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발생 21년 만에 100배 이상 증가
5월말 기준 중국·일본·스위스이어 세계 9위

6월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를 돌파했다. (픽사베이 제공) 2018.7.3/그린포스트코리아
6월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를 돌파했다. (픽사베이 제공) 2018.7.3/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외환보유액이 사상 처음 4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외환보유액 부족으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 신청한 지 21년 만에 100배 이상 불어난 수치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8년 6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003억달러로 한 달 전보다 13억2000만달러 늘었다.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1997년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39억달러에 불과했다. 당시 트라우마로 한국은 외환보유액을 불리는데 신경을 많이 써 왔다.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등이 뒷받침되며 외환보유액은 꾸준히 늘었다.

외환보유액은 2001년 9월 1000억달러를 넘어선 뒤 2005년 2월 2000억달러, 2011년 4월 3000억달러를 돌파했고, 그로부터 7년2개월만인 지난달 4000억달러대에 진입하게 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2005억달러) 때와 비교하면 약 2배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증가하며 크게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달러화 강세로 기타통화가 약세를 나타냈지만, 기본적으로 운용수익이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외환보유액 규모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세부 항목별로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등을 나타내는 유가증권이 3679억1000만 달러로 15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해외 중앙은행이나 글로벌 은행에 맡겨놓은 현금성 자산인 예치금은 224억2000만달러로 전월대비 5억달러 감소했다.

IMF SDR(특별인출권)은 8000만달러 줄었다. 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 등으로 보유하게 되는 IMF에 대한 교환성통화 인출권리를 뜻하는 IMF포지션은 3억3000만달러 늘었다. 금은 47억9000만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5월말 기준으로 중국, 일본, 스위스, 사우디아라비아, 대만, 러시아, 홍콩, 인도에 이어 세계 9위 수준이다.

외환보유액은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안정성도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재부 등에 따르면 단기적인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1997년 286.1%에서 2008년 74%, 올 3월말 기준 30.4%로 크게 개선됐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적정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외환보유액이 부족해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많을 경우 통화안정증권 발행 등 유지비용이 늘어 부담이 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IMF에서 내놓는 평가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적정 범위 내에 있다"고 설명했다.

seotiv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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