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어디에 뭐가 있는지를 모르겠는데, 그 재미로 구경하고 있어요.“

”콘셉트는 좋은데 복잡한 곳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덥고 불편해요.“

28일 처음 문을 연 이마트 ‘삐에로쑈핑’을 찾은 시민들의 반응이다. 형형색색 인테리어와 유머러스한 글귀가 담긴 안내판 등 매장 전체의 발랄한 분위기는 보는이들을 웃게 만든다. 반면 비좁고 복잡한 곳에 인파가 몰리다 보니 불편함을 토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삐에로쑈핑이 개장 첫날 인산인해를 이뤘다.(주현웅 기자)2018.6.28/그린포스트코리아
삐에로쑈핑이 개장 첫날 인산인해를 이뤘다.(주현웅 기자)2018.6.28/그린포스트코리아
삐에로쑈핑이 개장 첫날 인산인해를 이뤘다.(주현웅 기자)2018.6.28/그린포스트코리아
삐에로쑈핑이 개장 첫날 인산인해를 이뤘다.(주현웅 기자)2018.6.28/그린포스트코리아

이날 서울 코엑스몰 지하에 공식 개장한 삐에로쑈핑은 그야말로 복새통이었다. 매장 출입문조차 사진 찍는 사람과 빠져나오려는 사람들로 붐벼 진입이 어려울 정도였다. 한 시민은 ”지나가다 희한하게 생긴 간판이 보여서 와봤는데, 매장 내부도 재미있어 보여 구경이라도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세계의 이마트가 운영하는 삐에로쑈핑은 일본의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잡화점이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 B급 감성과 재미를 더한 게 주요 콘셉트다. '정돈보다 혼돈', '상품보다 스토리', '쇼핑보다 재미'라는 역발상의 관점에서 매장을 꾸몄다.

실제로 일본 돈키호테를 방문한 적이 있다는 김지애(29)씨는 ”우리가 더 잘 만든 것 같다“고 삐에로쑈핑을 극찬했다. 그는 ”아무래도 국내이다 보니 조금 더 친숙한 느낌도 들고, 덕후(특정 분야에 큰 흥미를 느끼는 사람) 분위기보다 대중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매장에는 가수 김완선이 부른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리메이크 곡이 흘러나왔다. 일반 유통매장과 달리 각 용품들의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없는데, 직원들도 ‘저도 그거 어딨는지 모릅니다’라고 적힌 옷을 입고 있었다.

물론 이 역시 삐에로쑈핑만의 특징이다. 이마트측은 “깔끔하기 보다는 복잡하게 상품을 배치해 곳곳을 탐험할 수 있도록 했다”며 “그 과정에서 ‘득템(아이템 획득)’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발을 둘러보던 이강산(20대)씨는 “신발을 보려고 온 게 아니라, 어쩌다 보니 신발이 있는 곳으로 오게 됐다”며 “실은 일반 마트와 크게 다른 판매품목은 없는데 구경하다보면 ‘이런 것도 파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재미있다”고 말했다.

삐에로쑈핑에는 흡연실과 성인쇼핑몰이 있다.(주현웅 기자)2018.6.28/그린포스트코리아
삐에로쑈핑에는 흡연실과 성인쇼핑몰이 있다.(주현웅 기자)2018.6.28/그린포스트코리아
삐에로쑈핑에는 흡연실과 성인쇼핑몰이 있다.(주현웅 기자)2018.6.28/그린포스트코리아
삐에로쑈핑에는 흡연실과 성인쇼핑몰이 있다.(주현웅 기자)2018.6.28/그린포스트코리아

일반 유통매장과 또 다른 특징이 있다면 실내에 흡연 부스와 성인쇼핑몰이 있다는 점. 흡연 부스는 특이하게 지하철 모양으로 꾸며놓았고, 성인쇼핑몰은 ‘성인인증존’이 적힌 가림막과 함께 구석진 곳에 있었다.

이들 중 성인쇼핑몰은 일반 성인매장과 달리 밝은 조명이 비추고 있었다. 때문에 평소 궁금했지만 차마 들어가길 망설였던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발을 들였다. 한 남성무리는 “이런 물건들을 실제로 보게 됐다”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처럼 접근성이 좋고 다수 인파가 모이다보니 청소년들도 출입도 가능해 보였다. 한 고등학생 무리는 가림막을 들춰본 후 “신세계를 보았다”며 너도나도 매장 엿보기를 시도했다.

이색적인 매장 분위기는 많은 이들을 즐겁게 했으나, 일부 고객들은 불편함을 토로했다. ‘정돈보다 혼돈’이라는 매장 콘셉트상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지만 서로 부딪혀 사과하는 일이 많았다. 또한 더위에 짜증을 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마트에 따르면 실제로 삐에로 쑈핑은 메인 동선을 1.8m, 곤도라간 동선은 0.9m에 불과하도록 매대를 배치했다. 보통 대형마트의 메인 동선은 4m, 곤도라간 동선을 2.5m 정도다. 매대 사이를 성인 2명이 동시에 지나가기 어려운 구조다.

실제로 매장을 거닐다 보면 “잠시만요. 지나가겠습니다”라는 음성이 곳곳에서 들렸다. 미용 도구 등 인기상품이 진열된 곳은 사람 2~3명이 구경 중이라 그냥 발길을 돌린 이들도 많았다.

김솔희(20대)씨는 “콘셉트는 기발하고 좋다”면서도 “다만 꼼꼼히 살펴보고 물건을 사고 싶은데 사람 1명만 지나가도 비켜 줘야 해서 불편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삐에로쑈핑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진철 삐에로쑈핑 담당 브랜드 매니저는 "일본 돈키호테의 경우 작년 기준 약 370여개 매장에서 연간 8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면서 “삐에로쑈핑이 이마트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매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삐에로쑈핑은 2호점과 3호점 개장까지 계획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우선 올해 총 3개의 삐에로쑈핑 매장을 열 예정”이라며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각각 2호점과 3호점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삐에로쑈핑이 개장 첫날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부 고객들은 불편을 호소했다.(주현웅 기자)2018.6.28/그린포스트코리아
삐에로쑈핑이 개장 첫날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부 고객들은 불편을 호소했다.(주현웅 기자)2018.6.28/그린포스트코리아
삐에로쑈핑이 개장 첫날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부 고객들은 불편을 호소했다.(주현웅 기자)2018.6.28/그린포스트코리아
삐에로쑈핑이 개장 첫날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부 고객들은 불편을 호소했다.(주현웅 기자)2018.6.28/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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