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만에 테이블에 마주 앉은 북미 정상

 
(출처=straits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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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박소희 기자] 한반도 역사에 평화의 물꼬가 터졌다. ‘늙다리 미치광이’ ‘병든 강아지’ 등 서로를 비난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역사적인 만남을 시작했다. 

1948년 분단 이후 ‘냉전관계’에 돌입했던 북한과 미국이 70년 만에 테이블에 마주앉아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하고 있어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동아시아에 새로운 ‘평화지형’이 형성될지 주목된다. 

단독정상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확대정상회담과 실무 오찬을 이어간 뒤 오후 성명이나 보도문 형태의 합의문을 발표한다. 대북체제보장과 비핵화에 대한 합의가 어느 정도 담길지 주목된다.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의 비핵화(CVID)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로 향하기 직전 기자들에게 김정은 위원장이 진지하게 회담에 임하는지 여부는 “1분 만에 알아낼 수 있다 1분만에 회담장을 뛰쳐나갈 수 있다”고 예고한바, 회담은 순고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준 높은 합의가 이뤄지면 공동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13분(한국시각 9시13분) 김정은 위원장은 8시30분(한국시각 9시30분) 각각 카펠라 호텔 회담장에 도착했다. 

오전 9시를 넘겨 회담장 입구에 모습을 드러낸 두 정상은 나란히 도열한 성조기와 인공기 앞에서 약 10초간 ‘세기의 악수’를 나눴다. 악명높은 ‘악수외교’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손을 꽉 잡고 흔들며 다른 손으로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두 정상은 회담장으로 나란히 입장했다. 

환담을 한 두 정상은 단독회담에 앞서 모두발언 시간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분이 정말 좋다. 아주 좋은 대화가 될 것이고, 엄청난 성공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정말 성공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광이다. 우리는 아주 훌륭한 관계를 맺을 것이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의 위원장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모두발언 후 두 정상은 배석자 없는 일대일 단독정상회담을 마친 후 바로 확대정상회담에 돌입했다. 

확대회담에는 양국 참모진이 배석했다. 

북한 측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격인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배석했다.  

확대정상회담을 마치면 12시 30분부터 업무오찬이 시작된다. 

업무오찬에는 북미 사전 실무협상을 주도한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참석한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북한측 참석 인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확대정상회담에 참석한 김영철 부위원장, 김여정 부부장, 최성희 부상 등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오후 4시(한국시각 오후 5시)에 예정돼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신의 트위터에 “양측 참모들과 대표단 사이의 회담은 순조롭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진짜 합의가 이뤄질지 곧 알게될 것”이라고 전해 협상이 잘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하루 세 차례 실무협상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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