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해고승무원들이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승무원 전원 복직과 승무업무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서창완 기자) 2018.6.18/그린포스트코리아
KTX해고승무원들이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승무원 전원 복직과 승무업무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서창완 기자) 2018.6.18/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KTX해고승무원들이 18일 낮 12시 서울역 천막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해고승무원들은 지난달 24일부터 ‘해고승무원 전원 복직과 승무업무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26일째 서울역에서 천막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해고승무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KTX문제 해결을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과 오영식 KTX 사장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오미선 전 열차승무지부 지부장은 “10년 전에 입었던 유니폼에 그동안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면서 “살이 쪄 작아진 유니폼을 바느질하면서 아직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발표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3차 조사 결과는 ‘양승태 사법농단’이라 불리며 해고승무원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이던 당시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재판을 청와대와 거래를 위해 이용하려 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KTX해고승무원들이 서울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창완 기자) 2018.6.18/그린포스트코리아
KTX해고승무원이 손팻말을 들고 대법원 판결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서창완 기자) 2018.6.18/그린포스트코리아

이날 회견장에서 해고승무원들은 “KTX 승무원 문제, 청와대가 직접 해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전원 복직과 승무업무 직접 고용 등을 요구했다.

양한웅 KTX 승무원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지난 8일 서울 시청 앞에서 4대 종교 관계자와 오 사장이 만난 이야기를 전했다. 양 위원장은 “오 사장이 4대 종교인들에게 힘을 보태달라면서 두 가지 사안을 우리에게 먼저 약속했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이 밝힌 내용은 오 사장의 약속 내용은 △KTX해고승무원들을 빠른 시일 내 특별 경력직으로 채용 △KTX 승무업무가 생명안전업무라고 밝혀지면 직접고용 약속 등 두 가지다.

양 위원장은 “오 사장이 280명 중 첫 번째 복귀한 사람 빼고 남은 사람이 190명에서 210명 사이가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면서 “노사전문가협의회가 진단하고 있는데 직접 고용이 맞다고 판단되면 그 인원을 정말 고용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 위원장은 “어떤 요구나 조건도 없던 오 사장이 돌연 비정규직 철도노동자 문제를 풀고 전체 철도노조의 문제들을 다 해결하면 해고승무원들을 고용하겠다고 했다”면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핑계로 종교인과 한 약속을 어겼다”고 비판했다.

발언하고 있는 김승하 KTX열차승무지부 지부장. (서창완 기자) 2018.6.18/그린포스트코리아
발언하고 있는 김승하 KTX열차승무지부 지부장. (서창완 기자) 2018.6.18/그린포스트코리아

김승하 KTX열차승무지부 지부장은 “촛불정권으로 세상이 변했다고 하지만 우리는 느낄 수 없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제시하고 김현미 장관이 약속했던 문제 해결을 저희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라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저희가 12년 싸워오면서 1심 판결 나오면 수긍하겠다는 철도공사가 바로 항소하는 등 믿을 수 없는 일이 많았다”며 “대통령님께서 저희를 거리에 놔두지 말고 하루빨리 해결되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해고승무원들은 지난 2006년 3월 1일부터 코레일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시작했다. 코레일은 파업 두 달여 만인 그해 5월 19일 홍익회(퇴직자와 순직자 유가족을 돌보는 목적으로 만든 코레일 유관단체, 현 철도유통) 소속 KTX 승무원 350명 중 280명을 정리해고했다.

이후 해고승무원들은 2008년 11월 소송을 시작했다. 법원은 2010년 8월 1심과 1년 뒤인 2심에서 해고승무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이 있은 지 4년 만에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KTX해고승무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정복을 입고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청와대에 문재인 대통령 면담 요청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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