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반도 상륙한 태풍 ’솔릭‘ 유일
제트기류 상층골 영향으로 진로 꺾여

천리안 위성 태풍 영상. (기상청 제공) 2018.9.28/그린포스트코리아
천리안 위성의 태풍 짜미 영상. (기상청 제공) 2018.9.28/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올해 한반도는 폭염 역사를 새로 쓰면서 태풍 상륙을 은근히 바라는 사람들도 많았다. 바람과는 달리 태풍은 폭염이 끝나갈 8월 말쯤 우리나라에 상륙했다. 올해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은 제19호 ‘솔릭’이 유일하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24호 태풍 '짜미'는 일본 오키나와 남쪽 약 460㎞ 부근 해상을 통과했다. 한반도 상륙 여부가 관심을 모았던 강한 중형급 태풍 짜미는 다음 달 1일 일본 도쿄 북서쪽 약 200㎞ 부근 육상에 상륙할 것으로 예측된다. 짜미는 일본을 관통해 러시아 사할린 동쪽 해상으로 향할 전망이다.

2002년 ‘루사’, 2003년 ‘매미’ 등의 기억이 있는 우리나라지만 내륙까지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2015년과 지난해 상륙한 태풍은 하나도 없었다. 2016년과 올해도 1개에 불과하다.

태풍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달 초 일본에 큰 피해를 입힌 태풍 ‘제비’와 일본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짜미’처럼 대부분 일본으로 향했다. 제12호 ‘종다리’와 제20호 ‘시마론’ 등도 일본을 관통했다. 일본은 지난달 말 ‘시마론’에 이어 이달 초 ‘제비’에 잇따라 피해를 입었다.

정상두 국가태풍센터 예보관은 “추운 곳과 더운 곳의 경계에 제트기류가 있는데 가을이라 많이 내려와 있는 상태”라면서 “태풍이 올라오는 시점에 제트기류 상층골의 영향을 받은 태풍이 일본 쪽으로 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년간 우리나라에 상륙한 태풍은 2016년 차바와 올해 솔릭으로 2개다. (기상청 제공) 2018.9.28/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5년간 우리나라에 상륙한 태풍은 2016년 차바와 올해 솔릭으로 2개다. (기상청 제공) 2018.9.28/그린포스트코리아

태풍 짜미가 타이완 동쪽 오키나와 부근에서 동쪽으로 방향을 튼 것도 제트기류 상층골 때문이다. 정 예보관에 따르면 날씨가 더운 여름에도 태풍이 한반도를 피해간 이유는 제트기류의 사행과 중위도 기압계 등의 영향 때문이다. 여름 동안 우리나라를 덮고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을 따라 올라오던 태풍이 사행하는 제트기류의 상층골을 타고 동쪽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정 예보관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오던 태풍은 중위도 북쪽으로 올라오면 제트기류 영향을 받는다”며 “대만이나 오키나와 부근에서 상층 제트 영향을 받아 일본으로 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왼쪽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는 태풍 특성이 우리나라보다는 일본에 더 큰 피해를 주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고기압의 확장과 수축 정도에 따라 태풍 영향을 받는 정도가 다르다. 남북으로 늘어져 있어서다. 태풍은 고기압이 확장하면 서쪽, 축소하면 동쪽으로 향한다. 동서로 늘어진 일본이 두 경우 모두 영향을 받는 이유다.

육상 상륙 태풍이 적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태풍의 안전지대라고 하기는 어렵다. 기상청 통계를 보면 올해를 포함해 지난 5년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2014년 23개 중 4개, 2015년 27개 중 4개, 2016년 26개 중 2개, 2017년 27개 중 3개다. 육상뿐 아니라 영해까지 포함하면 영향을 준 태풍은 지난 30년 동안 연평균 3.1개였다. 최근 10년으로 좁히면 2.5개로 제주도 남쪽 먼바다나 남해 동부 먼바다에 주로 영향을 끼쳤다.

앞으로 남은 3개월 동안 태풍이 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10월 0.1개가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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