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수기] 위험한 원전, 진실일까 혹은 거짓일까
[탈(脫)수기] 위험한 원전, 진실일까 혹은 거짓일까
  • 권오경 기자
  • 승인 2018.08.0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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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안전-경제효율 선택의 기로에 선 대한민국 ‘탈원전’
 

우리 사회는 정-반-합의 변증법적 진화를 반복하며 발전해왔다. 한국사회 곳곳에서는 그동안 주류가 기대온 가치관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사람들은 '낡은' 구조로부터 이탈해 새로운 가치를 찾아나선다. '합'으로 나아가려는 이들의 이러한 시도는 종종 논란 속에 길을 잃기도 한다. 이에 탈(脫)과 관련한 우리 사회의 현상들을 진단해보고 차이와 반복을 통한 '합'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탈(脫)수기'시리즈를 통해 그 방향을 제시해본다. 시리즈는 총 3회에 걸쳐 '탈코르셋', '탈소비', '탈원전'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편집자주]

원자력 발전소 1호기 준공 및 5,6호기 기공식(뉴스포커스 캡처)2018.8.2/그린포스트코리아
원자력 발전소 1호기 준공 및 5,6호기 기공식(뉴스포커스 캡처)2018.8.2/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안전한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후보시절 약속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일이라면 국민께 투명하게 알리는 것을 원전 정책의 기본으로 삼겠다”면서 ‘탈원전’을 ‘안전한 대한민국’의 시발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탈원전을 하게 되면 전기료가 인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려온다.

한 청원인은 청와대 게시판에 ‘서민은 원전보다 전기료 인상이 더 두렵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국민이 행복하고 편하게 살 수 있는 에너지 정책은 전기료 인하"라며 "현실로 느끼고 만족할 수 있는 에너지 정책이 전기료 인하겠습니까? 탈원전이겠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안전과 경제효율성, 이 두가지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나라 ‘탈원전’ 정책은 어디로 향해야 할까.

◇ 우리나라 원전의 역사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가동된 원전은 1978년 고리1호기다. 당시 우리나라 전체 발전설비 용량의 7.4%(2324GWh)를 차지했던 원전은 2016년 전체 발전량의 30.64%(16만 1995GWh)에까지 이르렀다. 우리나라 경제발전과정에 원전이 큰 역할을 맡아왔다고 볼 수 있다.

고리1호기.(뉴스포커스 캡처)2018.8.2/그린포스트코리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가동된 원전은 1978년 고리1호기이다.(뉴스포커스 캡처)2018.8.2/그린포스트코리아

이덕환 서울대 화학과 교수는 “고리1호기가 완공되기 전까지 우리의 전력 사정은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열악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당시 우리나라에서 에어컨은 감당하기 어려운 사치품이었고, 시골의 정미소도 전기모터가 아니라 매연이 쏟아져 나오는 경유 원동기로 운전을 해야만 했다”면서 “1980년대와 1990년대의 눈부신 경제 성장과 삶의 질 개선은 원전이 제공해준 전력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오늘날 거의 모든 가정에서 시원한 에어컨으로 폭염을 견딜 수 있게 된 것도 고리1호기로 시작된 원전 25기가 생산해준 전력 덕분이다.

실제 고리1호기가 완공된 1978년에는 원전이 우리나라 전체 전력수요의 9%를 감당했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그동안 우리는 원전이 경제적이며,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에너지원이라고 여겨왔다.

그러나 원전을 향한 우리의 ‘무한신뢰’는 1986년 발생한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방사능 피폭으로 기형이 된 과일과 채소들, 동물들의 사진이 급속도로 전파됐고, 원전에 대한 공포심이 국민들 마음에 자리잡았다.

수많은 언론들도 방사능 피폭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고통을 이야기했다. 방사능 폐기물을 소각한 800여명의 주민들이 단체로 코피를 흘렸다거나, 일본 정부가 원전 20km이내의 지역에는 아무런 피해도 없다는 말을 듣고 그대로 거주했던 일본인 여성은 발목부터 시작된 홍반, 수포가 결국 온몸을 뒤덮었다.

2016년 9월 12일 경상북도 경주시에서 발생한 5.1 규모의 지진사태도 원전 사고 위험성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 부장(뉴스포커스 캡처)2018.8.2/그린포스트코리아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 부장(뉴스포커스 캡처)2018.8.2/그린포스트코리아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 부장은 “경주 월성원전 앞 주민들의 건강을 조사해보면 몸 속에서 방사성 물질이 속속 검출된다. 소변검사를 해본 결과 삼중수소라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실을 마주하면서 국민들은 ‘원전’이 갖는 잠재적 위험이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2017년 8월 3일 그린피스가 개최한 탈원전 정책의 전망 및 해외동향 정책토론회에서 “경제성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안전과 환경에 중심을 두는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커지는 국민들의 우려에 대한 답으로 정부는 지난 6월 19일 40년간 가동된 우리나라 최초의 상용원전인 고리1호기의 폐쇄를 결정했다. 정부는 고리1호기 폐쇄를 기점으로 현재 가동 중인 17기 원전의 수명 연장을 중단하고, 신규원전에 대한 건설계획을 백지화하겠다며 '탈원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앞서 청와대에 글을 올린 청원인처럼 피부로 와닿는 문제에 더욱 민감한 사람들이 있다. 청와대 게시판에 ‘탈원전 반대’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청원 글 수는 모두 63건이다. 청원자 대부분이 전기료 인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현재 우리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원전의 잠재적 위험성’과 ‘탈원전의 잠재적 경제비효율성’ 사이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안전뿐 아니라 전력수급의 비효율성, 전기료 인상, 핵폐기물 처리시설 건설 등 경제적인 측면으로까지 탈원전 담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국민들이 할 행동은 적어도 '올바르게 알고 이해하는 일’일 것이다.

◇ 원전의 유해성, 진실 혹은 거짓?

원전은 정말 위험할까. 이에 대해 원자력 전문가들과 환경보호단체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원전은 정말 위험할까. 이에 대해 원자력 전문가들과 환경보호단체들의 의견이 분분하다.(뉴스포커스 캡처)2018.8.2/그린포스트코리아
원전은 정말 위험할까. 이에 대해 원자력 전문가들과 환경보호단체들의 의견이 분분하다.(뉴스포커스 캡처)2018.8.2/그린포스트코리아

학계 원자력 전문가들은 “자동차와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이덕환 교수는 “위험하기 때문에 포기하는 것은 지극히 패배주의적인 발상으로 과학기술시대의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위험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을 하는 것이 성숙한 선진사회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도 위험하고, 비행기는 더 위험하다. 세월호의 경우에 우리가 경험했듯 선박도 안전한 수단이라고 할 수 없다. 발생할지 안할지 모르는 위험이 무서워서 이 편리한 발명품을 모두 포기하고 안전하게 걸어다니자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원자력안전환경연구소의 임호곤 리스크환경안전연구부장도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은 원자력 안전법에 의거 일반 자연재해나 인적 재해들에 비해 1000분의 1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반인들의 생각보다 훨씬 안전한 상태의 관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원자력에 대해 국민들이 갖는 불안함은 원자력 발전하고 폭탄을 구분을 잘 못하는 것으로부터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임 연구부장은 원자력 폭탄은 전쟁 무기이지만 원자력 발전은 폭발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경우 수소가 산소와 만나 폭발한 것이지 원자력 자체에는 폭발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임 부장은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 사망한 사고는 없다. 일부 일시적인 효과로 부작용같은 코피 등은 있었으나 사망사고는 없으며 모두 치료가능한 범위”라고 말했다.

환경에 끼치는 유해한 영향에 대해서는 임 연구부장은 “오히려 재생에너지가 산을 다 깎아지르고 나무를 베는 등 자연을 더 훼손한다”면서 “나무는 원래 주변 온도를 낮춰주고 강풍도 막아주는 방풍효과가 있는데 풍력발전, 태양광에너지 등의 개발을 위해 나무를 다 베어버리면 주변 온도가 높아지는 데다가 겨울에는 바람을 심하게 맞게 되는 부작용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덕환 교수도 “우리의 원전 40년 역사에서는 단 한 번의 치명적인 사고가 없었다”면서 “우리의 기술력과 안전에 대한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인데, 이제와서 갑자기 우리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공포에 떨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최희동 서울대 원자핵 공학과 교수는 “자동차 배기가스보다 환경에 덜 유해한 것이 환경방사선”이라고 주장했다.

핵폐기물 처리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이다. (뉴스포커스 캡처)2018.8.2/그린포스트코리아
핵폐기물 처리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이다. (뉴스포커스 캡처)2018.8.2/그린포스트코리아

반면, 반대론자의 지적도 만만치 않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 부장은 “경주에서 원전 가동때문에 갑상선 암에 걸린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는데 치료가능한 수준이라는 이유로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사람이 죽어야만 그 심각성이 있다고 보는 거라면 굉장히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핵폐기물 처리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다. 안 부장은 “그동안 원자력 발전소 안에 있는 수조 안에 핵폐기물을 보관하고 관리했는데 이제 이게 포화상태가 돼서 핵 연료를 보관하기 위한 임시저장시설을 만들어야 한다. 핵에 들어 있는 독성이 금방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10만년 이상 지속되는데 이러한 고준위 폐기물이 당장 안전하게 관리될 시설조차 없는 상황에서 살아가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재생에너지가 자연을 오히려 더 훼손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안재훈 부장은 “원전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면서 “원전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송전탑인데 이는 풍력이나 태양광에 견줄 수 없을 정도로 큰 면적을 차지한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안 부장은 이어 “태양광발전의 경우 건물의 옥상이라든가 주차장 등을 활용해 최대한 환경훼손을 줄일 수 있다. 정부도 ‘환경영향평가’ 진행을 통해 일정 면적 이상의 임야를 사용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덜 지급하는 등 임야에 대한 규제를 하고 있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소는 음배수 배출문제나 방사성 폐기물, 미세먼지 배출 등 비교도 할 수 없는 환경오염 문제들을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 안 한다”고 말했다.

태양광발전의 경우 건물의 옥상이라든가 주차장 등을 활용해 최대한 환경 훼손을 줄일 수 있다. 정부도 ‘환경영향평가’ 진행을 통해 일정 면적 이상의 임야를 사용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덜 지급하는 등 임야에 대한 규제를 하고 있다.
태양광발전의 경우 건물의 옥상이라든가 주차장 등을 활용해 최대한 환경 훼손을 줄일 수 있다. 정부도 ‘환경영향평가’ 진행을 통해 일정 면적 이상의 임야를 사용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덜 지급하는 등 임야에 대한 규제를 하고 있다.2018.8.2/그린포스트코리아

◇ 탈원전, 대한민국에서 진짜 가능한 이야기?

‘탈원전’ 주장은 원자력 발전소를 점진적으로 해체, 폐쇄하고 안전하고 환경친화적인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전기를 공급하자는 취지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현재 ‘탈원전’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정책은 무엇이 있을까.

지난 6월 15일 한국수력원자력측은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탈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월성1호기의 폐쇄를 의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지난달 23일 오는 2021년까지 원자력 발전소 해체·폐기물 관리를 담당하는 전문인력 800명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백운규 산업자원통상부 장관도 한 방송에 출연, “2038년까지 원전을 14개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전력량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느냐는 우려에 대해 백 장관은 “전력을 보충할 수 있도록 LNG발전 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하는 에너지 믹스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지난 6월 15일 한수원은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탈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월성1호기의 폐쇄를 의결했다. (뉴스포커스 캡처)2018.8.2/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6월 15일 한수원은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탈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월성1호기의 폐쇄를 의결했다. (뉴스포커스 캡처)2018.8.2/그린포스트코리아

이같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두고 학계와 환경보호단체간 의견이 엇갈린다. 학계 원자력 전문가들은 ‘과속 정책’이라면서 이 때문에 전력수급에 문제가 있었다고 비판하는 반면 환경보호단체에서는 ‘점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이라고 평가한다.

과연 원자력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전력수급 문제는 탈원전 정책 탓일까.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이들은 “올 여름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력 수요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가 기업에 ‘수요감축요청’을 발령하는 등 전력난에 미흡한 대처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 원인을 ‘탈원전’ 정책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이에 대해 안재훈 부장은 “왜곡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안 부장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원전의 가동을 다 멈췄다던가 여러개를 폐쇄했다던가 하지도 않았을뿐더러 24개 원전 중 17개 원전이 가동중이고 나머지 7개 원전은 계획예방정비 중이다. 탈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가동을 중단한 것이 아니라 원래 수순대로 수리점검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전력수급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파격적인 탈원전 정책도 현재 시행되고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기업에 ‘수요감축요청’을 발령한 것과 관련해 안 부장은 “이미 과거부터 전력수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요감축요청제도를 도입해 시행했는데 지금에서야 이를 비판하고 나서는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지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좋은 제도가 있어도 이를 활용할 수 없도록 불안한 상황을 조장해 결과적으로 전력수급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재생에너지만으로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 가능할까.

안재훈 부장은 “독일의 경우 2011년 후쿠시마 사고 당시 17개의 원전이 있었는데 2022년까지 원전 제로를 하겠다고 선언했다"며 "모든 원전을 11년만에 대체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것인데 문재인 정부의 안은 60년짜리 장기 계획이다. 지금 당장 모든 원전을 없앤다는 극단적인 정책도 아닐뿐더러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 재생에너지가 충분히 개발될 수 있도록 그에 상응하는 시간까지 확보한 정책”이라고 긍정평가했다.

이에 반해 원자력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량을 모두 충당하기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희동 교수는 “발전 단가가 제일 저렴한 것이 원자력인데 이걸 포기하게 되면 전기료가 올라간다. 그 파급효과를 재생에너지로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는지 의문”이라면서 “100% 재생에너지로 우리가 쓰는 전력량을 충당하는 것은 자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이어 “전 국토면적과 태양전지판 한 평에서 발생하는 전기량 수치를 따져봤을 때 물리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임호곤 부장도 재생에너지를 점차 개발해 전력량을 대체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임 부장은 “우리가 기술이 충분히 성숙돼 있고, 재생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잘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면 좋겠지만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거나 고려중인 것은 풍력과 태양광 두 가지”라면서 “두 경우 모두 우리나라 국토여건을 고려했을 때 효율성이 굉장히 낮다. 특히나 태양광 발전의 경우 낮에는 전력생산이 가능하나 저녁때는 발전이 불가능해 전력수요가 꾸준히 있으면 그것을 대체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탈원전을 지지하는 환경보호단체들은 “재생에너지 발전의 개발 가능성은 현재로선 단언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안재훈 부장은 “풍력 발전과 태양광 에너지 발전이라는 시간을 들이면 충분히 안전과 전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안이 있는데 도전해보지도 않고 재생에너지의 발전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지속가능 발전'의 길 생각할 때

경제 성장에만 혈안이 돼 있던 우리 사회는 이제 차츰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경제, 환경, 사회 정책의 의사결정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보편적 이념이 되었다.

김수진 고려대 BK21플러스 BEF경제사업팀 연구교수는 “원자력발전 시스템이 우리 후 세대의 삶도 안전하게 보장하는 ‘지속가능한’ 시스템인지, 그리고 우리 사회는 원자력 발전소가 갖는 ‘잔여위험’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면서 “돈의 문제로 논의의 장을 좁히는 것은 사회구성원이 원자력에 대해 생각해야 할 많은 것을 인식하지 못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김 교수의 말처럼 우리나라 탈원전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전개돼 ‘에너지 민주주의’, ‘에너지정책의 선진화’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비용 문제를 따지기 이전에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보편 타당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의 이념, 즉 세대 내, 세대 간 형평성의 차원에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타당성을 지니는지 공개적으로 논의돼야 할 것이다.

roma2017@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