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왜 임종석 비서실장을 못 잡아먹어 안달일까
야당은 왜 임종석 비서실장을 못 잡아먹어 안달일까
  • 박소희 기자
  • 승인 2018.11.0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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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2인자인데다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군
여권 경쟁 조기과열로 현 정부 힘빼기도 가능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은 지난달 29일 17시 청와대 본관에서 스티브 비건(Steve Biegun) 미국 대북특별대표를 면담했다./그린포스트코리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은 지난달 29일 17시 청와대 본관에서 스티브 비건(Steve Biegun) 미국 대북특별대표를 면담했다(청와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소희 기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연일 야당의 집중포화를 받고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임 실장의 비무장지대(DMZ) GP초소 방문을 두고 "자기 정치를 하지 말라"고 포문을 열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까지 맹비난에 가세했다.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청와대 국정감사는 '임종석 국감'이 됐다.

임 실장에 대한 범야권의 맹공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UAE 특사 논란 당시는 야당이 국정조사까지 거론했다.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여야 대표의 동행을 요청하자 야당 원로들을 ‘꽃할배’에 비유했다고 도마에 올렸다. 자유한국당의 집요한 '주사파' 이념공세에 임 실장이 "모욕감을 느낀다"고 토로한 적도 있을 정도다.

보수야당이 왜 유독 임 실장을 타깃으로 삼는지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청와대 2인자로 떠오른 임 실장의 정치적 위상이 첫번째 이유로 꼽힌다. 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확정되기 전 내정한 1호 인사다. 조기 대선으로 인수위원회 없이 정부를 출범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주도적으로 문 정부의 틀을 완성한 인물로 정권 출범부터 줄곧 청와대 내 실세로 꼽혀왔다.

특히 청와대 인사와 남북 북미 정상회담 국면에서 드러나는 임 실장의 존재감은 현 정부의 국정 운영 성과와 비례한다. 임 실장을 향해 퍼붓는 야당의 십자 포화는 현 정부를 흔들려는 정치적 공세 성격이 짙다. 

청와대 실세인데다 차기 여권 대선 후보군에도 포함된다. 야당의 견제를 피할 수 없는 또다른 이유다.

강력한 차기 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미투 파문'으로 몰락하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각종 의혹으로 재판을 받으며 고전하는 상황이다. 반면 한반도 해빙 분위기를 실무적으로 총지휘하는 임 실장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형을 차지했다.

전남 장흥 출신이라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 사이에서 고개를 드는 '호남 대통령론'에도 부합한다. 전대협 세대 대표 정치인이기도 하다.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우량주'이자 야당에게는 필수 관리대상인 셈이다. 

한국당으로서는 임 실장을 집중 부상시키면 민주당 차기 후보 경쟁을 조기에 과열시킬 수도 있다. 이는 여권의 분열과 문재인 정부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결집에는 재미를 보는 '일석이조'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이런 임 실장도 여의도를 벗어나면 작아진다. CBS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맡겨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2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종석 실장은 3.3%로 7위에 그쳤다. 정치권에서는 주목받지만 대중적 지지는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여권 다른 후보들이 워낙 쟁쟁한데다 친문 유권자의 지지를 얻지 못 하고 있다"며 "역전 드라마를 만들기에는 지지세력이 약하다"고 임 실장의 차기 주자 가능성을 낮게 봤다.

다만 눈앞의 지지율이 전부는 아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2년 대한민국 정당 최초로 치러진 새천년민주당 국민경선에서 지지율 2%로 시작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2011년 보궐선거 당시 5% 안팎의 지지율로 시작했지만 3선 고지까지 올랐다.

임 실장의 청와대 이후 진로도 관건이다. 특히 청년 시절부터 열정을 바친 한반도 평화체제가 결실을 맺는다면 '드라마'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ya9ball@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