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볼만한 기록적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기상청 제공)2018.8.1/그린포스트코리아
이상기후로 볼만한 기록적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기상청 제공)2018.8.1/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한반도가 너무 뜨겁다. 111년 만의 최악의 폭염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8월 첫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영상 39도로 국내 기상관측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일 지속되는 ‘역대급’ 폭염에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폭염이 왜 갑자기 심해진 걸까. 기상청 예보분석팀은 동해상의 고기압과 일본 부근의 열대저압부(TD), 동해안 동풍 강화가 맞물린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상층을 덮고 있는 뜨거운 고기압은 맑은 날씨와 만나 강한 일사를 발생시키는데, 이 일사가 위로 순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동풍까지 가세해 기온을 더욱 높였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지난 7월의 폭염은 실제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달 폭염 일수는 15.5일을 기록했다. 이는 기상상태를 기록하기 시작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1위 기록은 1994년 7월 18.3일이다.

열대야 일수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열대야 일수는 6.5일로 1994년 7.9일에 이어 두 번째를 나타냈다.

올해 폭염은 다방면에서 기록을 세웠다.(기상청 제공)2018.8.1/그린포스트코리아
올해 폭염은 다방면에서 기록을 세웠다.(기상청 제공)2018.8.1/그린포스트코리아

이 같은 이상기후 현상이 비단 국내만의 얘기는 아니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아시아뿐만 아니라 북아메리카, 북극, 북유럽, 아프리카 등지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기상 이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아프리카 알제리 우아르글라에서는 기온이 영상 51.3도를 찍었다. 일본도 영상 40도가 넘는 더위에 3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온열질환 등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심지어 무더위가 어색한 토론토도 올해 들어 영상 30도 이상을 기록한 날이 18일에 이른다. 토론토는 작년 한 해 통틀어 30도 이상을 기록한 날은 단 9일이었다.

영국 기상청의 아담 스케이프 교수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강한 바람을 일으키는 제트기류가 약해지지면서 고기압이 이례적으로 한 곳에 장기간 머무르는 게 원인“으로 진단했다.

우리 기상청의 입장도 비슷하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염이 매년 정례화,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며 “우선 현재보다 더 빠른 폭염 예보시스템 구축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올해 국내 폭염의 경우는 8월 초순 중 꺾일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10일쯤부터는 영상 35도를 웃도는 지역이 극히 드물 것으로 보인다.

그 이전까지는 폭염이 더욱 강화할 수도 있으니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강한 일사와 만난 동풍의 효과가 더해지면서 서쪽지방을 중심으로 낮 최고 기온이 영상 37도를 웃도는 등 무척 덥겠다. 

기상청 예보분석팀 관계자는 “열대저압부(TD)가 규슈 서쪽해상에서 제주도 남쪽해상으로 진출하면서 이 해역의 해수면온도가 영상 28도 안팎을 보이고 있다”며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으니 앞으로 발표되는 열대저압부(TD) 정보를 참고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chesco12@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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