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제공)
(해양수산부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홍민영 기자]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는 남극 빙붕(氷棚)이 붕괴돼 해수면을 상승시키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빙붕은 남극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200m~900m 두께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다. 대륙 위 빙하가 바다로 흘러가는 것을 막아 해수면 상승을 억제한다. 그동안 빙붕의 두께가 얇아지거나 붕괴되는 모습은 여러 차례 관측됐으나 붕괴가 어떻게 시작되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에 극지연구소와 국제공동연구팀은 해수부가 2014년부터 추진한 ‘장보고과학기지 주변 빙권 변화 진단, 원인 규명 및 예측 연구’의 일환으로 빙붕 붕괴과정 관련 연구를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연구팀은 빙붕 하부에 흐르는 물골(basal channel)의 영향으로 빙붕 두께가 얇아져 상부에 균열이 생기고, 이로 인해 붕괴되는 과정을 규명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따뜻해진 바닷물이 빙붕 하부에 유입되고, 이로 인해 녹은 물이 빙붕 바닥 얼음을 녹여 물골을 만든다. 이후 평형을 이루는 과정에서 물골 위를 지나는 빙붕 상부가 아래로 움푹 파이고 얇아진 빙붕에 균열이 생긴다. 이곳으로 유입된 물이 얼면서 균열이 커져 빙붕 끝부분이 떨어져 나가게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2016년 4월 붕괴한 남극장보고과학기지 인근 ‘난센(Nansen)’ 빙붕에 대한 관측 자료를 통해 이런 현상을 파악했다.

지구온난화로 대기가 따뜻해지면서 빙붕 붕괴 속도가 증가하면 해수면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학술지 미국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6월호에 게재됐다. 

해수부 등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해수면 상승 예측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연안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예측모델 개발에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hmy1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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