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생애 ‘정치 10단’으로 불린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화려한 이력만큼이나 숱한 어록들을 남겼다. 현역 정치인으로 활동할 당시부터 정계 은퇴 후까지 곳곳에 마련된 석상에서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발언들로 주목받았다. 그 중 일부는 적절성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지만,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동시에 재미있는 표현들도 많았다.

JP는 많은 어록을 남겼다.(YTN캡처)2018.6.23/그린포스트코리아
JP는 많은 어록을 남겼다.(YTN캡처)2018.6.23/그린포스트코리아

-1962.10 일본 이케다 수상과의 회담에서

▶ “한일협정에 장애가 된다면 차라리 독도를 폭파해버릴까”

-1963. 일본과의 비밀협상이 국민적 반발에 직면하자

▶ “제2의 이완용이 되더라도 한일 국교를 정상화시키겠다.”

-1965.12 공화당 3차 전당대회에서

▶ “정치인의 행로가 항상 순탄할 수만 있는가. 나의 쓰라린 행로를 신이 나에게 운명 지어준 시련으로 믿고 어떤 경우에도 열과 성을 다하겠다.”

-1980. 정치활동 금지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 “1인자와 같이 걸을 땐 그림자를 밟지 않도록 한 걸음 물러나서 걸으라.”

-1987.11 관훈토론회에서

▶ “5ㆍ16이 형님이고 5ㆍ17이 아우라고 한다면 나는 고약한 아우를 둔 셈이다.”

-1990.10 기자간담회에서 노태우를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며

▶ “나는 대통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

-1993.5.16 5ㆍ16 민족상 시상식에서

▶ “역사는 기승전결로 이뤄진다. 5ㆍ16은 역사 발전의 토양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역사를 일으킨 사람이며, 전두환, 노태우는 그 계승자이고, 김영삼 대통령의 변화와 개혁은 그 전환에 해당된다.”

-1994.1.14 민자당 중앙상무위 경제금융분과위 신년하례식에서

▶ “태양이 떠있을 땐 촛불의 존재는 미미하지만 그래도 촛불은 타고 있다. 그러나 어둠이 짙어져 밤이 되면 촛불의 빛은 더 밝게 온 세상을 비춘다.”

-1995.6.13. 지방선거 천안역 지원유세

▶"경상도 사람들이 충청도를 핫바지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아무렇게나 취급해도 아무말 없는 사람, 소견이나 오기조차도 없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다."

-1995.1.1 민자당 대표시절 민주계 대표퇴진론을 거론하는 세배객이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덕담하자

▶ “있는 복이나 빼앗아가지 말라.”

-1995.1.12 기자간담회에서

▶ “인생이란 최소한의 예의를 지킬 수 없을 정도로 짧은 것은 아니다.”

-1997.12.3. 충북 괴산 정당연설회에서

▶“이인제 후보가 우리를 늙었다고 하는데 나와 함께 씨름 한 번 했으면 좋겠다. 내가 결코 이 후보에게 뒤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아직도 젊다.”

-1998.8.21 김윤환 전 의원과의 회동설에 대해

▶ “허공에 연을 띄워놓고 말하는 사람들과 속마음을 털어놓고 말할 수 있겠는가.”

-1998.11.18 MBC시사매거진 인터뷰

▶ “봉분 같은 것은 필요 없고 ‘국무총리를 지냈고 조국 근대화에 힘썼다’고 쓴 비석 하나면 족하다.”

-1998.12.15 자민련 중앙위원회에서 내각제 개헌의 당위성을 설파하며

▶ “하고 싶은 말을 골라서 하면서도 때를 맞춰야 하며 그러고도 안 될 때는 몽니를 부리는 것이다.”

-1998.12.18 정권교체 1주년 기념식에서

▶ “공동정권의 도덕적 기반은 신의이며 이것을 잃으면 우리는 존재할 수 없다.”

-1999.1.14 자민련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

▶ “척하면 삼척밖에 모르는 사람이 있지만 대통령과 나는 척하면 삼십척이다.”

-1999.4.21 총리 재직시절 MBC의 ‘북한에 비료보내기’ 모금행사에서

▶ “물고기 한 마리를 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두고두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00.5.2. 당사에 출근하면서 김대중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을 묻자

▶"백날을 물어봐, 내가 대답하나."

-2001.1 이인제 당시 민주당 상임고문이 자신을 ‘지는 해’로 비유하자

▶ “지기 전에 서쪽 하늘을 벌겋게 물들이고 싶다.”

-2002.6.10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북 상당구 정당연설회에서

▶ “도지사, 국회의원이란 사람이 신의를 헌신짝처럼 버리기에 경상도, 전라도 사람들이 우리 충청도인들을 핫바지라고 부르는 것 아니냐.”

-2002.11.26 확대당직자회의에서

▶ “함장은 항상 군함과 함께 바닷속에서 장렬하게 죽는 법.”

-2004.4.19 정계은퇴를 선언하며

▶ “노병은 죽진 않지만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다. 43년간 정계에 몸담으면서 나름대로 재가 됐다.”

-2011.1.6 신년인사를 온 당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에게

▶ “정치는 허업(虛業)이다.”

-2013.12.10 운정회 창립총회에 참석해

▶ “민주주의와 자유도 그것을 지탱할 수 있는 경제력이 없으면 있을 수 없다. 배고픈데 무슨 민주주의가 있고 자유가 있나.”

chesco12@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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