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전원 총선 불출마가 답"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수습을 위해 두번째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 간 갈등만 커지고 있다. (픽사베이)/2018.06.21/그린포스트코리아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수습을 위해 두번째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 간 갈등만 커지고 있다. (픽사베이)/2018.06.21/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소희 기자] 국회 정상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은 ‘집안싸움’에 여력이 없는 모양새다.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수습을 위해 두번째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 간 갈등만 커졌다. 

지난 15일에 이어 21일 열린 비공개 의총에는 자유한국당 의원 112명 가운데 9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5시간 20분 동안 도시락을 시켜 먹으며 '마라톤 의총'을 했지만,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에 대한 사퇴요구와 사실상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에 대한 탈당 요구까지 나오면서 양 진영 간 해묵은 갈등만 폭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숨죽여온 친박계가 지방선거 참패를 빌미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당을 분열시키는 계파 간 갈등은 직을 걸고 용서하지 않겠다”던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의 경고는 무색해졌다. 

발단은 지난 19일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비박계이자 복당파인 박성중 의원의 메모였다.

메모에는 '친박·비박 싸움 격화', '친박 핵심 모인다-서청원, 이완구, 김진태 등 박명재, 정종섭', '세력화가 필요하다. 목을 친다'는 내용이 실명으로 담겨 해묵은 계파 갈등에 불을 지폈다. 

박 의원은 비공개 의총에서 "한 모임에서 나왔던 '친박들이 당권을 장악하려고 노력한다. 당권을 잡으면 우리(복당파)를 칠 것이다'라는 참석자들의 우려를 메모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당장 메모에 이름이 거론된 의원들, 즉 친박계가 강하게 반발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 와중에도 당권을 잡아 상대편을 쳐낼 생각만 하고 있다. 그 모임에 김성태 대행도 참석했으니 책임져야 한다"며 19일 복당파 의원들의 모임을 비판했다. 

의총에서는 김 대행의 '책임론'도 불거졌다. 김 대행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앙당 해체,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라는 독단적 의사결정을 했다는 비판이다. 

김진태 의원은 "김 대행도 홍준표 전 대표와 함께 선거참패에 책임이 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일부 초·재선 의원들은 당 쇄신안 마련 과정에서 김 대행이 일방통행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중립 성향으로 평가받는 4선의 신상진 의원도 김 대행의 사퇴를 주장했다고 한다.

특히 성일종 의원은 오는 2020년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에 대해서도 보수 몰락에 책임을 지고 탈당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이번에는 복당파들이 반발했다.

안상수 의원은 "비대위 구성이나 국회 원 구성은 물론, 정부 정책의 난맥상 등을 지적하고 야당의 역할을 해나가려면 김성태 대행이 그대로 하는 게 맞다"며 김 대행을 옹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재선 의원들 가운데 일부는 의총 직후 김 대행에 대한 불신임 표결을 위한 의총을 다시 열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좀처럼 수습되지 않는 자유한국당 내홍에 전여옥 전 의원은 “보수 유권자가 원하는 것은 자유한국당의 완전한 인적청산”이라며 “사즉생 할 방법은 한국당 113명 전원 다음 총선 불출마 선언 뿐”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하루 전인 20일 오후 10시 4분쯤 한 50대 남성이 국회의원들을 혼내주겠다며 흉기를 지닌 채 국회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국회 경비대원에 의해 저지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모씨는 “국회의원들이 돈을 너무 많이 쓰고 국정이 엉망”이라며 “의원들을 겁주기 위해 흉기를 들고 왔다”고 진술했다. 

 

ya9ball@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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