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한 책읽기] '고구마'같은 상황에 '사이다'를 쏘는 법
[화목한 책읽기] '고구마'같은 상황에 '사이다'를 쏘는 법
  • 권오경 기자
  • 승인 2018.08.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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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할 말은 좀 하겠습니다'

 

붓다는 "공정심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살피는 마음에서 온다"고 했다. 그러나 '다원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현대사회는 하나의 중심이 사라지고 다양한 관점들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쉽게 가치판단하기 어렵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 했던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세상의 옳고 그름을 살피기 위해 격주 화요일과 목요일 번갈아 '화목한 책읽기' 코너를 운영한다. [편집자주] 

'지금부터 할 말은 좀 하겠습니다' 유키유·오민혜·알에이치코리아·224쪽·2018년8월27일·자기계발
'지금부터 할 말은 좀 하겠습니다' 유키유·오민혜·알에이치코리아·224쪽·2018년8월27일·자기계발

 

이 책의 한 단락 : 고대 병법서에는 ‘대군을 쳐부수려면 약한 부분부터 개별적으로 격파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위압감이 느껴지는 상대를 만나거나 내가 모든 부분에서 그보다 모자란 것 같아 자존감이 무너질때, ‘나와 그의 전부’를 대조하면 안 됩니다. 늘 잘게 쪼개고 쪼개서 ‘1대 1’로 대조하며 하나씩 격파해 나가는 끈기가 필요합니다. 여러분만의 작은 승리를 쟁취하고 활짝 웃어보세요. 이것이 바로 슈퍼 메소드, ‘스몰 스마일’입니다. 그 작은 미소가 당신의 마음을 한결 편안하게 만들어줄겁니다. /2장_무례한 상대로부터 내 마음을 지키는 법, 66p.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폭언과 망언에 심신이 지친 그대들에게 묻고 싶다. 왜 아무말도 못하고 있느냐고. 말의 연속인 일상 속에서 오는 말도 곱고 가는 말도 고우면 참 좋을텐데, 오는 말은 막말인데 가는 말만 곱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방의 위상 때문에, 그것이 갖는 권력이 두려워서 혹은 악화된 관계를 돌이킬 수 없을까봐 전전긍긍하며 ‘관계의 감옥’에 갇힌 채 살아간다. 

지난 3월 진에어 조현민 전 전무는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회의 도중 광고업체 관계자에게 소리를 지르면서 물이 든 유리컵을 던졌고, 조 전 전무 뒤를 이어 그녀의 어머니 일우재단 이명희 전 이사장도 인천 하얏트호텔 공사현장에서 조경 설계업자에게 폭행을 가하며 공사자재를 발로 차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 또 이 전 이사장은 종로구 평창동 자택의 출입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비원에게 전지가위를 던지고, 구기동 도로에서 차량에 물건을 싣지 않았다는 이유로 운전기사에게 폭언도 서슴지 않았다.

한진그룹의 '오너갑질'이 있은 뒤 4개월여 후, 지난 27일 대웅제약 윤재승 전 회장이 직원의 보고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신병자’, ‘미친XX’ 등의 욕설을 쏟아낸 녹취파일이 공개됐다. 2~3년 새 언어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퇴사한 대웅제약 직원은 약 100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부당한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을 향해 이 책은 "‘관계의 감옥’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가려고 애쓰기보다 ‘탈출’하라"고 말한다. 모순 속에서 신변의 안전을 위해 순응하는 우리의 태도는 안타깝게도 오히려 상대방의 위상을 더욱 격상시키고, 동시에 그 권력도 더욱 날카롭게 할 뿐이니, 이제 이 같은 악순환에서 벗어나 "말하고 싶은대로 말할 용기를 가지라"고 전한다.  

◇ 어떻게 하면 무례한 상대에게 예의도 차리고, 관계도 챙기고, 내 인격도 지킬 수 있을까 

저자이자 일본 최고의 정신과 의사인 유키유는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참는 것이 ‘어른’이고 ‘사회생활’이라는 합리화로 화를 삼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인격적으로 대우받을 권리를 쟁취하라”고.

그는 심리 실험과 임상 사례를 토대로 착한 사람이 결국 손해를 보는 까닭을 밝히고 무례한 상대의 공격에 지혜롭게 대처하며 마음을 지킬 수 있는 ‘반격의 화법’을 소개한다.

그는 “가마니 같은 삶에서 탈피해 인격적으로 대우받고 싶다면 ‘반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반격’이 무엇인지를 말하기 전에 가장 큰 걸림돌부터 짚어보자. 문제는 평소 남의 눈 신경 쓰지 않고 악담을 쏟아내는 사람은 대개 말솜씨가 뛰어나거나 사이가 틀어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만큼 우월한 입장에 있는 ‘강자’일 것이라는 점이다.

이 책은 ‘강자에게 대처하는 법’을 몰라 그저 실없이 웃기만 하는 독자들에게 세 가지 전술을 제안한다.

첫째 ‘슬그머니, 재빠르게 살짝’ 상대의 빈틈을 파고드는 반격법. 둘째, ‘살살’ 상대를 구슬려 작은 타격을 입히는 심리전. 셋째,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상대의 공격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게릴라’ 전술.

입 벙긋 못하는 위치에 처한 사람들에게 꼭 맞는 ‘게릴라 반격술’은 반사, 분산, 질문, 연기, 피드백 전술 등 상대의 공격에 지혜롭게 대처하는 29가지 대화법으로 이루어진 기술이다.

무엇보다 이는 상대와의 관계가 틀어질까 봐, 자신이 무례한 사람으로 비칠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을 위해 예의 바르게 할 말을 하면서도 단호하게 선을 그어 마침내 좋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는 현명한 대화법이다.

저자는 강한 적수와 싸우려면 정면으로 부딪혀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적이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때릴 필요도 없다. 평생 평화를 사랑해왔고 싸움에 익숙하지도 않은 사람이 갑자기 강자와 대등하게 맞서 싸우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의 약점을 노려 교란해야 한다고 말한다.

◇ 심리학이 알려주는 반격법과 관계 역전의 기술

‘지금부터 할 말은 좀 하겠습니다’는 대단할 것도 없는 지위와 유려한 말솜씨, 알량한 지식을 무기 삼아 타인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경고 메시지다.

누군가가 우쭐거리며 내뱉는 인격 모독이나 비아냥거림, 도가 지나친 비방을 저항 없이 그대로 수긍하다 보면 나쁜 기분이 더 나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부정의 무한 반복’에 빠지게 된다.

문제는 한번 그런 상황에 빠지면 다시 회복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심리학 기반 다양한 해법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고 관계를 역전시켜, 인격적으로 대우받을 권리를 쟁취하도록 돕는다.

1장에서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밝혀진, 저항하지 않을 때 일어나는 일을 소개한다.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소개한다.

2장에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떨치고 자신감을 끌어올려 예의 바르게 상대를 한 방 먹이는 방법을 다룬다. 공격을 없었던 일로 만드는 피드백, 내 마음대로 펼치는 스몰 스마일 승리법, 허용 범위 설정법, 설득력이 올라가는 한마디 등 다양한 기술을 담았다.

3장에서는 예상 못한 공격과 아차 싶은 순간, 또 거센 기세에 떠밀리고 거의 패배가 확실해 보이는 험난한 공격을 절묘하게 피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전술을 알려준다. 반사, 분산, 질문, 연기, 피드백 등 현실에서 어렵지 않게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4장에서는 정면 공격보다 더욱 강력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게릴라 작전술을 알려주는데, 간단하고도 쉬운 몇 가지 방법만으로도 상대의 공세를 무력화할 수 있다.

5장에서는 다수 대응, 천진난만한 질문술, 더블바인드 마법 등 눈 깜짝할 새 형세를 뒤집는 대화법을 소개한다.

마지막장에서는 성공적인 반격으로 말싸움을 마친 뒤에도 바람직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정신과 의사로서 인간관계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이들과 만나 상담해온 저자는 “책에서 다룬 반격술은 결코 누군가를 쓰러뜨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다만, 독자가 무례한 상대를 그저 참아줌으로써 오히려 ‘공격을 계속 부추기는’ 삶에서 벗어나, ‘사이다’ 같은 속 시원한 반격으로 공격을 예방하고, 보다 인격적으로 대우받는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전한다.

‘아, 그때 왜 아무 말도 못 했지?’ 하며 ‘이불 킥’을 일삼는 사람이라면, ‘더 이상 당하고만 살 수 없어!’라고 굳게 결심한 이라면, 이 책에서 무례한 상대에게 해야 할 말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할 말은 좀 하겠습니다' 유키유·오민혜·알에이치코리아·224쪽·2018년8월27일·자기계발)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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