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조사원이 출토 유골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TV 제공) 2018.07.18/그린포스트코리아
발굴조사원이 출토 인골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TV 제공) 2018.07.18/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홍민영 기자] 100년 만에 재발굴된 익산 쌍릉(사적 제87호) 대왕릉의 주인공이 ‘서동요’로 유명한 백제 무왕(재위 600~641년)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대왕릉과 소왕릉으로 구성된 쌍릉은 당초 무왕과 왕비인 선화공주의 무덤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6년 국립전주박물관이 일제강점기 조사 시 발굴된 대왕릉 유물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치아를 발견하면서 논쟁이 일어났다. 분석 결과 이 치아가 20~40세 여성의 것이고 무덤 내부에 신라계 토기가 있었다는 점을 들어 무왕의 무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재발굴이 시작됐다. 문화재청‧익산시‧마한백제문화연구소는 지난 4월 무덤방 가운데에서 인골이 상자를 발견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18일 “해당 인골을 조사한 결과, 60대 전후 남성 노인의 것이었다”고 발표했다. 이 노인의 신장은 161~170㎝, 사망 시점은 620~659년으로 추정됐다. 

이는 19세기 남성 평균 신장이 161.1㎝인 점을 감안할 때 비교적 큰 신장으로 “무왕은 키가 크고 풍채가 좋다”고 묘사된 삼국사기의 기록과 일치한다. 사망 시점도 무왕 재위 기간과 비슷해 무왕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 인골이 무덤의 주인인지 여부가 불분명해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마한백제연구소 관계자는 “대왕릉을 보완 조사하는 한편 소왕릉도 함께 발굴해 무덤의 주인공을 명확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백제 후기 왕릉급 고분에 대한 중장기 연구도 수행할 계획이다.

hmy1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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