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장수X노승표’전 오는 30일까지 합정지구에서 개최

‘무병장수X노승표’전이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소재 ‘합정지구’에서 열렸다.2018.11.3/그린포스트코리아
‘무병장수X노승표’전이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소재 ‘합정지구’에서 열렸다.2018.11.3/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만성우울 혹은 삶에 대한 불안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현대인에게 독특한 해소법을 제시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아티스트 콜렉티브 ‘무병장수’와 노승표 작가의 2인전 ‘무병장수X노승표’전이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소재 합정지구에서 열렸다.

‘무병장수’와 노승표 작가는 현대 사회의 ‘집단우울’을 나타내는 ‘소확행’ 혹은 ‘힐링’ 등의 유행어에 조소를 던진다. 이들은 오늘 하루를 그저 '건강하고 신나게' 혹은 '별일 없이' 보내자는 마음으로 각 작품에 개성있는 스트레스 대응법을 담았다.

윤지영, 김도희, 우희정 등 3명으로 구성된 아티스트 콜렉티브 ‘무병장수’는 음주·가무·끽연을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제시했다. 이들은 병 없이 오래 산다는 ‘무병장수’의 의미를 역행하며 특색있는 이미지와 오브제를 이용해 ‘건강한 음주·가무’를 재현했다.

2018.11.3/그린포스트코리아
'당신은 알코올에 절여진 생물을 본 적이 있는가. 섯ㄹ퍼런 비닐 위의 희멀건 눈동자와 마주친 적이 있는가. 잔인한 행위를 통해 얻는 쾌락을 맛 본 적이 있는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술이 술을 부르는 우리의 행위는 자해인가 자위인가. 겹겹이 쌓인 비닐 사이로 새어나온 독. 그 찰나와 영겁, 그것은 단지 독주.2018.11.3/그린포스트코리아

‘무병장수’는 전시 기간동안 합정지구에서 가짜 약, 담금주, 가무를 주제로 하는 워크숍도 개최한다. 이곳에서 참여자들은 술을 즐기는 각자의 방식을 공유한다.

노승표 작가는 삶의 난관과 고민을 넘어서려는 자신만의 ‘수행기록’을 영상으로 담았다.

작품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는 발작, 경직, 경련 등 통제할 수 없는 신체 변화를 압축시켜 이미지로 담았다.

정신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순간에 대한 통찰을 담은 작품도 있다. ‘고려장’은 곰과 함께 떠나는 여정을 담았다. 이 과정은 곰을 위한 제의일 수도, 곰을 유기하는 사건일 수도 있다. 노 작가는 “두 선택의 갈림길에서 느낄 수 있는 불안과 공포를 정신적 수행을 통해 승화시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노승표 작가의 '고려장'.2018.11.3/그린포스트코리아
노승표 작가의 '고려장'.2018.11.3/그린포스트코리아

정신적 수행을 위한 노력은 ‘별 일없이 산다’는 작품으로 이어진다. 영상 속 종이학을 오랜시간 느릿하게 접었다 펴는 행위를 통해 작가는 “소망과 기원, 고통과 인내를 반복하는 삶의 모습을 담아냈다”고 밝혔다.

‘무병장수X노승표’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이어지며 무병장수 워크숍 일정에 관해서는 합정지구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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