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 발버둥이 예술작품?'...무브 "학대는 예술 아냐"
'닭의 발버둥이 예술작품?'...무브 "학대는 예술 아냐"
  • 권오경 기자
  • 승인 2018.09.1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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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소 화백의 퍼포먼스는 동물을 도구화한 동물학대행위”(무브 제공)2018.9.12/그린포스트코리아
“이강소 화백의 퍼포먼스는 동물을 도구화한 동물학대행위”(무브 제공)2018.9.12/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이강소 화백의 퍼포먼스는 동물을 도구화한 동물학대행위다. 갤러리현대는 동물학대 전시 중단하라!”

동물권 단체 무브(MOVE)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재 갤러리현대 앞에서 두 번째 기습 시위를 열고 이강소 화백의 퍼포먼스 ‘무제 75031’를 강력 규탄했다. 이 화백이 퍼포먼스 과정에서 전시장에 닭을 오랜시간 묶어두고 방치했기 때문이다.

동물권단체 무브는 앞서 지난 8일 이강소 화백의 작품을 전시한 갤러리 현대측에 전시 중단을 요구하는 기습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들은 “이강소 화백의 퍼포먼스는 살아있는 동물을 도구화했을 뿐 아니라 동물학대 행위로까지 이어졌다”면서 “더 이상 이와 같은 퍼포먼스를 반복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또 “비윤리적인 작품을 비판 없이 전시하고 오히려 이강소 작가에게 퍼포먼스용 닭을 제공해주는 등 퍼포먼스에 일조한 갤러리 현대에 강력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무브에 따르면 무제 ‘75031’ 퍼포먼스는 전시장 바닥 한가운데에 말뚝을 세워 주위에 회분을 깔아 놓고, 말뚝에 발이 묶인 닭이 바닥에 회분으로 발자국을 남기도록 방치했다.

무브의 한 활동가는 “닭이 묶여 있어야 했던 환경은 석회가루 범벅이 되었으며 묶인 닭은 깨끗한 물과 먹이를 제공받지 못하는 듯 보였다”면서 “이 화백의 퍼포먼스는 닭의 생태적인 조건을 배려하지 않은 엄연한 동물 학대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다른 활동가는 “살아있는 동물을 착취하며 수차례 닭 퍼포먼스를 반복했던 이강소 작가의 행태를 비판한다”면서 “예술이라는 명목 하에 학대받고 죽어가는 동물들의 현실이 조명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무브는 “수차례 동물학대 논란이 있었던 작품임에도 전시를 추진한 현대갤러리의 생명윤리 의식 수준이 실망스럽다”면서 “이번 전시는 시대착오적이고 후진적인 전시”라고 지적했다.

이들에 따르면 그간 이강소 작가의 퍼포먼스에 이용된 닭들은 단단한 타일 바닥, 밥그릇, 발을 묶은 기둥이 전부인 닭의 습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학대적인 환경에 3일간 강제적으로 묶여있어야 했다. 이 비좁은 공간에 방치된 닭들은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며 예술의 희생양이 됐다.

기습 시위에 대한 갤러리 현대 직원들의 태도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들은 “(갤러리현대)직원들은 비폭력 시위를 진행하던 활동가들의 얼굴을 강제로 드러내 불법 촬영고, 활동가들이 건물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갤러리 문을 잠그는 등 문제적인 대응을 보였다”면서 “수차례 시위자들을 향해 고소하겠다는 협박을 하며 윽박도 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약자의 자유를 노골적으로 억압하는 표현의 자유는 예술이 아니라 폭력이다. 닭이 남긴 발자국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더라도 이 작품의 본질은 다리에서 줄을 끊어내기 위한 닭의 몸부림 흔적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roma2017@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