 우리는 무슨 일이 있었을지 짐작합니다. 지금 고인들께 더 필요한 것은 그분들의 고된 삶과 비참한 죽음을 아파하고 서럽게 목 놓아 울어줄 국가입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명합니다. '억'소리 내는 투기꾼들과 숨바꼭질 하는데 쓰는 열정의 1/10이라도 이 사회 주거난민들에게 관심을 두는 '주거복지'입니다. 서울에만 1300곳이 넘는 고시원, 옥탑방, 반지하, 비닐하우스에서 이 겨울을 견뎌낼 시민들이 있습니다. 그린벨트 풀어 제3신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하는 일이 아니라, 주거권이 곧 생명권이 되어버린 가난한 시민들을 위한 영구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정부가 시급하게 할 일입니다.

민주주의는 사회적 약자들도 시민으로서 존엄성을 보장받는 체제입니다. 우리 시민들이 겨우내 촛불 들어 만들고자 했던 사회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이게 나라냐'는 외침은 아직도 유효합니다. 아니 절박합니다. 정부가 대규모 진상조사를 넘어 우리 사회 가장 고단하고 외로운 이들을 위한 적극적인 주거 정책에 나설 때입니다. 아울러 시민들이 국회꽃 한송이 놓으며 추모할 수 있는 임시합동분양소라도 설치해주기를 바랍니다.

비통한 마음으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jdtime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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