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하원 서 '3각 경협' 강조

 
(효자동사진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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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박소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러시아 하원 연설에서 남북러 3각 경협으로 철도, 에너지, 전력협력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를 국빈 방문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러시아 연방의회 하원인 국가두마에서 한 연설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 될 것이며, 러시아와의 3각 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3국간의 철도, 에너지, 전력협력이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 간의 공고한 평화체제는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특히 러시아의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톡, 북한을 거쳐 우리나라 부산까지 이어지는 철도 연결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어느덧 100년을 달려온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이제 육상 교통의 중심을 넘어 유라시아 공동체 건설의 상징이자 토대가 되고 있다”며 “이제 한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곳 모스크바 야로슬라브스키역에서 연해주 항구도시 블라디보스톡까지 달리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단순한 하나의 철도가 아닌, 러시아 노동자들의 황금손에 의해 건설된 생명의 길이며 세계 인식의 지평을 넓힌 문명의 길이고 평화의 길”이라며 “이 길은 단순히 상품과 자원만 오가는 것이 아니라 유라시아의 한복판에서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길이다. 그야말로 유라시아 시대를 여는 관문”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 명의 지혜는 좋지만 두 명의 지혜는 더 좋다’라는 러시아 속담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며 “러시아의 지혜와 한국의 지혜, 여기에 북한의 지혜까지 함께 한다면 유라시아 시대의 꿈은 대륙의 크기만큼 크게 펼쳐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에는 역사적인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나는 지난 4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우리는 판문점 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더 이상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세계 앞에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간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했다”며 “북한은 핵실험장과 미사일실험장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들을 진행하고 있고, 한국과 미국은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유예 등 대북 군사적 압박을 해소하는 조치로 호응하고 있다. 이제 남·북·미는 전쟁과 적대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 하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놀라운 변화에 러시아 정부와 국민들의 적극적 지지와 협조가 큰 힘이 되었다”며 “나는 한반도와 유라시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공동번영을 꿈꾸어왔다. 이 자리에 계신 의원 여러분께서도 그 길에 함께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러 협력 확대 방안으로 미래성장동력 확충, 극동개발 협력 국민복지 증진 및 교류기반 강화 등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국내에 한·러 혁신센터를 설립하고 모스크바에 있는 한·러 과학기술협력센터를 확대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원천기술, 기초과학기술을 지닌 러시아와 IT(정보통신) 기술에 강점을 가진 한국이 협력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선도해 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가스, 철도, 전력,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항만, 북극항로 개척 등 9개 중점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하고, 민간의 참여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러시아 극동지역과 한국의 지방정부들 사이에도 협력 포럼이 준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2024 국가발전목표’에서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국민 보건 향상”이라며 “그 과제에 협력하기 위해 한국의 이러한 의료기술이 스콜코보에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와 한국 기업의 협력으로 설립되는 최첨단 한국형 종합병원은 암, 신장, 뇌신경에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재활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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