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가 살기로 유명한 안터생태공원 일대가 아파트 주거단지로 개발될 수도 있다.(YTN캡처)2018.10.1/그린포스트코리아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가 살기로 유명한 안터생태공원 일대가 아파트 주거단지로 개발될 수도 있다.(YTN캡처)2018.10.1/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2급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의 서식지로 유명한 경기 광명 소재 ‘안터생태공원’ 일대가 신규 주택공급 후보지로 결정됐다. 생태계 보전을 주장하는 시민·환경단체와 건설을 강행하려는 정부·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 갈등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1일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LH는 내년부터 2023년까지 경기 광명시 하안동 일원에 신도시 격인 ‘하안2지구’를 조성할 예정이다. 규모는 59만3304㎡수준이며, 공급 호수는 5400가구다.

문제는 하안2지구에 안터생태공원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안터생태공원은 국내 유일의 도심 속 습지공원으로 꼽히는 곳이다. 수로에는 흰뺨검둥오리·해오라기 등의 철새들이 찾아오고, 여름철에는 2급 멸종위기생물인 금개구리가 얼굴을 내비치기도 한다.

안터생태공원(광명시 제공)2018.10.1/그린포스트코리아
안터생태공원(광명시 제공)2018.10.1/그린포스트코리아

이에 생태보전을 이유로 하안2지구 조성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 공원은 광명시가 2009년 멸종위기종 보호 등을 이유로 100억원가량의 혈세까지 들여 준공한 곳인데, 그후 10년도 채 안 돼 개발을 허용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다.

광명시 하안1동에 거주하는 박모(30)씨는 “도심 속 습지를 생태보존지구로 지정하고 관리하는 경우는 광명시가 국내에 유일했다”며 “하지만 그것을 파괴하고 아파트를 지으려는 사례도 광명시가 유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안터생태공원은 혈세까지 투입해 조성한 멸종위기 보호종 서식지”라면서 “그 일대에 5400가구가 살 수 있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옳지도, 어울리지도 않는 일”이라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안터생태공원의 현재 모습은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들이 조용한 환경 속에서 서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곳에 방문한 차량이 인근의 광명시 실내체육관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국토부는 환경영향평가가 현재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지역사회 여론 수렴과 관계부처와의 협의 등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 관계기관 협의, 주민설명회 등의 절차가 많이 남아 있다”면서 “각각의 결과가 나오면 타당성 있는 부분들은 반영하되 그렇지 않은 부분들은 수정함으로써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시민들의 요청이 있다면 공청회를 거치게 될 수도 있다”며 “이밖에도 중앙도시계획이나 관련 심의회까지 거쳐야만 최종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므로 현재로선 부지의 적절성 여부를 말하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하안2지구 후보지(국토부 제공)2018.10.1/그린포스트코리아
하안2지구 후보지(국토부 제공)2018.10.1/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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