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다양성 손실은 암살자…인간, 생물다양성 손실로 멸망한 첫 번째 종 될 수도”

크리스티나 파슈카 팔머 UN 생물다양성협약(CBD) 사무총장은 지난 6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생물 다양성 손실은 암살자나 마찬가지”라면서 “향후 2년간 우리는 자연을 위한 철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환경오염으로 멸망한 첫 번째 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2018.11.9/그린포스트코리아
크리스티나 파슈카 팔머 UN 생물다양성협약(CBD) 사무총장은 지난 6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생물 다양성 손실은 암살자나 마찬가지”라면서 “향후 2년간 우리는 자연을 위한 철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환경오염으로 멸망한 첫 번째 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2018.11.9/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UN이 인류가 생물 다양성 손실로 멸망하는 첫 번째 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티나 파슈카 팔머 UN 생물다양성협약(CBD) 사무총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생물 다양성 손실은 암살자나 마찬가지”라면서 “향후 2년간 우리는 자연을 위한 철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환경오염으로 멸망한 첫 번째 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매일같이 느끼는 기후변화와 달리 생물 다양성 손실은 눈에 띄는 변화가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어쩌면 우리는 이미 너무 늦은 것일 수도 있다”면서 “전 세계 사람들이 정부에 압력을 가해 2020년까지 곤충, 새, 식물 그리고 포유류를 보호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생물이 인간에게 꼭 필요한 의약품, 농산물, 식료품 원료 등을 제공하고 석탄을 사용하지 않는 데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생물 다양성 보전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CBD의 195개 회원국과 EU는 오는 13일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만나 생물 다양성 국제 회의를 연다. CBD는 생물다양성을 보전해 생물자원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로부터 얻는 이익을 공정하고 공평하게 분배하자는 국제협약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생태계 시스템 및 야생지역을 관리하는 새로운 뼈대를 세우기 위한 논의를 나눈다. ‘2011~2020년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한 계획 및 전략’의 이행 과정도 살펴본다. 또 2020년 이후 자연과 더불어 살기 위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환경보호활동가들은 “생물 다양성 손실은 기후변화만큼이나 인류 존망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생물 다양성 협약이 파리기후협정처럼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길 바란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생물 다양성 손실에 대한 관심이 기후변화에 대한 것보다 한참 뒤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실제 생물다양성 협약은 2002년과 2010년에도 이뤄졌으나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8년 전 제시된 ‘생물 다양성 협약 아이치 목표'를 이루고자 생물 다양성 협약 회원국은 2020년까지 자연보호구역을 10~17% 늘려 자연 서식지 상실을 절반으로 낮추고, 지속 가능한 어업활동을 이어가자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많은 국가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으며 이에 대한 감시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생물 다양성에 관한 정치적 이슈화도 기후변화와 비교해 낮은 편이다. 미국은 생물 다양성 협약 승인을 거부한 바 있으며 현재까지 바티칸과 함께 유일하게 미가입국으로 남아 있다.

전 루마니아 환경부 장관은 “생물 다양성 손실을 나타내는 숫자와 지표는 놀라울 정도”라면서 “스스로 자처한 환경오염으로 인간이 멸종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팔머 사무총장은 “서식지 파괴와 화학 오염, 해양외래유입종 등으로 인한 높은 생물 다양성 손실률은 향후 30년동안 기후변화 및 인구증가로 가속화될 전망”이라면서 “2050년까지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새와 포유류의 50%가 줄어들 것이며 아시아 어업은 완전히 붕괴될 수 있다. 해양생물과 식물 상실도 지구가 탄소 흡수 능력을 감소시켜 악순환을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우리에겐 아직 희망이 남아있다”면서 “아프리카와 아시아는 생물 다양성을 많이 회복한 편이며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던 아시아 내 숲 분포도 현재까지 2.5% 증가했다. 해양보호구역도 확장됐다”고 밝혔다.

UN 소속의 기후 및 생물 다양성 협회들이 지난달 처음 통합 회의를 열어 파리기후협정의 탄소흡수량 한도를 넘지 않도록 하는 숲 보호, 수목 식재, 임지 복구, 토양관리 등 자연에 기반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도 생물 다양성 손실을 막는 데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는 증거다. 이들은 앞으로도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에 관한 합동 평가를 내놓을 계획이다.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기후변화는 생물 다양성 손실을 막지 않고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면서 생물 다양성 손실을 해결하려는 방향성을 비췄다. 내년 프랑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이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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