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5년간 국비 320여억원...10년간 단 두그루 고사

장마가 시작된 지난 6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단오어린이공원 내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가 폭우를 이겨내지 못하고 쓰러져 있다. 이 느티나무는 둘레 4.5m. 높이 33m 수령 500년 된 보호수로 조선 정조대왕이 수원 화성을 축조할 당시 나뭇가지를 잘라 서까래를 만들었다고 전해졌다. (커뮤니티 캡처)/그린포스트코리아
장마가 시작된 지난 6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단오어린이공원 내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가 폭우를 이겨내지 못하고 쓰러져 있다. 이 느티나무는 둘레 4.5m. 높이 33m 수령 500년 된 보호수로 조선 정조대왕이 수원 화성을 축조할 당시 나뭇가지를 잘라 서까래를 만들었다고 전해졌다. (커뮤니티 캡처)/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소희 기자] 보호수란 보존 및 증식가치가 있는 나무로 지난해 산림청 국정감사에서 ‘전국 보호수 고사(枯死) 실태’가 지적됐지만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화재청의 천연기념물 관리 수준에 비해 산림청의 보호수 관리 정책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박완주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300여년 된 보호수 50여 그루가 매년 정부와 지자체의 방치로 고사하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보호수는 현행 ‘산림보호법’ 제 13조에 따라 산림청장이 아닌 ‘시도지사’에 의해 지정되고 관리된다. 산림청이 2005년부터 보호수 관리를 지방 사무로 이양했기 때문이다. 

2017년 기준 전국 보호수는 총 1만 3898본으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514본 나무가 보호수에 신규로 지정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 말라죽음, 병해충, 재난 재해, 훼손 등의 이유로 보호수 지정이 해제된 건도 154본에 달했다. 

이와 달리 문화재청은 역사적 ‧ 경관적 ‧ 학술적 가치가 큰 노거수(老巨樹)등의 식물을 문화재보호법 제25조에 따라 천연기념물(식물)로 지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34조에 따라 해당 지역 지자체를 관리단체로 지정하고, 지자체는 원형보존과 훼손방지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박완주 의원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천연기념물 식물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천연기념물(식물)은 총 264건이 지정돼 있다. 이중 상당 부분은 보호수와 같은 ‘노거수’다. 

하지만 매년 50여 그루가 고사하고 있는 보호수와는 달리, 천연기념물은 최근 10년 동안 단 두 그루만 고사했다. 

이유는 천연기념물은 문화재보호법 제51조에 따라 문화재 관리‧보호‧수리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다. 

최근 5년간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식물) 관리비 명목 등으로 지자체에 지원한 국비는 약 319억 3800만원이다. 

반면 산림청은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조차 없는 실정이다. 

박완주 의원은 “보호수의 개체수가 천연기념물에 비해 훨씬 많기 때문에 전반적인 관리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보호수도 소중한 유산인 만큼 앞으로 산림청의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완주 의원은 지난 2월, 보호수에 대한 산림청의 관리 강화를 골자로 한 산림보호법을 지난해 국정감사 후속조치로 발의한 바 있다. 

ya9ball@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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