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유럽에서 맛볼 수 있는 가을 축제·전통음식

2018.9.24/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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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추석은 가득 찬 달만큼이나 풍성한 수확을 즐길 수 있는 날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을 만큼 추석은 우리나라 3대 명절 중 ‘으뜸’으로 꼽힌다. 음력 8월 15일 추석날에는 한해 농사가 다 마무리된 때여서 다른 때보다 풍성한 요리를 맛보며 신선처럼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추석 때마다 햅쌀로 송편을 빚어 먹는다. 화양적, 누름적, 토란국 등의 차례음식으로 조상에게 예를 표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어떤 음식으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할까. 여문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가을을 맞아 러시아와 유럽에서 맛볼 수 있는 전통음식 및 가을 축제를 소개해본다.

(유튜브채널 '아내의 식탁' 캡처)2018.9.24/그린포스트코리아
(유튜브채널 '아내의 식탁' 캡처)2018.9.24/그린포스트코리아

◇ 러시아 조상의 넋을 기리는 '성 드미트리 토요일' (St. Dimitri’s Day)

해외의 전통 축제(명절) 중 우리나라 추석과 유사한 것으로 러시아의 ‘성 드미트리 토요일’이 있다. 이는 11월 9일 직전의 토요일에 가족끼리 모여 조상에 대한 추모의 시간을 갖는 민족 명절로, 햇곡식과 햇과일로 만든 음식을 주로 먹는다. 특히 햇곡식으로 만든 보드카를 나눠 먹는 모습은 찹쌀로 빚은 우리나라 전통주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나라 ‘고수레’와 유사한 풍습도 있어서 햇곡식을 새들에게 모이로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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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22/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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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드미트리 토요일 성당의 모습.2018.9.22/그린포스트코리아
'성 드미트리 토요일'날, 성당에서 조상의 넋을 기리는 모습.2018.9.22/그린포스트코리아

조상에 대한 예를 빼놓지 않는 우리나라 추석과 달리 유럽권에서는 가톨릭 성인이나 전사자들의 넋을 기리며 명절을 보낸다. 지역 문화가 발달한 탓에 공통된 민족 명절 음식보다는 지역 특산물로 만든 음식 혹은 디저트를 주로 나눠 먹는다.

◇ 프랑스 모든 성인을 기리는 날, '투생'(Toussaint)

대표적인 프랑스 가을 전통 축제는 가톨릭 축일인 ‘투생’(Toussaint)이 있다. 투생은 ‘모든’을 뜻하는 단어인 tous와 ‘성인’을 의미하는 saint이 합쳐진 말로, ‘모든 성인의 날’을 뜻한다.

11월 1일인 이날 프랑스에서는 사람들이 고인의 묘소를 찾아가 꽃을 두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인이나 정치가 등의 위인이나 전사자들의 묘지를 주로 찾아간다. 특히 파리의 대형 공동묘지인 페르 라세즈, 몽마르트, 몽파르나스 등에 안치된 유명인사들의 묘 주변에는 다량의 꽃다발이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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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송편처럼 프랑스 사람들이 ‘투생’기간에 특별히 찾는 전통음식은 없지만 가을에 거두어들인 사과와 배로 만든 타르트를 주로 먹는다. ‘딱또따땅’(la tarte au tatin)은 익힌 사과를 넣은 타르트로, 구운 파이를 뒤집어 내놓는 것이 특징이다. 가을 식탁에 자주 오르는 또다른 음식으로는 버섯을 넣은 ‘크레프’(les Crêpes)도 있다. 9월은 버섯의 달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종류의 버섯을 수확할 수 있어 계란과 햄 등으로 채운 크레프를 많이 먹는다.

딱또따땅.2018.9.24/그린포스트코리아
딱또따땅.2018.9.24/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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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크레프.2018.9.24/그린포스트코리아

◇독일의 추수감사절, ‘에은테단크페스트’(Erntedankfest)

독일에서 가을을 보내는 전통 축제로는 ‘에은테단크페스트’(Erntedankfest)가 있다. 이날 사람들은 각 지역 특산물인 밀이나 감자, 꿀, 와인, 맥주 등을 마련해 추수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전한다. 오스트리아에서 유래되어 유럽 전역에서 대중적으로 퍼진 요리인 비너 슈니첼을 주로 먹는다. 이는 송아지고기의 안심 부위 등을 부드럽게 다진 다음 밀가루, 빵가루, 계란물을 뭍여 기름에 튀긴 슈니첼에 레몬 즙을 뿌려 먹는 요리로, 돈가스와 비슷한 식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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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니첼.2018.9.24/그린포스트코리아
비너 슈니첼.2018.9.24/그린포스트코리아

◇미식의 나라 이탈리아 가을축제 ‘파이카스타그나치오’(Castagnaccio) & '모르타델라 생햄 축제'(festa della mortadella)

부유했던 로마제국의 후손인 만큼 이탈리아에는 우리나라 추석처럼 거두어들인 수확에 감사를 표하는 명절은 없지만 도시국가였던 만큼 가을마다 각 지역에서 특색있는 요리 축제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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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나주에서는 밤 채집이 끝나는 시기인 가을과 겨울에 ‘파이카스타그나치오’(Castagnaccio)축제가 열린다. 파이카스타그나치는 밤(Castagna)으로 만든 파이로, 이탈리아 토스카나주의 전통 파이다. 팬에 빵을 구워서 만들기 때문에 딱딱해 보이지만 호두파이처럼 부드러운 식감이다. 토스카나 주 외에도 에밀리아로마냐주, 피에몬테주, 리구리아주 등지에서도 널리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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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가을 요리 축제로는 볼로냐의 특산물인 '모르타델라 생햄 축제'가 있다. 모르타델라는 곱게 다진 돼지고기에 깍둑 썬 돼지기름, 후추 등 향신료, 그리고 피스타치오 등을 섞어 만든 소시지다. 주로 와인, 치즈와 곁들여 식전에 ‘아페리티보’(전채요리)로 먹는다.

◇스위스, 루가노 '야외 가을 페스티벌'(The Autumn Festival in Lugano) & 아스코나 군밤축제 (Castagnatas festival)

스위스에서도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지역 특산물 축제가 있다. 우선 티치노 주의 주도인 루가노에서는 길거리를 가득 메우는 대규모의 '야외 가을 페스티벌'이 10월 첫번째 주말에 개최된다. 이 페스티벌은 포도 수확 축제의 일환으로, 루가노 지역 특산물을 맛볼 수 있다. 주로 옥수수 가루로 만든 요리인 폴렌타(Polenta)를 스튜에 곁들여 먹거나 구운 돼지고기와 리조또, 미네스트로네 수프, 뇨끼, 모르타델라 햄 등을 먹는다. 여기에 티치노 주를 대표하는 메를로 와인과 민속 음악까지 더해 스위스에 찾아온 가을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미식 축제다.

2018.9.24/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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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치노 주의 또다른 가을 축제로는 아스코나(Ascona)에서 열리는 군밤 축제(Castagnatas festival)가 있다. 이 축제는 10월 내내 진행되며 스위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축제 중 하나이다. 축제기간 동안에는 다양한 종류의 군밤과 함께 마멀레이드, 꿀, 케이크, 아이스크림 등 밤과 관련된 디저트와 요리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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