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희 KIOST 책임연구원 환경정책 심포지엄서 발표
"국내 분포된 미세플라스틱 농도 파악해야 입증 가능"

‘썩지 않는 물질의 역습, 미세플라스틱 관리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의센터에서 열린 2018 환경정책 심포지엄(주관 그린포스트코리아)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홍상희 책임연구원.(박소희 기자)2018.10.30/그린포스트코리아
‘썩지 않는 물질의 역습, 미세플라스틱 관리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의센터에서 열린 2018 환경정책 심포지엄(주관 그린포스트코리아)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홍상희 책임연구원.(박소희 기자)2018.10.30/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소희 기자] 최근 미세플라스틱이 국내 천일염에서도 검출되며 인체 유해성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지만 역학 관계는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어 미세플라스틱 관리를 위한 법적 규제 및 정책 마련에 난항이 예상된다.

‘썩지 않는 물질의 역습, 미세플라스틱 관리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3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18 환경정책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홍상희 책임연구원은 “플라스틱 해수 용출액이 따개비 유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치사율이 증가했다”며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은 인정하지만 어떤 물질이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 그 인과성은 아직까지 국내외 모두 입증되지 않았다. 현재 입증 단계"라고 전했다. 

패류·게·어류 등 해산물과 맥주, 꿀, 수돗물, 생수, 소금 등 자주 섭취하는 물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며 플라스틱 사용 자제에 대한 경종이 울리기 시작했지만 사실상 미세플라스틱에 의해 어떤 질병이 발생하는지 등 구체적 내용은 아직 크게 거론된 것이 없다는 말이다. 

플라스틱 해수 용출액이 따개비 유생에 미치는 영향(KIOST 홍상희 책임연구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플라스틱 해수 용출액이 따개비 유생에 미치는 영향(KIOST 홍상희 책임연구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합성수지 플라스틱 제품의 용기 하단을 보면 'BPA FREE' ‘PVC-FREE’ 'PHTHALATE-FREE' 등이 적혀 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 때 이용되는 첨가제나 원료 물질 가운데 환경호르몬을 유발하는 해당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표시다. 

그러나 용기 표면에서 검출되지 않는 것 뿐이지 플라스틱 자체는 비스페놀 A(BPA) 프탈레이트(phthalates), 폴리크로네이드 비페닐(PCBs), 헥사브로모사이클로도데칸(HBCDs), 다핵방향족탄화수소(PAHs), 폴리브롬화디페닐에테르(PBDEs) 등 다양한 화학물질로 구성돼 있다. 

쉽게 말해 산화방지제, 가소제, 자외선 안정제, 난연제, 농약, 윤활제, 전구물질, 살충제 등이 잘게 쪼개진 ‘화학물질의 칵테일’을 우리가 매일 마시고 있다는 것이다.

홍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독성 때문에 △식물플랑크톤 흡착에 의한 광합성 저해 △동물플랑크톤의 섭식률 저하 △동물플랑크톤의 생식률 저하 △갯지렁이 체중감소 △갯지렁이 저장 에너지 감소 △홍합 염증면역 반응 △굴의 난모세포 개수와 크기, 정자 속도, 유생 발생률 감소 등의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나 인체 유해성을 밝히기 위해서는 환경에 노출된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파악해야 되는데 현재 국내 미세플라스틱 발생량에 대한 정보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이에 홍 책임연구원은 국내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각종 플라스틱 생산 및 소비 관련 통계자료 △유입·지역별 미세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 △쓰레기 종량제 시행에 따른 길거리 플라스틱 쓰레기 증가량 △하천의 댐 보 하구언에서 수거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과 종류 등의 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 책임연구원은 "미세플라스틱 오염 저감을 위해 필요한 육상 환경 정보조차 부족한 상황"이라며 "인식 확산 및 정부 부처간 이해 당사자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해안가를 기준으로 국내 발견되는 미세플라스틱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브롬계 난연제인 '스티로폼'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 책임연구원은 "국내 사용되는 합성수지 가운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발포 스타이렌'"이라며 "바다에 노출되면 잔류성유기오염물질이 용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다각도의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티로폼은 진통제 ‘개보린’처럼 상품명으로, 정식 명칭은 EPS(발포 폴리스타이렌·expanded polystyrene·비드법보온판)다. 비드(bead), 즉 알갱이를 발포해 만든 단열재란 뜻이다. PS(폴리스타이렌수지), 혹은 PSP(발포폴리스타이렌수지)로 분류되는 컵라면 용기, 식품 트레이 등 경량용기 역시 발포방법에 따라 명칭만 달리했을 뿐 ‘폴리스타이렌’ 즉 ‘스티로폼’이라 불리는 플라스틱의 일종이다. 재질은 모두 같다. 

잔류성유기오염물질이 다량 함유된 EPS는 바다의 부표로 많이 사용된다. 이에 2017년 유해성 난연제 사용 규제를 시행하며 친환경 부표 인증기준을 마련하기도 했다. 

ya9ball@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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