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흡한 수상레저 안전관리·교육 개선 필요

오랜만에 서핑하기 좋은 파도가 온다는 소식에 밀려온 서퍼들로 포화상태가 된 바다 위 안전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어보인다.(권오경 기자)2018.8.16/그린포스트코리아
오랜만에 서핑하기 좋은 파도가 온다는 소식에 밀려온 서퍼들로 포화상태가 된 바다 위 안전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어보인다.(권오경 기자)2018.8.16/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서핑하기에 적당한 파도라는 소식을 듣고 직장인 이정한(29)씨는 지난 11일 강릉 양양군 기사문 해수욕장을 찾았다가 어이없는 경험을 했다.

보드와 수트를 대여하면 3만원, 강습까지 듣게 되면 1만원이 추가돼 총 4만원을 지불했지만 50명 이상의 강습생이 수강한다는 말에 강습은 결국 취소했다. 옆에서 지켜본 업체의 안전교육과 서핑 실습은 기대와 달리 너무 형식으로 진행됐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이날 기사문 해수욕장은 인파로 부쩍였다. 해수욕 구역과 레저 구역이 나뉘어 있어 좁은 곳에 많은 인원이 몰리며 이씨의 보드와 다른 사람의 머리가 부딪히는 사고도 일어났다. 사고를 당한 박모씨는 두통을 호소하며 "병원에 가야겠다"면서 "병원비를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서핑 특성상 파도가 좋은 시기에 인원은 몰릴 수밖에 없다. 때문에 바다 위 안전관리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적절한 관리가 되지 않아 이날만 해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여러차례 목격됐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보드를 타다가 발생한 사고는 총 45건이다. 대부분이 조종미숙 혹은 무리한 운행 등으로 사고가 났다. 올해 6월까지 집계된 보드 사고는 총 17건이다.

속초해양경찰서 관할 지역인 양양과 고성, 속초, 강릉, 영진에서만 지난해 수상레저 사고는 총 7건 발생했고 올들어서는 8월 현재까지 8건의 사고가 접수됐다. 

보드 이외에 모터보트, 고무보트, 요트, 카약 등으로 인한 사고도 비일비재하다. 지난해 발생한 전체 수상·레저 사고 797건 중 모터보트가 428건(53%)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고무보트(183건), 요트(84건), 카약(33건), 수상오토바이(24건) 사고가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보드를 타다가 넘어질 경우 3m 앞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보드에 생명줄(리쉬)까지 더해지면 그 길이 총 3m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대부분 업체에서 진행하는 안전교육은 채 1시간도 되지 않는 데다가 안전교육보다 보드 이론 교육에 가까운 실정이다.

속초해양경찰서 수상레저담당자는 “교육시간까지 따로 규정을 두지는 않고 있지만 손님들이 바다에 나가기 전 안전 교육을 반드시 실시하라고 전하고 있으며 업체에 사업장을 내줄 때 안전 및 시설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인원이 몰려 생기는 위험에 대해서는 “업체마다 보드 대수만큼 수상레저종합보험을 들게 된다. 따라서 사고로 인해 사망 혹은 부상, 장애를 입은 경우 사업자 수상레저보험으로 보상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실제 이론교육의 경우 강습인원에는 제한이 없으며, 실습교육에 비해 안전교육은 시간이 짧은 데다 내용마저 부실한 상황이다.

양양군 소재 A업체 관계자는 "이론의 경우 강사가 1명당 일일이 짚어준다고 해서 더 잘 알아듣는 건 아니다. 바다에 나가서 하는 실습교육의 경우 수강생 6명 당 1명의 강사가 교육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남용주 강원대 해양스포츠센터 총괄팀장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운영하는 업체나 기관을 통해 반드시 교육을 받아야 하고, 교육과정 역시 좀더 체계화되면 좋을 것 같다"면서 "또한 이용자들은 사전에 해양 특성을 인지해야 하고, 안전수칙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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