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간 우주쓰레기 2000배 증가

2018.10.9/그린포스트코리아
2018.10.9/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동물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인간은 쓰레기를 남긴다(?)"

인간에게는 지나는 길마다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안타까운 습관’이 있다. 이 습관은 지구뿐 아니라 ‘달 여행’에서도 마찬가지다. 환경오염은 더이상 지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1696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가 최초로 달 표면에 착륙한 역사적인 날이래 1972년 12월까지 인류는 단 5차례 더 발을 디뎠을 뿐인데 이미 200톤의 쓰레기가 달 표면에 남아 있다. 

나사는 총 6번의 달 착륙 미션동안 총 809개의 쓰레기를 남기고 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쓰레기는 약 200톤에 달하며 여기에는 아폴로가 버리고 간 우주선 부속물과 6개의 성조기도 포함돼 있다.

온라인 매거진 ‘Inhabitat’에 따르면 지구 궤도를 따라 돌고 있는 파편들은 2만1000여 개로 추산된다. 이 파편들은 현재까지 적어도 70번은 서로 충돌해 더 많은 파편을 만들어냈다. 이 파편들이 지구 궤도를 떠나면 달로 이동하게 되거나 더 먼 우주로 향하게 된다.

현재로서 달 표면에 남아있는 물질은 200톤 이상으로 추산된다. 대부분이 지구가 보낸 인공위성에서 떨어져나간 파편들과 달 착륙 미션에서 사용된 물체들이지만 개중에는 특이한 쓰레기들도 있다.

달에는 우주선 파편 등 ‘학술용 쓰레기’뿐 아니라 ‘생체쓰레기’도 발견된다. 손톱은 물론이고 소변, 토사물 등의 배설물이 담긴 96개의 봉투가 발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아폴로 11호 달 착륙 우주인 버즈 올드린(Buzz Aldrin)과 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은 우주선을 가볍게 하기 위해 12켤레의 우주화, 카메라 장비 등 불필요한 물건들을 내버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올리브 나무 잔가지 혹은 미국 정치인들과 나사 임원들 그리고 외국 수상들의 메시지가 적힌 실리콘 디스크까지 발견됐다는 점이다.

아폴로 14호 선장인 앨런 셰퍼드(Alan B. Shepard Jr)가 버리고 간 골프공, 제임스 어윈(James Irwin)의 초상화도 발견됐다.

앞으로 달에 착륙할 사람들은 제임스 어윈과 데이브 스콧(Dave Scott)의 자필 서명이 적힌 2달러 지폐 100장을 발견할 수도 있다.

아폴로 15호 우주인들은 당시 1만7000달러(오늘날 10만7000달러에 달하며 유로로는 8만7000유로에 해당)를 받았고, 제임스 어윈과 데이브 스콧은 최초로 달에 다녀온 지폐라는 것을 내걸고 지구로 들고 와 경매에 부치려고 했으나 안타깝게도 이를 잊어버린 채 달에 두고 온 것.

1957년애 10개 이하였던 우주쓰레기가 2018년 약 2000배되는 2만개 이상으로 치닫자 우주공학자들은 고열을 이용해 우주쓰레기를 태우거나 압축하는 방안, 위성이 수명이 다 되면 완전 분해에 가깝게 자체 파괴되도록 하는 방법, 지상에서 우주쓰레기에 레이저를 발사해 경로를 바꾼 뒤 지구로 떨어지도록 해 대기권에서 태워버리는 방법 등을 연구 중이다.

또 우주쓰레기 수거용 위성을 발사해 거대한 그물로 수거하는 방안 등을 연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서리대학 우주센터가 지난 9월 16일 지구 궤도에서 그물을 이용해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실험에 처음으로 성공하기도 했다. 

이 우주센터는 이번 실험을 위해 '쓰레기 제거'로 이름 붙인 무게 100㎏의 위성을 미국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올해 여름 쏘아 올린 로켓에 실어 보냈다.

실험은 지구에서 거의 200마일(322㎞) 상공의 우주 공간에서 실시됐다. 이 위성이 신발 상자 크기의 실험용 목표물을 버린 뒤 약 7m 거리에서 폭 5m의 그물을 발사해 수거하는 데 성공했다.

구글리엘모 아글리에티 서리대 우주센터 소장은 "위성을 이용해 우주 쓰레기를 낮은 궤도로 끌고 갈 수 있다"며 "그렇게하면 우주 쓰레기가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불타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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