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대신 '혼자' 택한 사람들의 추석나기
'귀향' 대신 '혼자' 택한 사람들의 추석나기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8.09.2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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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정체·잔소리 피해 여유로운 휴식… 공부·업무하는 사람도 많아
민족의 대명절 추석 연휴에도 사람들로 붐비는 서울 홍대 거리의 모습. (서창완 기자) 2018.9.25/그린포스트코리아
민족의 대명절 추석 연휴에도 사람들로 붐비는 서울 홍대 거리의 모습. (서창완 기자) 2018.9.25/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고향을 찾는 사람들로 바쁜 추석 연휴, 젊음의 거리라 불리는 서울 번화가들은 여전히 붐볐다. 밥집 등도 추석 당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문을 열고 영업을 이어갔다.

귀향 대신 혼자 보내는 연휴를 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아르바이트 O2O 플랫폼 알바콜이 ‘추석 나기 계획’에 대해 총 110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53%가 "귀향 의사가 없다"고 대답했다. 명절에 고향을 찾겠다고 응답한 비중은 47%였다. 귀향하지 않는 이유는 ‘(시골, 고향에)만나러 갈 친지가 없어서’가 23%로 1위에 꼽혔다. 이어 ‘잔소리, 스트레스가 예상돼서’(20%)였다.

명절에도 고향에 가지 않고 연휴를 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서울 번화가 신촌, 홍대, 합정 등지에서 만난 젊은이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귀향 대신 혼자만의 시간을 택했다.

◇연휴가 뭔가요? 공부 택한 까공족들

연휴 기간 붐비는 홍대의 한 스터디 카페. (서창완 기자) 2018.9.25/그린포스트코리아
연휴 기간 붐비는 홍대의 한 스터디 카페. (서창완 기자) 2018.9.25/그린포스트코리아

25일 홍대의 한 스터디 카페는 연휴에도 공부나 업무를 택한 사람들로 빈자리가 없었다. 40~50석 남짓한 규모의 카페는 대부분 20~30대 연령층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사람들은 노트북 모니터나 책을 보면서 공부를 하거나 밀린 작업에 열중했다.

서울 망원동에 거주하는 김모(33)씨는 고향 대구에 내려가는 대신 스터디 카페를 택했다. 취업 준비생 신분으로 연휴 때 쉬는 게 부담돼서다. 연휴를 맞아 일본 여행을 떠난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은 취업이 되지 않는 현실을 생각하며 억눌렀다.

김씨는 “매번 설이나 추석에 내려갔지만 이번에 모처럼 남게 됐다”며 “연휴 기간 공부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생각을 정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직장인 최철진(32)씨는 “연휴라도 맘 편히 쉴 수 없는 게 회사원의 고충인 것 같다”며 “복귀해서 업무가 밀리지 않도록 조금씩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터디 카페 관계자는 “주로 20~30대 직장인들이 종일권을 끊어 놓고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영업을 쉬는 카페들이 많아서인지 평소보다 손님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명절은 맘 편히… 집에서 요양하거나 가볍게 한잔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는 연휴 기간의 홍대 지하철역. (서창완 기자) 2018.9.25/그린포스트코리아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는 연휴 기간의 홍대 지하철역. (서창완 기자) 2018.9.25/그린포스트코리아

집에서 요양을 택한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영화나 드라마를 몰아 보거나 온라인 게임 등을 즐기며 직장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날렸다. 외출해서도 친구와 식사를 하거나 가벼운 쇼핑을 하는 정도로 거창한 계획 대신 소박함을 택했다.

방화동에 거주하는 우성현(35·가명)씨는 집에 남아 보고 싶었던 영화들을 몰아 봤다. 추석을 맞아 극장가에 걸린 영화보다는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는 것을 택했다.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에 우씨는 “본가가 서울이라 추석 하루 잠시 차례만 지냈는데 결혼하라는 잔소리를 지겹게 들었다”며 “식사만 하고 집에 가서 씻고 누워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사무직인 박모(28)씨는 추석 전 주말에 고향 광주에 미리 다녀왔다. 박씨는 “추석 때 차 막히는 게 싫어서 부모님을 뵙고 왔다”며 “연휴 내내 집에서 종일 게임만 하다 잠시 나왔다”고 말했다. 박씨는 친구와 만나 식사를 한 뒤 쇼핑을 하고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가벼운 술자리를 즐기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울산이 고향인 권종현(29·가명)씨는 “평소 자주 만나지 못하던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났다”면서 “평소 만나기 힘든 친구들이라 술자리가 뜻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명절에 내려가 봐야 다이어트나 연봉 얘기 등을 들어야 하는 게 싫다”면서 “교통정체도 피할 겸 연휴 끝난 다음 내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eotive@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