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계 면역반응에 악영향 우려

2018.10.24/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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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의 몸에서 발견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환경청이 유럽과 일본, 러시아 국적자 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조사 대상자 전원의 대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대상자의 배변에서 50~500미크론 크기의 플라스틱 9종을 발견했다. 장난감·의자 등을 만드는 데 흔히 쓰이는 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 데레프탈염산 등이다.

미세플라스틱의 경우 이들의 배설물 10g에서 평균 20여개의 입자가 발견됐다. 미세플라스틱은 5mm이하의 크기로 보통 바다에서 많이 발견된다.

이번에 사람의 배변에서 검출된 플라스틱의 유입경로를 알기 위해 연구원들은 연구 대상자 8명의 ‘식량일기’를 조사 중이다. ‘식량일기’에 따르면 연구 대상자들은 플라스틱에 포장된 음식을 먹고, 플라스틱 병에 든 음료를 소비했다. 8명 전부 채식주의자는 아니었으며 이 중 6명은 해산물을 섭취했다.

미세플라스틱은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전의 연구들은 물고기와 새의 소화기관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한 바 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탄산음료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기도 했다.

연구진들은 “더 큰 규모의 조사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토대로 했을 때, 50% 이상 인구의 배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필립 슈왈 비엔나 의과대학 박사는 “미세플라스틱은 입자가 아주 작기 때문에 혈관, 림프체계를 통해 우리 몸에 침투해 간에까지 도달할 수 있다”면서 “인간의 몸에 미세플라스틱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으니 이제 이것이 인간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소화기관에 침투한 플라스틱 입자는 소화계의 면역반응에 악영향을 주거나 독성화학물질 혹은 병원균의 확산을 촉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슈왈 박사는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소화기관으로까지 침투했다는 것을 증명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특히 소화기관과 관련한 질병을 갖고 있는 환자들에게 더욱 그렇다”고 전했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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