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투자 안 돼” 제이미 마골린 등 청소년 활동가 정부 상대 소송

 
기후변화 대응을 요구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주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청소년 중 한 명인 16세 소녀 제이미 마골린.(사진=마골린 인스타그램)
기후변화 대응을 요구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주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청소년 중 한 명인 16세 소녀 제이미 마골린.(사진=마골린 인스타그램)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8일 그린피스 한국지부 홈페이지에 아주 특별한 소녀의 인터뷰가 실렸다. 미국 시애틀에서 기후변화 대응 운동을 펼치는 청소년 활동가 제이미 마골린(16)이 그 주인공.

마골린은 미국 워싱턴 주에서 제기된 기후 관련 소송인 ‘정부에 맞선 청소년’ 재판의 원고 중 한 명이자 청소년 주축 환경운동 단체인 ‘제로 아워(Zero Hour)’의 창설자로서 환경운동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인물이다. 환경운동에 관심이 많은 한국 청소년에게도 시사점을 제시하는 소녀가 아닐 수 없다.

마골린을 포함한 청소년들은 화석연료 지원을 축소하고 지구온난화를 촉진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정책의 추진을 요구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주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마골린은 미주 지역 그린피스 편집자인 라이언 슐리터가 진행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워싱턴 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 “우리가 소송을 통해 쟁취하려는 것은 잘 짜인 기후 회복 계획”이라며 “미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기후 변화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화석연료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일을 계속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는 기후변화에 대해 이런저런 말만 번드르르하게 늘어놓을 뿐 아무런 실질적 조처를 취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다수의 화석연료 인프라를 새로 구축하는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화석연료에 투자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워싱턴 주는 진보적인 주로 알려져 있지만 다음 세대를 위해 자원을 보존해야 할 의무는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고 했다.

마골린은 소송에서 이긴다면 자신이 생존할 권리를 마침내 법적으로 인정받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정부는 청소년이 정상적인 삶을 살 권리, 허리케인이 우리 집을 휩쓸어가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권리, 우리가 숨 쉬는 공기가 우리를 죽이지 않을까 염려하지 않아도 될 권리를 인정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나이 든 세대보다 기후변화를 더 많이 걱정하는 현실에 대해서는 “당연한 결과”라면서 “학생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라는 요구가 끊임없이 주어지지만 저는 제 미래의 계획을 세울 수가 없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제 미래가 수많은 자연재해, 자원의 불안정, 기후 혼란 같은 것으로 얼룩져버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지금 제 손자 세대를 걱정하고 있는 게 아니다. 후세를 걱정하는 태도도 훌륭하기는 하지만, 손자 세대가 겪을 줄 알았던 일들이 지금 제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잖나. 제가 걱정하는 것은 저 자신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마골린은 “과학자들은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대기 속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350ppm 수준으로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며 “아직 시간이 있다는 말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해마다 온실가스 배출을 10%씩 줄여야 한다. 지금 이산화탄소 농도는 410ppm인데 아주 위험한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에너지 대부분을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며 ‘제로 아워 청소년 행진’을 하는 등의 활동을 진행하는 ‘제로 아워 운동’에 바치고 있다면서 의사를 관철하기 위해 하루 동안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부터 학생들의 파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 운동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조언해달라고 부탁하자 마골린은 “혼자 활동하면 쉽게 지치기 때문에 첫발을 내딛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떤 조직에 참여하는 것이다. 저도 그렇게 시작했다”면서 “우리 지역에 어떤 단체가 있는지 검색으로 찾아서 그 행사에 한 번 나가봤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지금처럼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체의 일원이 되거나, 더 나아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모아보는 것을 권유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미국 연방 대법원이 ‘미국정부가 기후변화 위험을 무시한다’고 비판한 젊은 운동가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한 재판 진행을 중단해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거절했다”고 지난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대법원이 미국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을 고강도로 검토할 것이라는 점을 뜻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jdtimes@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