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녹색 이슈 : 미세먼지부터 탈원전까지 우리가 알아야할 환경논쟁'

붓다는 "공정심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살피는 마음에서 온다"고 했다. 그러나 '다원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현대사회는 하나의 중심이 사라지고 다양한 관점들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쉽게 가치판단하기 어렵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 했던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세상의 옳고 그름을 살피기 위해 격주 화요일과 목요일 번갈아 '화목한 책읽기' 코너를 운영한다. [편집자주]

 

《오늘도 녹색 이슈 : 미세먼지부터 탈원전까지 우리가 알아야할 환경논쟁 》 김기범·다른·200쪽·2018년7월30일·환경
《오늘도, 녹색 이슈 : 미세먼지부터 탈원전까지 우리가 알아야할 환경논쟁 》 김기범·다른·200쪽·2018년7월30일·환경

 

이 책의 한단락 :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의 영향은 얼마나 될까?  중국이 큰 원인이라면 중국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것일까? 정부에 따르면 중국에서 날아드는 미세먼지의 농도는 연평균 30~50퍼센트, 고농도일 때는 무려 60~80퍼센트로 추정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중국의 책임을 묻기란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선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날아왔다는 과학적 근거를 대는 것이 현재로서는 무척 어렵다고 한다. 정부와 학계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중국의 미세먼지 상황에 대한 자료를 충분히 얻기가 쉽지 않다. 국경을 넘어 오가는 오염 물질, 즉 월경성 오염 물질에 대한 우리나라의 연구 또한 이제 겨우 첫걸음을 뗀 상태다.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환경문제는 지극히 일상적인 문제가 됐다. 지구를 살리는 일이라고 외쳤던 환경보호는 이제 멀리 갈 필요없이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얻기 위한 일로 변했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이런 환경 문제를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과연 환경 문제를 둘러싼 갈등에 관심을 갖고 들여다 보거나 이같은 문제를 극복하게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있을까.

지금 당장 피부로 와닿지 않는 환경문제일지라도 결국은 나비효과가 되어 결국 우리에게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환경은 우리의 ‘건강한 삶’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저자는 무엇이 어떻게, 왜 우리 일상에 위협을 가하는지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 우리가 알아야 할 환경논쟁 15가지

환경 문제 앞에 우리는 한없이 나약할 수밖에 없다. 환경 문제에 관해 밝혀야 할 진실과 풀어야할 오해가 아직 산더미인 데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문제를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러한 논쟁들 중 생태, 환경, 기후 등에 관한 이슈 15가지를 뽑아 일상, 개발과 보존, 기후 변화, 동물과 생태 그리고 자원과 소비에서의 녹색 이슈 등으로 분류해 이야기한다. 4대강 사업에 따른 수질 오염과 녹조 창궐, 심각한 미세먼지, 바다와 강을 점령한 미세 플라스틱, 기후 변화로 일어난 사막화, 날로 심각해지는 원전의 위험성, 공장식 축산의 비극인 구제역과 조류독감, 유전자 변형 식품을 둘러싼 논란 등이다.

일상 속에서 우리를 위협하는 환경문제는 너무나도 많다. 중국발 미세먼지로 우리는 마스크를 끼고 다녀야 했고 중국의 폐비닐 수입중단 선언으로 재활용 대란이 일어나 당장 우리 손에 쥐어진 쓰레기를 어디에 버려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했다. 최악의 폭염으로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고 부산과 경남 사이에서는 식수원 갈등으로 ‘물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피부가 직접 닿는 매트리스에서는 발암물질이, 가습기에서는 독성화학물질이 검출됐다.

저자는 특히 청소년들이 환경관련 이슈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힘썼다. 과연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달아야하는지 말아야하는지, 갯벌이 갖는 가치 등 개발이 가져오는 문제들에 대해 그는 “청소년은 지금의 어른들, 또 지금의 어른들의 어른들, 즉 이전 세대들 때문에 원치 않는 피해를 겪게 될 당사자다. 그러니 교과서가 알려주지 않는 현재의 환경 문제에 대해 더욱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후 변화에서의 ‘녹색 이슈’는 올 여름 무엇보다 뜨거운 감자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서울 열대야 현상이 25일 지속되고 있으며 폭염 일수만해도 27일이다. 한달 내내 폭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계 전문가들은 실제 이러한 기후변화가 계속된다면 2070년에는 여름이 1년 중 절반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저자는 ‘지구를 떠도는 환경 난민’, ‘사고파는 온실가스? 탄소세를 내세요’, ‘신기후체제는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등을 주제로 기후 변화에 대한 논의를 풀어나간다.

동물 및 생태에서의 ‘녹색 이슈’는 동물보호법과 공장식 축산, 멸종위기종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동물보호법’의 모호한 기준을 지적한다. 우리나라 동물보호법 제7조 1항에 의하면 ‘누구든지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이는 행위’에 대해서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잔인함’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바로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환경문제를 바로잡는 첫 단추인 만큼 저자는 이러한 대개 알 만한 것들이지만 사실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환경 이슈들을 알기 쉬운 통계와 사진으로 흥미롭게 소개한다. 특히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는 ‘현직 환경전문 기자가 청소년들을 위해 쓴 환경 교양서’라는 점에서 새롭고 유익하다. 기자가 현장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와 관계자들의 협조를 받아 수록한 사진들은 그 어떤 정보보다 생생하다. 환경전문 기자로서의 전문성은 물론 동물, 생태, 인권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느껴지는 것은 덤이다.('오늘도 녹색 이슈 : 미세먼지부터 탈원전까지 우리가 알아야할 환경논쟁'·김기범·다른·200쪽·2018년7월30일·환경)

 

roma2017@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