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건조기, 화장실 내 세균 확산시킨다
손 건조기, 화장실 내 세균 확산시킨다
  • 권오경 기자
  • 승인 2018.09.13 15: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국 리즈대 연구진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퍼뜨려"
종이타올 이용할 때보다 5배 세균 번식
손 건조기가 박테리아 균의 번식을 확산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권오경 기자)2018.9.13/그린포스트코리아
손 건조기가 박테리아 균의 번식을 확산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권오경 기자)2018.9.13/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손 건조기가 박테리아 균의 번식을 확산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잉글랜드 웨스트요크셔주(州) 소재 리즈대학교 연구진이 영국 리즈 병원과 프랑스의 생앙투안 병원, 이탈리아 우디네 병원 등 3곳을 대상으로 손 건조기의 위생상태 및 영향을 조사한 결과 화장실 내에서 검출된 박테리아 균이 종이타올을 사용할 때보다 5배 많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12주에 걸쳐 화장실에서 종이 타올을 사용할 때와 손 건조기를 사용할 때의 박테리아 감염 수준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조사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특히 손 건조기와 근접한 화장실 세면대, 바닥, 벽면 등 곳곳에서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등 박테리아 균이 검출됐다. 이 박테리아 균들은 패혈증·폐렴·위장염 등의 심각한 질병을 초래할 수 있는 균들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손 건조기 사용이 특히 면역력이 약한 환자에게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마크 윌콕스 리즈대 의학미생물학 교수는 "화장실 이용자 중 몇몇이 손 세척을 제대로 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세균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손 건조기로 물기를 말리면 박테리아 균 확산을 촉진하게 되고, 화장실 곳곳으로 세균이 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윌콕스 교수는 "반면 종이타월을 사용하면 손에 남아 있는 세균이 종이로 흡수된다. 사용한 종이타올을 잘만 처리하면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보건부는 이미 병원 병동 화장실 내 손 건조기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연구진들은 부득이하게 손 건조기를 사용할 때는 가급적 손 세척을 완벽히 하라고 조언했다. 종이 타올을 사용하게 될 때 발생하는 환경적인 문제들과 손수건으로 손에 묻은 물기를 닦을 때 생길 수 있는 위생상의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손 건조기 사용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국내에서도 손 건조기의 위생관리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 돼왔다. 2013년 한 전문가가 무작위로 서울시내 공중화장실 10곳의 손 건조기 필터 부분을 확인한 결과, 평균 변기 오염도인 1500RLU보다 높은 2000~4500RLU까지 나온 바 있다. 특히나 필터부분에는 검은 먼지가 가득했다. RLU(Relatice Light Unit)는 오염도 측정 단위로, 그 수치가 클수록 오염도가 높다는 것을 뜻한다.

손 건조기가 박테리아 균의 번식을 확산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자료사진)2018.9.13/그린포스트코리아
손 건조기가 박테리아 균의 번식을 확산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자료사진)2018.9.13/그린포스트코리아

이처럼 손 건조기 위생관리가 불량하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도 위생상태 개선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몇몇 지자체에서 관리 요령사항을 전달하고 있기는 하나, 손 건조기 위생관리는 전적으로 화장실 관리자의 자율과 책임에 따라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서 손 건조기에 대해 공통으로 적용되는 오염도 허용 기준 수치나 청결 유지 및 관리 보고 등의 구체적인 의무사항은 없는 상태다.

서울시 생활보건과 관계자는 “손 건조기 위생관리같은 경우 법적으로 정해진 준수사항도 없고 담당부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식에 따라 관리가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손 건조기를 제조하는 업체 관계자는 “제품 브랜드마다 다르겠지만 필터를 일반인이 분리해서 교체하거나 씻어내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 “필터분리가 쉬운 제품의 경우도 딱히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고 일반적으로 월마다 교체 혹은 세척하기를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oma2017@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