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xabay 제공) 2018.09.23/그린포스트코리아
인절미. (Pixabay 제공) 2018.09.23/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홍민영 기자] “칠월 칠석에 수단이요 팔월 가위 오려 송편 구월구일 국화떡이라 떡사오 떡사오 떡사려오 시월 상달 무시루떡 동지달 동지날 새알시미 섣달에는 골무떡이라 떡사오 떡사오 떡사려오.”

민요 ‘떡타령’의 일부다. 가사처럼 떡은 우리 민족의 세시풍속와 명절의 정서를 반영한 음식이다. 특정한 날에 만들어 먹는 별미이기 때문이다. 옛 조상들은 떡타령에 그런 정서를 담아 불렀다.

지역에 따라 종류를 나눈 떡타령도 있다.

“산중 사람은 칡뿌리떡, 해변 사람은 파래떡, 제주 사람은 감자떡, 황해도 사람은 서숙떡, 경상도 사람은 기정떡, 전라도 사람은 무지떡.”

한반도가 비록 좁다고는 하지만 지역마다 다른 개성이 넘친다. 떡도 마찬가지다. 

(Pixabay 제공) 2018.09.23/그린포스트코리아
경단. (Pixabay 제공) 2018.09.23/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과 경기도

김포‧평택‧여주평야의 쌀‧수수로 다양한 떡이 발달했다. 서울에는 여름에 먹는 와거병(萵苣餠)이 있다. 쌀가루에 상추잎을 뜯어 넣어 거피팥고물을 얹어 찌는 것으로 상추시루떡이라고도 한다.

여주에서는 여주산병, 강화도에서는 강화근대떡, 강화보리개떡, 백령도에서는 굴을 넣어 백령도김치떡을 만들어 먹었다.

◇충청도

충청도는 논산평야‧미호평야‧충주평야 등 곡창지대로 일찌감치 떡이 발달했다. 특히 호박떡, 호박송편, 사과버무리떡이 유명한데 이는 사과와 늙은 호박이 특산물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멥쌀가루에 막걸리와 물을 넣어 찌는 막편, 대추앙금과 막걸리를 넣는 약편, 쇠머리떡, 해장떡 등이 유명하다. 해장떡은 뱃사람들이 뜨끈한 해장국과 곁들여 먹은 것으로 손바닥만 한 인절미에 팥고물을 버무린 모양새다.

◇강원도

평야가 적은 강원도에서는 쌀보다는 메밀‧감자‧옥수수‧조‧수수 등의 잡곡과 도토리‧상수리‧칡뿌리 등을 이용한 떡이 발달했다.

특히 쫄깃한 식감이 특징인 감자떡, 감자녹말송편, 감자뭉생이(감자범벅) 등이 유명하다. 옥수수로는 옥수수설기, 옥수수보리개떡, 옥수수칡잎떡 등을 만들어 먹었다.

강원도의 대표음식 중 하나인 메밀전병은 얇게 지진 메밀과 매운 김치로 만든 소의 조합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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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떡과 인절미. 떡은 한 끼 식사 대용으로도 그만이다. (홍민영 기자 촬영) 2018.09.23/그린포스트코리아

◇전라도

한반도 최대의 곡창지대인 전라도에서는 쌀떡에 다양한 특산물을 결합한 독특한 떡들이 있다. 덕유산, 지리산에서 나는 약초와 버섯이 들어간 구기자약떡, 복령떡, 모시송편, 모시떡 등이다.

조선시대에 지역 특산물로 감을 진상했는데, 그 귀한 감을 넣어 만든 감시리떡, 감고지떡, 감인전밀, 감단자 등도 유명하다.

이 중 감시리떡은 감 껍질을 말려 가루로 만든 다음 멥쌀가루를 섞어 거피팥고물에 찌는 방식으로 만들어 특유의 맛을 낸다.

◇경상도

경상도는 지역 특산품인 감‧대추‧밤 등의 과실을 이용해 만든 떡이 대표적이다. 사천의 감단자, 상주 설기떡, 밀양 곶감화전, 남해 유자잎인절미, 거창 송편, 망개떡 등이다. 

거창 송편은 떡 사이에 모시잎이나 망개잎을 넣어 찌는데 망개잎은 항균기능이 있어 방부제 역할을 한다.

경남 합천, 경북 고령의 결명자 가루로 만든 떡은 전국적으로도 보기 드문 형태다.

◇제주도

화산암으로 논농사를 짓기 어려웠던 제주에서는 밭벼, 차조, 보리, 메밀, 감자, 고구마 등을 이용한 떡이 발달했다. 제주에서는 차조를 ‘오메기’라 하는데 이를 이용해 좁쌀시루떡, 차좁쌀떡, 오메기떡 등을 만들어 먹었다.

특히 오메기떡은 차조 가루를 둥글게 빚은 다음 가운데 구멍을 낸 구멍 모양의 떡으로 최근 제주 특산물로 재해석되고 있다.

메밀가루를 얇게 부친 다음 양념한 무채를 넣어 먹는 빙떡도 유명하다. 

그 외에도 술을 넣어 발효시킨 밀가루 반죽에 팥, 깨, 고기 등을 넣어 찐 상애떡 등이 있다.

(Pixabay 제공) 2018.09.23/그린포스트코리아
오색경단. (Pixabay 제공) 2018.09.23/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북한에는 어떤 떡이 있을까.

◇경기도 

경기도 중에서도 특히 개성에서는 상업이 발달해 독특한 떡이 많이 만들어졌다.

조청에 재운 후 잣가루를 뿌려 먹는 개성경단이 특히 유명하며 꿀과 생강을 달인 물에 삼색경단을 넣어 먹는 삼색물경단도 별미다.

개성조랭이떡, 우메기, 개성주악도 이름이 잘 알려져 있다.

◇황해도

연백‧신천‧재령‧안악 등에서 질 좋은 쌀이 많이 생산됐고, 밭농사도 성행했다. 이에 따라 곡물 중심의 떡이 많이 발전했다.

황해도의 떡은 소박하며 크고 넉넉한 것이 특징이며 혼인인절미, 잡고부치기, 수수무살이, 수제비떡, 장떡 등이 있다.

특히 혼인인절미는 혼인할 때 많이 만들어 먹었는데, 연백군 연안 지방의 기름진 찹쌀로 만들었다. 연안 찹쌀은 무척 질이 좋아 맛있는 떡이 만들어졌다.

◇평안도

비교적 논이 적은 평안도에서는 2년 3작의 밭농사로 밀과 조를 많이 생산했다. 고원지대에서는 화전을 통해 조‧옥수수‧대두‧감자 등이 생산됐다.

이에 따라 쌀과 잡곡을 이용한 소박한 떡이 발달했는데 단오 때 먹는 송기절편, 송기개피떡이 유명하고 강냉이골무떡, 뽕떡, 놋티, 골미떡 등도 별미다.

독특한 이름의 뽕떡은 익반죽한 멥쌀가루를 갸름하게 빚어 양쪽에 뽕잎을 붙여 찐다. 잘 상하지 않아 여름에 주로 먹었다.

◇함경도

함경도는 산세가 험하고 기후가 한랭해 논보다는 밭과 화전이 많았다. 따라서 떡도 조, 콩, 감자, 귀리 등 잡곡을 이용한 질박한 것이 많았다.

대표적인 떡으로는 혼례시 먹는 달떡, 단오날 먹는 구절떡, 괴명떡, 감자찰떡, 가랍떡, 콩떡, 깻잎떡, 귀리절편 등이 있다.

괴명떡은 찹쌀가루를 참기름과 함께 지져 만드는 떡이다. 소를 넣지 않고 찹쌀가루와 소금만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쉴 걱정이 덜하다. 참기름에 바르거나 꿀을 찍어 먹는다.

hmy1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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