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환경연구소, 환경 특허 53건·신기술 8건 보유

기후변화, 나쁜 대기질, 물 부족 등 환경문제 해결은 국제사회의 공통된 관심사다. 환경문제는 개인의 삶에도 영향을 주지만, 기업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준다. 많은 기업들이 친환경에 관심을 보인다. 전 세계가 환경을 걱정하는데, 이를 외면하고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을 기대할 수 없어서다.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창간 6주년을 맞아 국내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환경의 가치를 좇고, 무엇을 추구하는지 살펴봤다. [편집자주]

대전 대덕연구단지 소재 한화건설 환경연구소 전경. (한화건설 제공) 2018.8.30/그린포스트코리아
대전 대덕연구단지 소재 한화건설 환경연구소 전경. (한화건설 제공) 2018.8.30/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건설’은 산업폐기물을 쏟아내는 분야다. 건물, 도로, 교량 등을 만들어내는 분야이니만큼 대규모 공사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환경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건설사도 그만큼 책임감을 키워야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 한화건설의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건설사로서는 드물게 환경연구소를 특화해 운영하고 있다. 30년 가까이 운영한 연구소는 한화건설이 환경 분야 강자라고 자부하는 밑천이다.

환경연구소는 1991년 ECO-2000운동 환경기술지원 목적으로 그룹 종합연구소 내 환경기술센터로 출발했다. 청정생산기술 진단 및 컨설팅업무 수행뿐 아니라 첨단 환경기술개발에도 주목했다. 이때 환경부 국책과제로 개발한 한화유로변경형 질소·인 하수고도처리기술(HDF공법)은 1999년 하수분야 최초로 환경부 환경신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2001년 개편된 환경연구소는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환경연구소는 환경산업이 삶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라고 여기면서 강화되는 환경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조용주 환경연구소장은 “한화건설은 미래 환경정책에 대비한 기술 확보를 위해 그동안 분리막을 이용한 첨단 수처리 기술개발 등 체계적인 연구개발을 수행해 왔다”며 “현재 환경 분야 특허 53건과 환경 신기술 8건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부터는 환경 민자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화건설은 파주, 화성 등 국내 10여 개소의 민자하수처리장을 보유하고 있다. 2005년에는 자회사인 에코이앤오를 설립해 처리장 운영관리와 현장 맞춤형 기술개발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현재 토목환경 사업본부에 소속된 환경연구소는 △수처리 분야 선도적 기술역량 확보와 특화 공정 개발 △현장기술지원을 통한 민자하수처리장 운영사업 △환경기초시설의 안정적 운영 기여를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고도정수 처리기술(HTM water system) 적용 실적. (한화건설 제공) 2018.8.30/그린포스트코리아
고도정수 처리기술(HTM water system) 적용 실적. (한화건설 제공) 2018.8.30/그린포스트코리아

한화건설의 분리막 고도정수처리기술(HTM System)은 막여과정수처리로 병원성 미생물을 제거해 수돗물의 품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최근 관심이 높아진 미세플라스틱 제거에도 유리하다. 조 소장은 “이 기술은 한국공학한림원에서 대한민국 100대 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며 “영등포 정수장(2만5000톤/일) 등에 적용돼 막여과 단일 공법으로는 국내 최대 실적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건설은 상수분야에서 역삼투 기반 해수 담수화 기술을 새롭게 추진 중이다. 그동안 지표수가 부족한 중동 일부 국가에 한정되어 추진돼 온 해수담수화는 기후 변화 속에 대체 수자원으로 떠오르는 기술이다. 한화건설은 이 사업에 신규 진출하기 위해 2016~2020년 국책 과제에 참여해 저에너지형 해수담수화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하수처리 분야에서는 분리막을 이용한 MBR(Membrane Bio-Reactor) 공법에 주목해 기술 개발을 해왔다. MBR 공법은 반응조 내 미생물 농도를 높게 유지해 유기물 및 질소·인의 처리효율을 높일 수 있다. 약 0.1㎛ 이하의 매우 작은 분리막이 오염물을 걸러내 고액분리가 뛰어나기도 하다. 별도의 여과·소독설비가 불필요해 기존 처리기술 대비 부지면적도 크게 절감시킬 수 있다.

조 소장은 “환경연구소는 2003년 HS-aMBR을 시작으로, 슬러지의 원천감량을 특징으로 하는 DF-MBR공법을 개발했다”면서 “지난해에는 총인 기준을 모두 만족하는 일체형 고도처리기술 PRO-MBR도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개발한 PRO-MBR은 최근 대두되는 수계 녹조 문제 대비를 위한 신기술이다. 환경연구소는 이 기술로 강화된 하수처리장 방류수질 기준을 맞출 수 있다고 자신한다. 조 소장은 “PRO-MBR은 분리막을 이용한 고액분리를 기반으로 준회분식 혐기 반응을 통해 생물학적 질소·인 제거를 극대화 한 기술”이라며 “총인처리를 위한 이단응집 자동제어기술 등 다양한 수처리 노하우가 집약됐다”고 말했다.

한화건설 해수담수화 연구설비 전경. (한화건설 제공) 2018.8.30/그린포스트코리아
한화건설 해수담수화 연구설비 전경. (한화건설 제공) 2018.8.30/그린포스트코리아

한화건설은 다변화하는 환경시장에 대비해 어떤 계획을 하고 있을까. 조 소장은 ‘물과 에너지 넥서스’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 패러다임은 자원간 상호관계와 특징을 파악해 불필요한 자원의 소비를 줄이고 기술개발로 자원이용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수 분야에서는 이미 개발된 지능형 상수도시스템기술을 기반으로 지능형 통합 물관리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누수에 따른 물 손실, 물의 생산과 수송에 드는 에너지 과다 사용, 시설가동의 효율성 저하 등을 막겠다는 목표다.

하수처리 분야에서는 저에너지 처리공정 및 운영기술 개발 및 하수슬러지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탄소자원화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수처리 관련 토목·기계·전기시설 등 관리 이력 빅데이터화로 이들의 수리·교체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하수도 자산관리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이다. 수처리 기술 개발에 집중된 연구 분야를 확대해 환경 분야 큰 축인 폐기물 에너지화 분야에도 기술력을 축적할 계획이다.

조 소장은 “비전 구체화를 위해 환경연구소는 연계개발(Connect & Development)을 모토로 각 요소기술들이 특화된 중소 환경업체를 발굴해 왔다”며 “공동 기술개발로 시장환경에 대처함은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술 상생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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