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3~40대 일자리에 '경제허리 휘청'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30대 일자리가 8개월째, 40대 일자리는 31개월째 역대 최장으로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15∼64세 생산가능인구 일자리마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2009년 이후 처음으로 3개월째 감소세로 전환했다. (YTN) /2018.06.17/그린포스트코리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30대 일자리가 8개월째, 40대 일자리는 31개월째 역대 최장으로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15∼64세 생산가능인구 일자리마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2009년 이후 처음으로 3개월째 감소세로 전환했다. (YTN) /2018.06.17/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소희 기자] #결혼 후 이직에 나섰던 정모(32)씨는 약 2년간의 구직활동 끝에 취업에 성공했다. 그가 이력서를 낸 업체만도 200여 군데. 이 중 서류전형에 통과해 면접 연락이 온 곳은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 정씨는 “대학 졸업하고 첫 사회에 입성할 때는 취업난이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이젠 이직은 엄두도 못 낼 것 같다”고 말했다.

#대기업 출신 이모(42)씨의 상황은 조금 더 암울하다. 업무의 특성상 ‘트렌디한’ 감각이 필요한데 젊은 세대들의 톡톡 튀는 감각을 좀처럼 따라가기 힘든 시기가 온 것이다. 회사 내부에서 입지가 좁아져 괴로운 마음에 퇴사를 감행했는데 현재 6개월째 구직 중이다. 이씨는 “기업으로선 연봉이 좀 더 낮은 젊은 친구들을 선호하는 것 같다”며 “경력 5년 이상이면 업계에선 ‘애물단지’라는 말이 나돌 정도”라고 한탄했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 아래로 추락하는 등 고용상황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30∼40대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경제허리’가 무너지고 있어 경제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 경제의 허리 연령대로 꼽히는 40대 취업자 수는 지난 5월 669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만8000명 감소했다.

지난 2015년 11월 처음 전년 같은 달보다 1만2000명 감소세로 전환한 40대 취업자 수는 이후 31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체로 10만명을 밑돌았던 감소폭은 올해 들어 지난 2월 10만7000명으로 확대된 뒤 월별 8만∼9만명씩을 기록하고 있다.

31개월간 감소행진은 1982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뒤 역대 최장이다. 1991년 1월부터 12개월 연속, 외환위기 이후 1998년 4월부터 10개월 연속,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 3월부터 6개월 연속 줄어든 게 그동안의 기록이었다.

30대 취업자 수도 지난 5월 561만6000명으로 3만1000명 줄어드는 등 2017년 10월 이후 8개월째 감소 행진을 벌이고 있다. 30대 취업자 수는 이에 앞서 2014년 8월부터 2017년 8월까지 36개월 연속 감소행진을 벌인 바 있다. 2017년 9월은 4000명 증가해 예외였다.

이뿐 아니라 최근에는 생산가능인구인 15∼64세 일자리마저 감소세로 돌아섰다. 생산가능인구 취업자 수는 지난 5월 2453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만명 감소했다.

지난 3월 3만3000명 감소세로 전환한 뒤 4월에도 3만4000명 줄어든 데 이어 3개월째 감소행진이 나타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일자리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2008년 12월부터 12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50∼60대 일자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50대 취업자 수는 5월 637만90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4만6000명 늘었고,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446만5000명으로 2만4000명 증가했다. 정규직 일자리보다는 아르바이트 형태의 비정규직 일자리가 많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50대 취업자 수는 2001년 3월 이후,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2010년 2월 이후 한 번도 감소세로 전환한 적이 없다.

 

ya9ball@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