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89명 북측가족 185명 3일간 11시간 동안 상봉

89명의 남측 이산가족과 동반 가족 197명은 20일 오후 3시 금강산호텔에서 북측 가족 185명과 단체상봉에 들어갔다.(CNN 캡처)/그린포스트코리아
89명의 남측 이산가족과 동반 가족 197명은 20일 오후 3시 금강산호텔에서 북측 가족 185명과 단체상봉에 들어갔다.(CNN 캡처)/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소희 기자] 접수 창구 한켠에는 북측 가족에게 선물할 보따리가 가득했다. 어르신들은 목에는 접수 후 받은 이름표가 소중하게 걸려 있었다. 로비 한 켠에서 연신 선물보따리를 풀었다 쌌다 분주한 박갑일 어르신은 동생들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남동생의 부인과 여동생의 남편 그리고 조카를 만났다. 겨울 내의와 벨트를 선물로 준비했는데 내의 위에는 부부의 사진과 주소가 곱게 붙어 있다. 68년 전 헤어져 생사조차 알 길 없던 큰 형님을, 피난길 잃어버린 네 살 배기 아들을 오랫동안 그리움으로만 꺼내보던 이들의 마음은 다르지 않다. "살아준 것 만으로 고맙다."

89명의 남측 이산가족과 동반 가족 197명은 20일 오후 3시 금강산호텔에서 북측 가족 185명과 단체상봉에 들어갔다.

1회차인 이날부터 3일간 남측가족 89명은 북측가족 185명을 만난다. 이번에 북에 있는 자녀를 만나는 이산가족은 7명이며, 형제·자매와 재회하는 이들이 20여 명이다. 조카를 비롯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3촌 이상의 가족을 만나는 이들도 상당수다. 

속초에서 금강산가지 육로로 이동한 남측 가족은 금강산 호텔과 외금강 호텔에 머물며 가족당 총 6번 정해진 시간에 상봉하며 개별상봉 3시간을 포함 총 11시간 동안 가족들을 만난다.

여든의 김광호 어르신은 68년 전 헤어진 부인과 형님을 만나고, 여든아홉의 황우석 어르신은 세살 때 헤어진 딸을 3일간 만난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북측에서는 185명이 참여했다. 2년 10개월만에 이뤄지는 제21차 이산가족상봉은 이날부터 26일까지 두 회차로 나눠 진행된다

이날 금강산 관광지구 내 온정각에서 점심을 먹은 이산가족들은 오후 3시부터 단체상봉을 하고 있다. 단체상봉 후 남북 이산가족은 휴식 후 북측이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 참여해 함께 저녁을 먹는다.

지난 2015년까지는 둘째날 오전 객실에서 개별상봉을 하고 연회장에 집결해 공동 오찬을 가졌으나, 이동을 최소화하고 오붓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하려고 둘째 날에는 개별상봉과 객실중식, 단체상봉을 연이어 진행한 후 저녁은 따로 먹게 된다. 

셋째 날에는 귀환에 앞서 작별상봉과 공동오찬을 갖는다. 

이산가족들은 사흘간 6차례의 상봉 일정을 모두 마치고 오는 22일 오후 육로로 귀환한다.  

2회차 행사는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 관광지구에서 진행된다. 남측 이산가족 337명은 북측 이산가족을 만나 1회차와 같은 일정을 가지게 된다. 

이산가족 행사장 시설 정비를 위해 '금강산팀'으로 파견된 현대아산 직원 A씨는 "내 평생 이런 뜻깊은 일을 할 수 있어 넘 행복하고 감사하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ya9ball@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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