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노리 초대 대표 A씨 “위디스크, 필리핀에 사무실 두고 업로드”
셜록 “양 회장이 ‘1억 주겠다’며 A씨 회유…A씨 인터뷰후 종적 감춰”

양진호 회장의 엽깆거인 폭행 장면을 담은 동영상의 한 장면.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공개한 해당 영상을 보면 양 회장은 사무실에서 전 직원을 무차별로 폭행했다.
양진호 회장의 엽깆거인 폭행 장면을 담은 동영상의 한 장면.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공개한 해당 영상을 보면 양 회장은 사무실에서 전 직원을 무차별로 폭행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불법 동영상 유통을 직접 관리했다는 구체적인 증언이 나왔다. 지난 7일 체포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필리핀에 사무실을 두고 위디스크 직원들을 동원해 성범죄 동영상과 음란물을 비롯한 불법 동영상을 올리도록 시켰다는 폭로다. 위디스크와 파일노리가 불법 동영상의 유포 방조를 넘어 직접 유통에까지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양 회장이 실소유주인 파일노리의 초대 대표 A씨는 지난 7일 공개된 '셜록'과 인터뷰에서 양 회장이 실소유한 위디스크가 수사당국 추적을 피하려고 조직적으로 차명폰(일명 ‘대포폰’)을 써왔으며, 외부에서 불법 영상물을 올리는 사람들과 소통할 때 차명폰으로만 의견을 나눴다고 폭로했다.

A씨는 파일노리 대표를 역임하며 양 회장 측근으로 활동했지만 지난 7월 회사로부터 불법 동영상을 업로드하라는 지시를 받고 퇴사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을 대신해 120일간 감옥생활을 할 정도로 ‘충신’이었던 A씨는 “(웹하드에 불법 동영상을) 직접 업로드하면 정범(자기의 의사에 따라 범죄를 실제로 저지른 사람)이 되는데, 정범으로 걸려 구속 안 된 경우가 없다”고 퇴사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양 회장이 “야, 이거 왜 없냐? 요즘 내가 찾는 거 이건 왜 안 보이냐?”라고 압박하면서 ‘물 관리’를 했다고 주장했다. 일선 직원에게 직접적으로 지시하지는 않았지만 압박 멘트를 자주 흘려 불법 동영상 업로드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A씨는 일본 야동의 경우 저작권법에 걸릴 위험이 적어 선호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업로더가 영상을 올리면 판매금의 80% 가량이 웹하드 회사 몫으로 떨어진다고 밝혔다.

양 회장 회사는 이 같은 일의 불법성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위디스크가 ‘대포폰’으로 헤비업로도를 관리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A씨는 위디스크가 고소고발 위험을 덜기 위해 범죄조직처럼 ‘대포폰’으로 헤비업로더를 관리했다면서 연락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고 대포폰을 썼다고 밝혔다.

특히 A씨는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려고 해외에서 영상을 올렸다고도 증언했다. A씨는 보이스피싱 업체들처럼 업로드 조직망을 필리핀에 두고 은밀하게 영상을 올렸다고 했다. 그는 위디스크가 필리핀에서 ‘파일북’이란 이름으로 웹하드 사업을 하려 했지만 필리핀 인터넷 속도가 느려 사업은 좌초했다고 밝히고 해당 사업을 이끌어갈 수 없는 상황에 처하자 위디스크가 필리핀에 있는 직원들에게 불법 영상을 올리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박상규 셜록 기자는 A씨가 지난 2일 인터뷰 이후 종적을 감췄다면서 A씨의 존재는 양 회장에겐 일명 ‘스모킹건’이라고 말했다. A씨가 ‘대포폰’, 필리핀에서 진행한 작업, 직원을 동원한 불법 동영상 끌어올리기 등을 증언할 수 있는 유력 증인이라는 것이다. 박 기자는 양 회장이 최근까지 “1억원을 주겠다”며 A씨를 회유했다고도 주장했다.

한편 7일 체포된 양 회장은 이날 조사에서 직원 폭행, 워크숍 엽기행각 강요 등 혐의를 대체로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증 동영상이 있는 만큼 혐의를 부인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양 회장으로부터 폭행 및 강요를 당한 피해자가 다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 조사로 이를 입증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양 회장이 불법 동영상 유통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도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8일 중 양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진=양 회장 페이스북)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진=양 회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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