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찌꺼기로 만들어진 컵세트. (Kaffeeform 제공)
커피찌꺼기로 만들어진 컵세트. (Kaffeeform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황인솔 기자] 일회용품이 바다와 땅을 뒤덮고, 이로 인해 생태계 파괴가 지속적으로 이뤄지자 세계는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케냐는 비닐봉지 사용자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스위스와 캐나다 일부 지역에서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했다. 영국과 미국에서도 면봉, 빨대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금속 등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플라스틱 규제가 시작되자 가장 먼저 시선이 향한 곳은 커피 전문점이다. 매년 커피 소비량이 증가하는 만큼 플라스틱컵, 빨대, 젓개, 뚜껑 등 일회용품 사용량도 나날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8월부터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등 업소에 '일회용품 규제'를 시작했다. 매장 내에서 음료를 제공할 때는 반드시 다회용컵을 사용해야 하고,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환경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간 일회용컵 사용량은 약 260억개, 하루 평균 7000만개가 소비된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수많은 일회용컵이 사용되고 버려지고 있다. 여전히 테이크아웃 음료는 플라스틱컵에 제공되고, 일부 매장에서는 '꼼수'를 부려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시늉만 하기도 한다. 

카페폼을 만드는 반죽 덩어리. (Kaffeeform 제공)
카페폼을 만드는 반죽 덩어리. (Kaffeeform 제공)

이에 플라스틱이라는 재질 자체를 다른 것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 2015년 설립된 독일의 스타트업 '카페폼'(Kaffeeform)은 그중 하나다.

카페폼의 창립자이자 제품디자이너 줄리안 레흐너는 카페에서 쓰고 버려지는 커피찌꺼기들을 보면서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지 고민했다. 그러던 중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커피찌꺼기를 모아 잘 말린 다음 생물이 생산하는 고분자 물질 바이오폴리머와 기름, 목재 등을 섞어 컵을 빚기 시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식기세척기에 세척을 할 수 있고, 반복 사용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생분해성이기 때문에 수명을 다하고 버려지더라도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카페폼에서 사용하는 커피 가루들은 모두 베를린의 카페에서 수거해오고, 지역 단체와 협업해 수작업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도시의 커피찌꺼기 문제를 해결하고, 환경보전에 도움이 되는 컵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까지 해냈다는 것이 카페폼의 자랑이다.

카페폼의 제품 가격은 '에스프레소컵+받침세트'가 15유로(한화 약 1만9000원)다. 일회용품으로 사용하기에는 단가가 높지만 이후 꾸준한 개발을 통해 가격을 낮춰 테이크아웃용컵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인근 카페에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줄리안 레흐너 디자이너는 "우리가 만든 제품은 기본적으로 흙으로 만든 도자기에 가깝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요소가 여럿 담겨 있다"면서 "커피를 좋아하고 자주 마시는 분들이라면 한 잔이라도 환경을 생각하면서 마셔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식음료업계에서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내놨다.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빨대 퇴출과 비닐 포장재 감축을 위해 올해 안에 종이 빨대를 도입해 전국 1180개 매장에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또 아이스 음료의 경우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컵 뚜껑을 도입할 예정이다.

던킨도너츠는 지난 20일부터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컵 '덤블러'를 새롭게 도입했다. 매장 내 빨대 거치대를 없애고, 텀블러 또는 매장 내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카페폼 텀블러. (Kaffeeform 제공)
카페폼 텀블러. (Kaffeefor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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