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임종석 비판한 야당에 "타당 대통령 후보군 띄우는 정치적 저능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사진=임 실장 페이스북)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사진=임 실장 페이스북)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야당으로부터 ‘자기 정치’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2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비난 발언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임 실장은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 사태, 촛불시위 등으로 궁지에 몰렸을 때인 2016년 11월 30일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대통령이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철면피입니다. 자승 총무원장을 비롯해 최근 대통령을 만났다는 분들의 후문을 종합해보면 아예 딴세상 사람같다는 게 공통된 의견입니다. 아무런 감정이 없는 사이보그를 연상케 합니다.일말의 반성과 참회는 커녕 수싸움을 해보자고 덤빕니다. 정말 대단한 수를 뒀습니다. 일부 언론이나 국민들 중에도 '사실상의 하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을 정도입니다.

실상은 대통령은 추호도 물러날 생각이 없습니다. 원래 얘기했던 헌법개정을 해달라는 거고, 그마저도 국회에서 합의가 어려울 거라고 믿는 구석이 있는 겁니다. 자신은 잘못이 없고 억울하다는 거지요. 여기까지가 본인의 솔직한 실체입니다. 다음, 누구로부터 코치를 받았는지 몰라도 치밀한 계산이 들어 있습니다. 내각제로 헌법개정이 되면, 물론 자동으로 임기단축이 되고 본인 말 그대로 법절차에 따라 물러나는 거지요. 헌법개정을 직접 거론하면 날아간다는 얕은 수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현실적으론 국회에서 논의가 길어지고 합의는 안되고 촛불은 국회를 향하고 시간은 가고....

인간이 어디까지 사악해질 수 있는걸까요. 쉬면서 도를 많이 닦았는데 마음을 정갈하게 하기가 참 힘드네요. 반드시 탄핵해서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박탈하고 감옥으로 보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반성은 안 할 것 같지만...


위 글을 올리기 이틀 전엔 역시 페이스북에 다음 글을 게재했다.


사실 저는 국민들의 분노가 무섭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분노 뒤에 업혀있는 열망이 무섭고 두렵습니다. 모두가 박근혜 퇴진과 탄핵을 외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분노는 동시에 뿌리까지 썪은 한국의 권력구조에 대한 절망이고, 대한민국을 바닥부터 갈아 엎어야 한다는 대변혁의 열망입니다. 우리사회가 어떻게 이 엄청난 열망을 받아낼 수 있을지 참으로 두려운 마음입니다. 순간순간 옷깃을 여미게 되는 요즘입니다.


한양대 총학생회장이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 출신으로 박정희·전두환 정부 비판에 앞장섰던 '386 운동권 세대'의 기수인 임 실장의 의식을 엿볼 수 있는 글이다.

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 해외 순방 기간 동안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 자격으로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통일부 장관, 국방부 장관, 국정원장 등과 함께 비무장지대(DMZ)를 시찰한 바 있다. 이후 임 실장은 "문제는 선글라스가 아니다. 자기정치를 한 게 문제다. 대통령을 제끼고 나서는 게 문제고, 비서실장이 비서실장 자격이 아니라 남북공동선언 추진위원장으로 장관들을 대통하고 간 게 문제다"(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언론에 차기 대권주자로도 언급되는데 자기 정치 하려면 (비서실장 그만두고) 나와라"(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 등의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임 실장은  "사실 제가 햇볕에 눈을 뜨질 못한다. 작년 국군의 날, 아랍에미리트 방문 때, 현충일 행사 때도 (선글라스를) 끼었는데 이번에 오해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야당이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임 실장에 대해 집중 질의한 것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이다. 


'바보들의 행진'이란 영화가 오늘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상영되었습니다. 완전 오늘 국감은 '임종석 띄우기'였습니다. 자기 당의 지도자는 폄훼하면서 타당 대통령후보군은 띄우는 것은 정치적 저능아들이 하는 정치입니다. 임종석 실장! 축하합니다. 오늘 당신이 승자입니다.


 

jdtime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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