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스타강사의 수업을 듣기 위해 가방을 줄세운 모습. (서울시 제공)
대치동 스타강사의 수업을 듣기 위해 가방을 줄세운 모습. (서울시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황인솔 기자] '사교육의 대명사'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는 언제부터 학원가가 형성됐을까.

서울역사박물관은 '2017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대치동 사교육 일번지'를 발간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아시아도시센터와 공동으로 진행한 대치동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치동이 사교육 중심지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다. 휘문고, 숙명여고 등 강남 명문 중·고등학교가 즐비한 대치동의 교육열기, 1980년대 후반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운동권 학생들과 전교조 출신 고학력자들의 학원가 대거 유입, 1994년 수능제도 도입이 어우러지면서 대치동 학원가는 급성장했다.

'대치동 학원가'의 신호탄은 정상어학원(1986년)이며 이어 강남대일학원(1993년), 메가스터디(2000년)가 설립돼 2014년 기준 대치동에는 1056개(사업체자료 기준)의 학원이 성업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치동에는 40대 부모와 10대 자녀로 구성된 가정이 주로 살고 있으며 1998년부터 2016년까지 18년간 이러한 현상이 유지되고 있다. 전출입을 봐도 40대 인구전입이 가장 많고, 입시를 마감한 20대 인구전출이 가장 많았다. 2017년 대치초등학교 5학년의 한 반을 조사한 결과, 26명의 학생 중 15명이 지방, 외국, 인근 지역에서 전학 온 학생들이었다. 

"은마에서 자식 자랑 말고, 미도에서 돈 자랑말고, 선경에서 권력 자랑 말라"라는 말이 있듯 대치동에는 상당한 학력, 재력, 직업을 지닌 이들이 거주한다.

이와 함께 '대전세대'라는 말도 낳았다. 자녀의 교육을 목적으로 대치동에 전세로 머무는 가구를 지칭한다. 실제로 은마아파트는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세가로 인해 전체 가구수 중 전세비율이 60~70% 될 정도로 높다.

대치동에서 '휠팩'(바퀴달린 가방)을 끌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보고서에는 학원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대치동 학생들의 일상적 모습, 그런 자녀들을 뒷바라지하는 학부모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자녀의 휠팩을 끌고 가는 학부모의 모습. (서울시 제공)
자녀의 휠팩을 끌고 가는 학부모의 모습. (서울시 제공)
대치동 대로변에 위치한 학원 간판. (서울시 제공)
대치동 대로변에 위치한 학원 간판.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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