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제공)2018.7.10/그린포스트코리아
(이근화교수팀 제공)2018.7.10/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국내에서 '쓰쓰가무시병'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SFTS)이 동시에 감염된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는 작은소참진드기를 통해서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SFTS가 쓰쓰가무시병을 옮기는 다른 진드기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이근화 제주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팀은 지난해 10월 SFTS로 진단돼 치료받은 70대 여성 A(75)씨를 대상으로 혈청 유전자검사를 한 결과, 두가지 유전형의 쓰쓰가무시 병균에도 동시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10일 밝혔다.

피해 여성은 산에 다녀온 지 4일이 지나 고열, 근육통, 두통 등 증상이 나타나자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유전자검사를 거쳐 SFTS로 확진했지만 진드기에 물린 자리에 딱지가 생긴 점으로 미뤄 쓰쓰가무시병 가능성을 의심하고 추가 유전자검사를 시행했다. 이 결과 A씨는 SFTS와 쓰쓰가무시병이 동시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에게서 털진드기에 의한 가피만 발견됐을 뿐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린 자국이 없다는 점은 SFTS가 작은소참진드기외에 다른 진드기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중국에서는 이미 쓰쓰가무시병을 유발하는 털진드기에서 SFTS 바이러스 유전자를 확인한 논문이 발표된 바 있다.

쓰쓰가무시병은 털진드기를 통해 감염되며 고열과 두통, 반점 모양의 발진 등 그 증상이 SFTS와 비슷하다. 하지만 치사율의 경우 SFTS는 20%를 웃돌 만큼 치명적인 데 비해 쓰쓰가무시병은 0.1∼0.2% 안팎으로 아주 낮은 편이다.

이근화 교수는 "진드기에 물려 생기는 감염병의 메커니즘은 아직 규명되지 않은 게 많다"면서 "이번 사례의 경우 감염원으로 추정되는 털진드기를 직접 검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정할 수 없지만, 작은소참진드기 외의 털진드기가 바이러스와 세균을 함께 옮겼을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만약 쓰쓰가무시병을 진단받은 환자가 있다면 SFTS 감염 가능성도 있는 만큼 가족이나 의료진은 2차 감염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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