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지나자 겉은 '멀쩡' 이질감 '살짝'
종이맛 “난다”vs“안 난다” 호불호 갈려

 
머그잔에 종이 빨대가 들어 있는 모습. (서창완 기자) 2018.9.12/그린포스트코리아
머그잔에 종이 빨대가 들어 있는 모습. (서창완 기자) 2018.9.12/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스타벅스는 지난 10일부터 서울·부산·제주 지역 100개 매장에서 종이빨대를 시범 도입했다. 빨대는 ‘일회용컵 단속’ 대상이 아니지만, ‘플라스틱 줄이기’에 동참한다는 취지다. 스타벅스측은 종이빨대가 플라스틱빨대보다 원가가 더 비싸지만 환경을 생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종이빨대를 직접 써보기 위해 지난 12일 서울 중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을 찾았다. 스타벅스에서 매장 음료 픽업대에 있던 플라스틱빨대는 자취를 감췄다. 종이빨대는 얼음 음료를 주문한 고객에게 음료당 1개씩만 제공된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켜 머그잔에 담긴 커피와 종이 빨대를 받아 왔다. 종이 포장지를 벗기자마자 음료 안에 집어넣었다. 종이 빨대가 변화되는 과정을 보기 위해서다.

종이로 만든 만큼 플라스틱빨대와 달리 시간이 지나면 흐물거릴 수 있다는 문제 지적이 많았다. 커피 안에 담궈 놓은 지 두 시간 뒤에 살펴본 결과 겉으로 보기에는 형태를 유지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플라스틱빨대를 쓸 때와 다른 이질감은 느껴졌다. 카페에 앉아 커피 마시는 속도를 고려하면 괜찮은 수준이다. 직접 종이빨대를 경험한 다른 이들은 어떨까.

스타벅스는 매장 내 음료 픽업대에 있던 빨대와 스틱도 없앴다. (서창완 기자) 2018.9.12/그린포스트코리아
스타벅스는 매장 내 음료 픽업대에 있던 빨대와 스틱도 없앴다. (서창완 기자) 2018.9.12/그린포스트코리아

친구와 함께 카페를 찾은 김모(20대)씨는 “환경을 생각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종이 맛이 나는 것 같다”며 “일 하시는 분들도 더 힘들어 보였다”고 답했다. 오렌지맛 음료를 시킨 김씨는 종이빨대로 먹자마자 종이 맛이 느껴져 불편했다고 설명했다.

 

함께 온 노모(20대)씨는 “커피라서 종이 맛은 딱히 안 느껴졌는데, 종이빨대로 먹으니 커피 마시는 행위 자체가 죄스럽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일회용품 대책 시행이 방법적인 면에서 급했던 것 같다”면서 “도입 취지는 이해가지만 우리처럼 플라스틱 컵 이용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빨대를 빼 컵 위에 올려두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직장인 허지은(30)씨는 “처음 써봤는데 물에 담아 두면 빨대가 물렁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빼놨다”면서 “종이맛이 느껴지거나 특별한 이질감이 느껴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허씨는 “플라스틱컵 사용 못 하게 바뀌고 나서도 홀더나 빨대 사용이 마음에 걸렸다”면서 “종이빨대 사용은 좋은 정책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두 시간이 지난 뒤 종이 빨대. 겉으로 보기에 처음과 큰 차이점이 없다. (서창완 기자) 2018.9.12/그린포스트코리아
두 시간이 지난 뒤 종이빨대. 겉으로 보기에 처음과 큰 차이점이 없다. (서창완 기자) 2018.9.12/그린포스트코리아

시범운영 사흘째 현장에서는 고객 반응이 괜찮다는 평가다. 매장 매니저는 “머그잔 정책 등을 시행한 지 꽤 돼서 손님들 인식 많이 바뀐 상태”라면서 “종이빨대도 사용 전부터 물어보는 고객이 꽤 있었다”고 말했다. 분리수거 문제도 플라스틱이 종이로 바뀐 것일 뿐 달라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종이빨대는 두 달의 시범 운영을 거쳐 오는 11월 전국 스타벅스 매장으로 확대된다. 흐물거린다는 지적에 대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시범운영 기간 동안 고객 의견을 최대한 취합해 개선점을 연구하고 검토해 볼 것”이라면서 "플라스틱빨대 대체품을 찾는 과정에서 종이빨대가 가장 좋은 평가를 얻었던 만큼 보완점을 찾아 고객 만족도를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종이빨대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자신했다. 이 관계자는 “시범운영 기간 운영되는 종이 빨대는 미국 FDA 승인 및 국내 식품 안전성 검사를 통과했다”며 “안전성 부분은 가장 신경 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종이빨대 외에도 따듯한 음료에 제공되는 플라스틱십스틱(sip stick)을 나무스틱(wood stick)으로 교체했다. 이 또한 종이 빨대와 마찬가지로 음료를 시킨 고객에게 점원이 직접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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